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입력을 담아낸 신작 헤드폰 앰프


V90 시리즈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부분 고효율로 압축된 고성능 미니 기기이다. 전작이 마치 프로용 기기처럼 투박했다면, 이번 시리즈에 와서는 한층 더 심플해졌고, 직관적으로 변했다. V90 라인업은 5가지의 제품으로, DAC, 인티앰프, 블루투스 리시버, 포노 앰프,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헤드폰 앰프의 구성이다. 모두 같은 디자인 콘셉트이며, 아주 작은 크기의 심플하고 깨끗한 매력을 선사한다.
V90-HPA는 헤드폰 앰프이지만, USB 입력을 지원하여 본격 PC 파이로서도 활용할 수 있다. USB 입력은 24비트/96kHz 사양으로 일반적인 구성이지만, 실질적으로 구동하는 대부분의 소스가 그 이하인 것을 염두에 둔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사양이다. 더구나 24비트/192kHz나 DSD 재생을 포함했다면, 그에 따라 가격은 훨씬 더 상승했을 것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어찌되었든 헤드폰 앰프로 USB 입력까지 포함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효율이 될 것이다. 참고로 V90-DAC 역시 USB 입력은 24비트/96kHz의 사양이다.
헤드폰 앰프의 출력은 0.25W(32Ω)으로, 상위 모델 M1 HPAP의 1.1W(32Ω) 출력과는 차이가 있다. 전면에 3.5mm와 6.3mm의 헤드폰 단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어댑터를 끼워가며 맞출 필요는 없어 보인다. 토글 스위치로 입력을 RCA와 USB로 설정할 수 있고, 후면에는 RCA 출력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여러 가격대의 헤드폰들과 연결하여 음악을 들어본다. 뮤지컬 피델리티의 디자인은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역시 사운드에서의 아날로그적 감성은 묘하게 피어난다. 음악적 질감이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헤드폰 앰프들과 분명 차이가 있다. 차갑게 느껴지던 음색들이 입김을 불어낸 듯 수증기를 머금고 피어난다. 확실히 뮤지컬 피델리티의 제품들은 음악 듣는 재미가 있다. 이것이 그들만의 개성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또 그 때문에 그들의 제품을 찾게 만든다. 사실 이제 워낙 저 임피던스의 헤드폰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헤드폰 앰프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USB 입력을 포함하고, 또 월등한 음악적 재미를 선사한다면, 헤드폰 앰프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될 것이다. 고가의 헤드폰이 무엇인가 아쉽다고 느껴진다면, 헤드폰 앰프가 그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고역의 차가움이나, 저역의 텁텁함 등을 헤드폰 앰프가 아주 손쉽게 바로 잡아준다. 무대의 깊이도 한층 더 살아나고, 조금은 묻혀 버렸던 해상력까지 최선으로 보강해내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뮤지컬 피델리티의 신작 헤드폰 앰프 역시 그런 요소들을 최선으로 품어내고 있다. CD 플레이어 이외에 USB 입력으로 고음질 음원을 들을 때에도, 이 역시 따뜻한 매력들을 품고 있고, 아날로그적 감성까지 묘하게 숨겨져 있다. 한참을 음악 듣는 데 소비하게 하는 마력의 제품, 그것이 바로 뮤지컬 피델리티이다.

수입원 다빈월드 (02)780-3116
가격 45만원 실효 출력 0.25W(32Ω) USB 입력 24비트/96kHz 주파수 응답 20Hz-80kHz(+0, -1dB)
출력 임피던스 50Ω THD 0.005% 이하 크기(WHD) 17×4.7×11.7cm 무게 1.1kg
저작권자 © 월간 오디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