
하이파이 애호가들의 숙명이라면, ‘조금만 더’라는 한계에 자꾸만 다가가려 한다는 것. 어렵게 시스템을 완성하고도, 저 ‘조금만 더’라는 생각에, 케이블에 손을 대고, 또 액세서리에 힘을 쏟아낸다. 그렇게 또 겨우 마음을 다잡고 평온이 찾아올 무렵, 다른 집에서 들어본 시스템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그리고 또 스피커, 앰프, 소스 기기까지 하나 둘 바꾸다보면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있다. 사실 어떤 취미든 마찬가지의 과정이겠지만, 오디오라는 것이 가격이 만만치 않고, 덩치마저 크기 때문에, 저 과정들이 재미있으면서도 또 힘들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개인이 만족하는 사운드의 완성, 물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밑그림을 아주 쉽게 도와주는 아이템, 바로 룸 튜닝 제품을 소개한다. 야마하의 조음 패널이다.
흔히 룸 튜닝하면, 아주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벽면을 흡음재나 반사판으로 도배하고, 기능적으로 여러 개의 설치, 그리고 위치 선정 또한 처음부터 제대로 잡아놓고 출발해야 한다. 더구나 과하면, 너무 탁한 사운드가 나와 버려서 실패할 확률도 높다. 여러 개의 설치로 가격적으로 부담되고, 또 튜닝재마다 그 기능 또한 천차만별이다. 반사, 흡음 등 신경 써야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대로 갖춘 오디오 전시장이나 시청실을 보면, 화려한 패널의 튜닝재들이 벽을 가득 수놓고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소리의 좌우 불균형이나, 직진성, 부밍, 불필요한 공명, 그리고 잔향까지 모두 룸 튜닝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시스템만큼, 제대로 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리의 이점이야 알겠지만, 역시 룸 튜닝이라는 선택은, 쉽사리 접근하기 힘들고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야마하에서 아주 쉽고 간단히 설치 가능한 고효율 조음 패널을 개발한 것이다.
사실 이들의 출발은 악기에 대한 최적의 사운드를 찾기 위함이었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개인이 연주할 때, 조음 패널 세팅으로 위에서 말한 모든 것들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연주실 같은 경우 좁은 방이 대부분이고, 흡음시킬 것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 효과는 실로 대단한 것. 실제 악기들과 이들의 패널을 함께 세팅한 모습을 여러 매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유저들의 피드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효과 또한 대단하여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이런 이점들은 오디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디오 자체를 하나의 악기로 생각하면, 아주 쉽게 이해될 것이다. 간단한 세팅으로 자연스러운 잔향과 눈부신 음장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설치해보면 그 소리 차이가 제법 크고, 극적이다. 설치 역시 아주 간편. 스탠드를 설치해도 되고, 브래킷을 이용한 벽면 설치도 가능하다. 특히 3cm 정도의 패널이고, 비교적 가벼운 편이기 때문에, 설치에 대한 부담이 한결 적다. 기존의 무겁고, 두꺼운 룸 튜닝 제품들을 생각하면, 정말 라이트한 접근인 것이다. 물론 그 효과는 가볍지 않게, 최선의 퀄러티를 보장하고 있다. 바로 이들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조음 패널은 공명을 적극 활용한다. 전면은 반사판으로 활용하고, 각 반사판마다 개구부를 뚫어놓아서, 내부를 공명시켜 흡음시키는 구조이다. 한 개의 관 한쪽 면 일부에 개구부를 만들고, 위 아래에 길고 짧은 공명관 2개를 만들면 주파수 2개로 공명하는 음향 공명관이 생기는데, 이것을 패널 형태로 연결하면 개구부 근처에 견고한 반사면이 구성된다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흡음과 반사를 동시에 구현한다는 것. 여기에 대한 것은 야마하의 오리지널 기술로 특허를 가지고 있는데, 아마 악기에서 얻은 노하우를 효과적으로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는 80Hz에서 4000Hz까지 제어.

디자인은 굉장히 유려하다. 색상은 3가지 버전으로 기본 MDF 버전의 화이트, 그리고 원목 버전의 내추럴과 다크 브라운이 있다. 기능상에는 특별한 차이가 없고, 원목이 추가되어, 미적인 요소가 더 추가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한동안 시청실에 세팅해놓으며, 음악을 들었는데, 이곳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조음 패널에 대해 물어온다. 첫째는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음으로는 시청실의 사운드가 대단히 좋아졌다는 것이다. 조금은 탁한 느낌이 계속 거슬렸는데, 이 조음 패널 설치로 울림이 아주 자연스러워졌다. 오래 들으면 피곤했던 사운드들이 많이 완화된 듯한 느낌. 즉, 음악을 한참을 듣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벽에 설치 없이, 간단히 스탠드와 조합하여 스피커 뒤편에 세팅해놓았는데도, 아주 좋은 결과들이 펼쳐진다. 조음 패널을 잠시 빼놓고 시청해보니, 대번에 거친 음악들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부족한 환경에서, 소리를 만들어갔던 것이다. 흡음시킬 것이 부족한 전용 오디오 시청실이라면, 엄청난 효과들을 가져올 수 있는 매력의 아이템이라 강조하고 싶다.
수입원 야마하뮤직코리아 (02)3467-3300
가격 49만8천원(화이트), 69만8천원(내추럴, 다크 브라운)
제어 주파수 80Hz-4000Hz
크기(WHD) 58.7×120×3cm(내추럴)
무게 5.7kg(내추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