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생동감 있게, 그리고 미려한 음으로


이들이 출시하고 있는 여러 가지의 제품 중에 프리앰프는 두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이번의 시청 모델인 토토로는 동사를 대표할 만한 제품으로,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출시된 이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토토로는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언어로 뉴질랜드 북섬의 중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이름이다. 인구가 수백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의 이름을 제품명으로 한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동사의 대표 격인 제품의 이름으로는 너무나도 소박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플리니우스의 간판격인 이 제품의 시청을 위하여 동원된 시스템은 CD 플레이어에 그리폰의 미카도 시그니처, 파워 앰프에 그리폰의 메피스토, 스피커에 달리의 에피콘 6가 사용되었다. 시청실을 채운 첫 곡은 캐롤 키드의 'When I Dream'. 스피커와 시청하는 귀의 위치에 이르는 공간이 생동감 있는 음성으로 가득 차온다. 호흡의 리얼리티가 매우 뛰어나다. 스피커의 존재는 사라지고 실내에는 악기와 가수만이 남아 있는 듯한 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악기의 음이 미려하다거나 옥구슬이 흘러 가는듯한 매끄러움이 묻어나는 것이 아니라, 거친 숨소리가 섞여 나오는 듯한 생동감이 있다. 뒤이어 연주한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곡에서의 생동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달리의 스피커 시스템을 울리기 위하여 동원된 시스템으로는 조금 과한 듯한 느낌도 들지만, 실내를 가득 채우는 음의 향연을 접해본 바로는 충분히 납득이 갈 만한 소리였고, 음악을 더 적극적으로 재생하여 감동을 얻으려고 한다면 이 정도의 투자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시스템이라고 웅변하듯이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기의 연결은 모두 밸런스 케이블로 하였고, 스피커 선은 양쪽으로 말굽형 단자와 바나나 단자를 구비한 것으로 사용했다. 앰프의 게인은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볼륨 레벨을 9시 방향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힘들 정도이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리뷰를 한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 버리고 만다. 많은 음악을 들어본 후에 얻은 느낌은 이 시스템으로 울려주는 재즈의 음악이 매우 풍요롭고 감동적 이었다는 것이다. 재즈곡의 연주 중 가장 감명 깊었던 곡은 'Could It Be Magic'. 시청을 시작한 뒤 한참이 지나기도 하였지만 앰프가 데워지고, 실내의 공기가 차분해지면서 음의 가닥이 더욱 섬세하면서 다이내믹해졌음을 알 수가 있었다. 한참을 재즈곡을 듣고 난 후에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중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을 들어본다. 앰프가 차가웠을 때 들었던 음에서 배경의 암 소음이 사라지고 더욱 적막해진 실내를 채우는 음의 박력이 더해지고 있었다. 무대의 뒤쪽에서 단원들을 헤치고 나오는 금관 악기들의 강렬한 사운드의 감흥은 쉽게 들어볼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연주자들의 긴장함과 이에 묻어 나오는 거친 호흡의 느낌까지도 감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스피커를 구동하는 것은 그리폰의 메피스토이지만, 이 앰프의 출력단에 있는 40개의 고 전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A급 증폭의 175W의 출력을 제어하고 있는 것은, 플리니우스의 토토로인 것이다. 음악을 생동감 있게 미려한 음의 착색이 없이 즐기고자 한다면 플리니우스의 토토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가격 1,200만원(포노 옵션 별도)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디스토션 0.05% 이하 험&노이즈 -80dB 입력 감도 125mV(RCA), 62mV(XLR) 크기(WHD) 44.5×16×47.5cm 무게 1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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