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ga Coax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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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ga Coax 70.2
  • 김남
  • 승인 2012.09.01 00:00
  • 2012년 9월호 (4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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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산뜻한 바람이 귀를 씻어내다
 동축형의 본류답게 전혀 흩어지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뻗어 올라가는 현의 촉감에 감탄할 뿐이다. 본래 진하고 맑고 투명하다는 것이 외지에서의 평가이지만 그 의미가 깊게 되새겨진다. 마치 번득이는 펜싱 검이 가슴에 밀고 들어오는 듯한 감촉을 여러 차례 받는다. 이런 스피커를 들으면 갑자기 오디오에 대한 투지가 솟아오른다. 마치 전선이 합선이 되어 파밧! 스파크가 튀는 것처럼 말이다.왜 이처럼 오디오가 자꾸 진화되고 개량되는 것일까? 오디오가 있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것일까? 음악이 있기 때문에 오디오를 좋아하는 것일까? 필자는 전자가 옳다고 생각한다. 음악 그 자체만을 생각한다면 사실 오디오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물론 최고의 음악이 최고의 오디오에서 나오는 것만은 아니지만 최고의 오디오는 음악 이전에 우리의 감성에서 음악을 창출해 내는 원천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오디오에 대한 욕구를 절제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꽤 많지만, 그 사람은 음악 마니아일 뿐이다. 오디오라는 별개의 세계를 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음악 마니아보다는 오디오 마니아들이 훨씬 더 좋다. 오디오 마니아들은 음악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듣기도 하지만 음악 마니아들은 결코 오디오 마니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반쪽의 음악밖에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디오를 모르는 음악 애호가가 있다면 그 사람은 결코 음악의 진면모를 모르는 사람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 복잡한 여러 가지의 내심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것도 이런 훌륭한 스피커를 듣고 난 직후의 일이다. 피에가는 스위스에 자리 잡고 있는, 특이한 리본 트위터를 위주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 메이커지만, 그런 리본 트위터를 이렇게 효과적으로, 그리고 진솔하게 사용하는 제품을 내놓음으로 시들어 가려는 오디오 열망에도 적잖은 불길을 지필 것으로 예상이 된다.


 피에가의 리본 트위터는 오늘날 리본 유닛 세계에서 첫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태어난 지도 벌써 25년이 넘었다. 1986년에 첫 제품이 만들어지고, 5년 후부터 자사제의 2웨이 시스템에 이 트위터를 적용시켰다. 그리고 1997년부터는 오늘날 피에가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알루미늄 인클로저가 만들어졌다. 통 판 알루미늄을 가공해 만든 인클로저를 사용한 것은 아마도 피에가가 최초의 메이커일지도 모른다.피에가의 리본 트위터들은 단순한 리본 트위터가 아니다. 동축 트위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트위터라고 하면 15kHz 부근에서 고역을 커버하지만 피에가의 동축 리본 트위터 제품들은 중역대인 500Hz 언저리까지 내려간다. 사실 이 트위터에서 대부분의 음 대역이 소화되고 있는 것이다. 타사의 리본 트위터들과 큰 차이는 바로 이런 점에서 나타나는 것이며, 그래서 피에가의 리본 트위터들은 동축형 시스템이라 불린다.필자는 오래 동축 시스템의 스피커에 길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3웨이 정도 되면 미묘하게 중·고역에서 음이 합성되는 것을 가끔씩 느끼기도 한다. 2개나 3개의 음이 단단한 본드의 힘으로 잘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뻗어 올라갈 때 예민한 앰프로 들으면 분명히 갈라짐이 감지되는 것이다.피에가의 리본 트위터는 저가품의 간소한 시스템이 있기도 하지만, 본격 시스템으로는 C1과 C2가 있다. 전면에서 보면 C1이 가로 넓이가 더 길다. 저역도 100Hz 정도 더 내려간다. 그러나 소리의 본질은 대동소이하다. 본 기는 C2 트위터를 채용했다.


 피에가는 근래 시리즈를 단순화하고 가격대도 다소 낮추어 애호가들의 폭을 넓히고 있는 듯하다. 초고가의 마스터 원이라는 대형기가 있기도 하지만, 그 외의 하이엔드는 Coax 90.2와 70.2로 통일시키려는 듯 보인다. 가격이 다소 낮아졌지만 변화는 오히려 더 긍정적. 인클로저의 강도가 더 세졌다. 용적률도 소폭 증가.금년 봄에 Coax 90.2를 들었을 때보다 이번 시청이 훨씬 더 충격적이다. 원인을 찾아보니 그 때는 파워가 과잉인 상태였다. 이번에는 A급으로 출력이 30W 정도인 유니슨 리서치의 인티앰프 제품이다. 25W에서 250W까지가 앰프 허용 출력이지만 아마 100W가 넘어가는 앰프는 별로 필요 없을 듯하다.


 동축형의 본류답게 전혀 흩어지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뻗어 올라가는 현의 촉감에 감탄할 뿐이다. 본래 진하고 맑고 투명하다는 것이 외지에서의 평가이지만 그 의미가 깊게 되새겨진다. 마치 번득이는 펜싱 검이 가슴에 밀고 들어오는 듯한 감촉을 여러 차례 받는다.상급 모델보다도 우리네 평균적 거치 공간을 고려할 때 이 시청기가 피에가 사운드의 그 정점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써보고 싶다는 강한 유혹을 속삭이는 제품을 만났다. 



 수입원 샘에너지 (02)3271-7502가격 1,90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2) 18cm MOM 베이스, 트위터 C2 리본 트위터
재생주파수대역 26Hz-5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2dB/W/m  권장 앰프 출력 20-250W
크기(WHD) 26×102×33cm  무게 4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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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9월호 -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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