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rasone Edition 8 Romeo·Ju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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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sone Edition 8 Romeo·Julia
  • 이현준
  • 승인 2012.12.01 00:00
  • 2012년 12월호 (48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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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스페셜 에디션으로서의 가치
 헤드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임피던스다. 아이폰의 32Ω임피던스는 대부분의 하이엔드 헤드폰의 구동을 어렵게 만든다.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가의 헤드폰은 아웃도어용으로는 거의 쓰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시장을 교묘히 파고든 것이 바로 울트라손이다. 울트라손은 에디션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임피던스를 30, 32Ω수준에 맞추었고, 제품을 보는 누구라도 한 번에 가지고 싶도록 외관을 팔라듐 소재부터 이어패드와 헤어밴드부에 양가죽으로 감싸는 등 호화스럽게 꾸며 헤드파일러를 가득 자극시켰다. 하지만 20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을 과연 누가 구입할까 싶었지만,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 큰 히트를 기록했으며 이제 닥터 드레 따위는 시시한 학생들에게 울트라손 에디션 8은 가장 가지고 싶은 아웃도어 헤드폰으로 꼽힌다. 나는 오픈형 제품인 에디션 10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해 만든 섀시에, 루테늄으로 만든 인클로저, 서아프리카 해안에서 자라난 제브라노 원목을 마치 공예품처럼 잘라 붙이고, 여기에 이어패드와 헤어밴드에는 브라운 컬러의 에티오피아산 양가죽을 쓴 만듦새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리고 제브라노 원목을 수작업으로 완성시킨 전용 스탠드와 케이스를 제공하는 디테일에는 기절할 지경. 누구라도 거리에서 에디션 10으로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면, 거리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멋진 외관과 만듦새 때문에 내한한 블랙 아이드 피스가 이 모델이 전시된 것을 보자마자 구입해 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소비자의 니즈를 읽는 스마트함이 울트라손의 성장 동력인 셈이다. 동사는 1991년 창립되어 온 독일의 헤드폰 전문 메이커로, 현재 젠하이저, 베이어 다이내믹과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3대 헤드폰 메이커로 꼽힌다. 하지만, 울트라손의 시작은 다른 헤드폰 제조사와 다른 점이 흥미로운데, 시작기처럼 내놓은 첫 제품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레코딩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면서 단 한 모델로만 10년 가까이 롱런해 왔다는 것. 실제 에디션 시리즈 외 다른 제품들은 여전히 프로페셔널 마켓에서 선호할 법한 고전적인 디자인을 채택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후 전문 경영진을 영입하면서 내놓은 에디션 시리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 마이크를 제조하다 인이어 시스템이 필요해 헤드폰을 만들어 왔던 전통적인 헤드폰 기업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걸어왔던 셈이다. 울트라손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S-Logic'이다. 일반적인 헤드폰과 달리 동사의 제품은 드라이버의 지향각이 살짝 앞으로 토인되어 있어 소리를 다이렉트로 고막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반사를 거쳐 소리가 만들어져 좌우로 더 넓어진 공간감을 만들어 내게 된다. 여기에는 어떤 DSP나 타임딜레이와 같은 외부 장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두고 동사는 'Natural Surround Sound'라 강조한다. 그리고 소리가 고막으로 바로 향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볼륨으로 들어도 타 제품에 비해 40%의 음압 감소 효과를 가져와 오래 들어도 귀가 쉽게 피곤해 지지 않아 오래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ULE(Ultra Low Emission) 테크놀로지는 헤드폰에 발생하는 전자파를 98%를 감소시켜 청취자의 건강을 보호한다. 울트라손을 상징하는 이 기술들은 울트라손 전 모델에 채택되어 있으며, 이는 울트라손의 팬들이 울트라손을 떠나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에디션 시리즈 출시 이후 신제품 출시가 잠시 뜸했던 동사가 올 하반기에만 5종의 신제품을 쏟아 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동사 최초의 이어폰인 IQ, Tio다. 최근 유행하는 BA(Balanced Armature) 유닛을 장착하고 나선 제품으로, 이 제품 또한 울트라손답게 100만원을 가볍게 호가하는 가격표를 달고 나타났다. 울트라손의 이어폰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동사의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동사는 이 라인업을 통해 이어폰 시장에서도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계획이다. 이외에 눈길을 끄는 제품은 앞서 언급한 히트작 에디션 8의 새로운 바리에이션 모델이다. 로미오와 줄리아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이 제품들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각각 남자와 여성을 위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이 신 버전의 공통적인 특징은 케이블이 분리형으로 바뀌었으며, 이들은 모두 마이크 내장 타입이다. 이와 호환되지 않는 안드로이드 제품은 무료 리모트 앱을 통해 조작을 해결할 수 있다. 로미오는 과거 에디션 8의 번쩍거리는 실버 컬러가 부담스러웠던 이에게 제격인 제품이다. 소재는 동일하지만 헤드의 알루미늄과 인클로저의 알루미늄과 팔라듐 모두에 은은한 블랙 코팅을 더했으며, 에티오피아산 양가죽 또한 블랙 컬러를 채택하고 있다. 만듦새에 느껴지는 감동이 전작들보다 한결 높아졌다. 줄리아는 여성팬을 위한 제품으로 좀더 화려해진 인상인데, 인클로저는 루테늄 코팅을 입힌 다음, 여성 장신구에 쓰이는 합금 소재에 커브 음각을 더했다. 그리고 헤드레스트와 이어패드의 양가죽은 핑크 컬러를 채택하고 있다. 중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던 에디션 8의 그것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지만, 실제 여성들이 착용한 모습을 보니 썩 괜찮은 편. 로미오와 줄리아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에디션 8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아이폰에 직결하여 들을 수 있는 헤드폰 가운데 톱 클래스임은 분명하다. 특별히 어느 부분을 강조하거나 왜곡해 들려주는 사운드라기보다 내추럴하면서도 나긋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스타일이다. 어느 장르에도 두루 어울릴 수 있는 올라운드 성향의 제품이라 이야기할 수 있으며, S-Logic Plus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독특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도 싶지만 동사가 자랑하는 것처럼 공간감, 그리고 오래 들어도 부담 없는 사운드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울트라손 에디션 8 로미오와 줄리아는 슈퍼 카의 스페셜 에디션과 같은 품격을 지닌 제품이라 이야기할 수 있으며, 뛰어난 상품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운드의 변화 없이 가격만 올라갔다는 점에서 많은 애호가들을 고민에 빠트리게 할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250만원  임피던스 30Ω주파수 응답 6Hz-42kHz  음압 96dB무게 260g(케이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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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12월호 -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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