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의 발전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오디오 부분도 예외가 아니어서 불과 몇 년 전에 소개되었던 신기술의 제품이 이제는 시장에 넘쳐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근거리 무선 통신망인 블루투스는 처음에는 전화기와 이어폰과의 무선 연결을 위하여 만들어진 제품이었지만,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이제는 고품위 오디오 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까닭에 요즈음 들어서는 블루투스를 이용한 오디오 기기의 출현이 빈번해졌다.
시스템 오디오는 1984년에 설립된 덴마크의 중견 오디오 기기 제조업체이다. 많은 오디오 기기를 만들어오던 회사답게 제품의 계열은 다양하다. 회사의 설립 초기부터 작은 크기의 스피커로 크기를 뛰어넘는 큰 음장 공간을 재생하여 준다고 하는 목표를 설정한 회사의 제품답게 동사의 제품군들은 날씬하고 아담한 사이즈의 제품들로 이루어졌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음악 감상용의 제품에서부터 홈시어터용 서라운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모든 제품들이 실내의 인테리어 소품처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전통적인 하이파이 오디오용 스피커 시스템을 제조해오던 동사에서 새롭게 확대되는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 불과 수년 전의 일이다. 근거리 무선 통신망을 이용하여 개인의 휴대 기기에 저장된 음원을 큰 크기의 음향으로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온 것이었지만, 정통의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를 생산하던 회사에서 만들어 내기에는 재생음의 품질이 기존의 오디오 기기에서의 사운드와 현격한 차이를 보여 왔던 것이기 때문에 블루투스를 이용한 오디오 기기의 제조는 소규모의 신진 업체에서만이 취급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CD 플레이어를 재생할 때와 마찬가지의 음질로 전송이 가능한 블루투스 4.0이 개발되면서부터 이러한 제약은 사라져 버렸다. 많은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 제조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채택한 제품의 개발에 관심을 돌리게 되었고, 그 결과로 이제는 기존의 오디오 시스템에 필적할 만큼 뛰어난 음질의 제품도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의 리뷰 제품인 시스템 오디오의 Saxo 1 액티브도 이러한 추세가 반영되어 있는 제품으로 블루투스 4.0을 채택하여 WAV, AAC, MP3 320kbps 등의 고품위 오디오 파일을 전송하여 재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40W의 출력을 가진 D클래스의 파워 앰프를 내장하였고, 이를 조정하는 리모컨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두 조의 광 입력과 한 조의 RCA 아날로그 입력 단자도 갖추고 있어 간단한 뮤직 스테이션 기능도 수행할 수가 있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신기술을 채택한 제품이다 보니 처음 이 제품을 대하였을 때에는 편리함을 앞세워 새롭게 오디오 시장에 뛰어든 컴퓨터 주변 기기를 제조하는 회사의 제품쯤으로 인식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처음 연주곡이 울려나오자마자 사라져 버렸다. 전혀 생각지도 못하던 높은 수준의 음향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 이거 제법인데’ 하던 생각이 음악을 듣는 동안 점점 ‘이건 보통의 물건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으로 변하였다가 회사의 프로필을 보고난 후에야 그러면 그렇지 전통의 하이파이 제조업체의 기술과 음악성이 반영된 제품인 것을 알게 된 것이었다.

시청을 위한 연결은 지극히 간단하다. 늘 가지고 다니던 아이패드의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검색 기기 목록에 SA Saxo 1이 뜬다. 여기서 이것을 선택하기만 하면 나의 아이패드는 이 시스템과 연결이 되어 모든 음향이 스피커를 통하여 나오기 시작한다. 처음의 연주곡은 헨델의 리코더 소나타 1번. 쳄발로와 첼로의 반주 위에 솜사탕처럼 살포시 떠오르는 리코더의 음이 실내의 공기를 울리며 펼쳐지는 꿈결에서 듣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로 연출된다. 적은 수의 악기로 연주되는 곡이기 때문에 재생 기기의 품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연주 공간을 울리면서 퍼져 나오는 간접음의 음향이 직접 울려 나오는 악기의 음과 간섭이 되어 지저분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하는 곡인데, 정말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수준의 맑고 투명한 사운드가 펼쳐지는 것이었다. 뒤이어 주디스 오웬의 ‘Conway Bay’를 연주한다. 가수의 목소리가 축축한 습기를 가지고서 내뱉는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리얼하게 표현되고 있다. 적은 크기의 액티브 스피커 시스템에서 부족한 저음역을 보강하기 위하여 부스트시켜 놓은 듯한 부자연스러운 저음역의 과도한 음은 감지되지 않는다. 무리 없이 저음역까지의 재생을 만들어내고 있어 재생 음악의 장르에 관계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음의 재생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그네스 발차가 노래하는 ‘Cruda Sorte’는 오케스트라와의 균형과 연주 공간의 잔향이 그대로 표현되고 있어 라이브 공연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만큼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었다. 포고렐리치가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의 음도 작은 크기의 스피커 시스템에서 연출되는 연주의 제약이 감지되지 않는다. 스피커 주변의 공간을 음악으로 채우면서 듣는 위치에까지 음악을 밀어내어주고 있는 에너지감도 상당하다.
편리한 기능을 앞세운 가벼운 제품으로 인식하였다가 재생음을 들어보고 나서야 제품이 가진 진가를 알아보게 되는 경우이었다. 이렇게 편리한 기능의 제품이 음질까지도 갖추게 된다면 전통적인 개념의 오디오 기기를 만드는 업체로서는 심각하게 앞날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이 제품의 사운드는 충격적이다.
수입원 소리샵 (02)3272-8791
가격 79만원 실효 출력 40W 클래스D 블루투스 블루투스 4.0, apt-X 디지털 입력 Optical×2
아날로그 입력 3.5mm 스테레오, RCA×1 재생주파수대역 60Hz-25kHz(±3dB)
임피던스 4-8Ω 파워 핸들링 120W 크기(WHD) 13×26×2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