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이고 치명적인 빨간 구두와 같은 매력


달리의 제품 개발사를 잠깐 말하면, 1996년에 획기적인 제품 메가라인을 개발했는데, 출시 이후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스피커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메가라인 3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높이가 2.31m에 이르는 초대형기이다. 6개의 리본과 24개의 6.5인치 미드·우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계 지역의 반향이나 정재파를 완벽히 제거함으로써 실연을 방불케 하는 명기로 알려져 있다. 달리의 스피커들은 이런 플래그십인 메가라인 모델의 기술력을 계승해 현재 유포니아, 헬리콘 MK2, 멘토, 아이콘, 렉터 등의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필자가 시청한 파존 F5 스피커는 파존 시리즈에 속하는 플로어 스탠딩형 스피커이다. 파존 시리즈는 특히 혁신적인 디자인과 소리를 특징으로 한다. 파존 F5 스피커는 아름다운 곡선형 디자인과 알루미늄 소재의 견고한 캐비닛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렇게 파격적인 소재를 쓴 이유는 하이파이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다양한 이들이 함께 AV를 즐기는 환경을 특별히 고려했기 때문이다. 파존 F5 스피커에 채용된 1.1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과 2개의 5인치 미드·우퍼는 멘토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들어 있다. 주파수 대역은 49Hz-23kHz이다.달리의 파존 F5 스피커에 대한 이런 사전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시청했다. 먼저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좌우가 넓은 무대를 연출한다. 투명한 음색과는 약간 다른, 번지는 듯한 피아노의 음색이 따뜻하게 들린다. 러시아의 젊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rato)를 들었다. 현악기들의 음색 역시 편안하고 따뜻하게 들린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선 조수미의 목소리를 편안하게 들려준다.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처음부터 관현악이 좌우로 넓은 무대를 연출한다. 솔로 가수의 목소리는 제법 우렁차다. 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들어보니, 달리의 파존 F5 스피커는 아담한 크기와 달리 전체적으로 따뜻하면서도 넓은 음향 무대를 선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새빨간 색깔의 다이캐스트 알루미늄으로 빚어낸 캐비닛의 곡선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좀더 하이엔드 성향의 정밀하고 맑고 투명한 소리를 추구했다면 좋았을 테지만, 이 스피커는 그런 소리를 들려주기보다는 편안하고 따뜻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을 참조하길 바란다. AV용으로 인테리어까지 고려해 다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스피커이다. 그만큼 파존 F5 스피커는 외모가 돋보이는 스피커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53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2.7cm, 트위터 2.8cm 소프트 돔
재생주파수대역 49Hz-23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800Hz, 3000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7.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40-180W 크기(WHD) 28.1×91.9×32.3cm 무게 13.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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