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재즈곡으로 딕 하이먼의 <From The Age of Swing> 앨범에 수록된 ‘You're Driving Me Crazy’를 들어보았다. 패스 스피커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어 들였는데, 무대가 멀고 깊이가 느껴지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재즈 무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베이스의 절제력이 돋보이는 저역과 함께 피아노와 드럼, 알토 색소폰의 조화와 주고받는 악기들의 대화는 스윙 재즈 리듬을 잘 타고 있다.
앰프 전문 브랜드로 명성이 높은 패스는 1991년에 엔지니어 넬슨 패스에 의해 설립된 하이엔드 전문 앰프 브랜드다. 제품군이 많지는 않지만, 스피커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리뷰의 SR-2는 개인적으로도 정말 오랜만에 경험하는 패스의 스피커여서 약간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역시 반가운 제품이 아닐 수 없다. 누구든 패스의 스피커라고 하면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되었던 플래그십 스피커 러시모어를 기억할 것이다. 초저역용 15인치 대구경 우퍼와 저역용의 10인치 우퍼, 6인치 미드레인지와 리본 트위터까지 포함된 대형기로 패스 스피커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려준 모델이었다. 그 이후 그렇게 주목할 만한 제품은 기억나지 않지만, 패스 앰프의 우수성을 알리고, 성능을 극대화시켜 줄 수 있는 뛰어난 해상력과 깊이 있는 저역 재생이 가능한 완성도 높은 전용 스피커에 대한 기대감은 항상 있었을 것이다. 이런 기대감을 만족시켜주는 모델이 바로 SR 시리즈이데, 국내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지만, 해외 오디오 쇼에서 SR 시리즈와 앰프를 매칭하여 시연을 하고 있다.
현재 SR 시리즈로서는 SR-1과 SR-2 두 종의 스피커를 보유하고 있다. SR 시리즈의 이름은 ‘Son of Rushmore’의 약자로, 이들이 2003년에서 2008년까지 생산하여 성공을 거두었던 러시모어 스피커의 아들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철저히 오디오파일을 위한 스피커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적인 성향보다는 사운드의 질감과 패스 파워 앰프의 성능을 최적으로 표현해 내기 위한 자연스러운 고역 재생과 중역의 밀도가 중시된 스피커이다. SR-1은 이미 2008년에 개발된 모델로 4웨이 방식의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부가 분리된 타입이었고, SR-2은 일체형 플로어스탠딩 타입으로 3웨이 3스피커로 구성되어 있다.

SR-2의 외관 스타일은 아래로 갈수록 통이 넓은 형상으로 만들어져 있다. 언뜻 보아도 아메리카적인 향기가 가득하고, 무게감이 느껴지고, 화려함은 배제된 패스 앰프와 같이 에너지감 넘치는 건강미가 풍겨진다. MDF로 처리된 인클로저 전면은 블랙 마감이고, 측면은 체리로 마감되어 있다.
SR 시리즈에는 인지도가 높은 시어스 사의 유닛을 채용하고 있다. 고역을 담당하는 트위터의 경우 1.1인치 소프트 돔 타입으로 헥사딤(Hexadym) 자기 시스템이 적용되어 순도 높은 고역 재생이 가능하다. 그리고 7인치 미드레인지와 10인치 우퍼의 경우 시어스 사의 엑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프리미엄 급으로 넥스텔(Nextel) 코팅의 콘지를 채용한 드라이버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종이와 섬유가 결합된 복합 재료로 사운드의 투명도가 좋고, 자연스러운 음색 표현이 장점이다. 특히 10인치 우퍼의 경우는 진동판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롱 익스커션(Long Excursion) 타입이 적용되어 있으며, 보이스 코일과 분리된 구조에 크롬 황동 페이즈 플러그를 적용하여 유닛의 유동이 더욱 쉬운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네트워크부에 사용된 부품은 킴버와 솔렌 사의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와 밀스 저항, 그리고 앰프의 스피커 터미널부에 사용되는 케이블을 적용하는 등 제품에 적용된 대부분의 부품들은 고급 부품들로 선별한 것이다. 3웨이 방식의 SR-2의 크로스오버는 저역은 125Hz, 고역은 3.2kHz로 미드레인지의 포지션이 큰 편이며, 실제 사운드의 경우도 중역의 안정적인 사운드를 중시한 재생으로, 35Hz-20kHz까지의 가청주파수 중심의 안정적인 대역 재생을 유도하고 있다. 음압은 86dB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실제 앰프와 매칭에서 구동이 쉬운 편이다. 제품 후면에는 세팅 환경에 따라 우퍼와 트위터의 레벨을 직접 조정 가능하도록 3스텝의 톤 컨트롤 어테뉴에이터가 장착되어 리스닝의 최적화를 유도하고 있다.

보컬 곡으로 안네 소피 폰 오터의 목소리로 그리그 리트 중 ‘슬픈 나날’을 들어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호소력이 어떤 것인지 잘 들려주고, 안정적인 보컬 사운드가 돋보이게 했다. 그녀의 소름 돋는 고역의 목소리에 깊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대편성으로 파보 예르비 지휘(도이치 컴머필의 연주)로 베토벤 교향곡 5번 3악장을 들어 보았다. 대편성의 밸런스가 기대 이상이었고, 공간 재생 능력이 탁월하고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대편성의 임팩트와 도이치 컴머필의 절도 있는 연주 특성을 정확히 반영해 주고 있다. 또한 깊이 있는 울림과 무대의 표현력은 패스의 앰프에서 느껴지는 스타일을 닮아 있어, 위력적이며 음의 표현력이 정확하고 앰프의 장단점을 잘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스윙 재즈곡으로 딕 하이먼의 <From The Age of Swing> 앨범에 수록된 ‘You're Driving Me Crazy’를 들어보았다. 패스 스피커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어 들렸는데, 무대가 멀고 깊이가 느껴지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재즈 무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베이스의 절제력이 돋보이는 저역과 함께 피아노와 드럼, 알토 색소폰의 조화와 주고받는 악기들의 대화는 스윙 재즈 리듬을 잘 타고 있다. 음악적인 쾌감이 잘 표현되었다. 드럼의 심벌과 알토 색소폰은 오히려 부드럽게 표현되었고, 자연스러운 연주를 만끽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사운드 질감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재생 능력이 돋보이는 스피커로, 실제 사운드를 들어보면 앰프와의 매칭이 어렵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고역은 해상력이 돋보이지만, 이에 반해 강렬함이나 자극이 없는 존재감이었으며, 단단한 캐비닛을 통한 통제력이 있는 저음도 큰 불만이 없다. 앰프 전문 브랜드인 패스의 튜닝이 돋보이는 스피커인 만큼 자사 앰프와의 매칭이 더욱 기대되는 스피커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98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35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25Hz, 3200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6dB/W/m
크기(WHD) 41.9×109.2×60.9cm 무게 74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