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그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진솔한 제품


독일제 제품의 분위기와 다른 유럽의 일반 제품과의 분위기는 뭔가 좀 다르다. 미국도 있고 일본, 영국도 있는데 왜 독일 자동차가 세계 시장에서 가장 우수한가? 근래에 독일의 BMW 사장이 한국의 차를 얘기하면서 매우 잘 만들었다, 그러나 자기들과는 10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기사를 읽고 매우 놀랐다. 그것이 현실일 것이다.카 오디오 전문가가 주변에 한 사람 있는 덕분에 마그나트의 광고 스티커를 진력나게 봐 왔다. 집안에 장식용으로 유닛 한 세트도 한참 동안 가지고 있었다. 그 친지는 클래식 스피커에는 관심이 없고 카 오디오 쪽만 관심이 많아서 제품을 팔고 사기도 하고, 때로는 적당한 인클로저에 넣어서 듣기도 하는데, 내 시스템을 들어 보면서 싸구려 카 오디오보다 더 나을 것도 없다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그게 그거예요'라고 해 버리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지금은 대체 왜 그것이 그렇게 좋단 말인가? 라고 꼬치꼬치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사실 카 오디오 제품보다 무엇이 더 좋단 말인가? 이 시청기는 그런 짓궂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외관부터 상당히 잘 만들었다. 피아노 래커도 수준급이고,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져서 1000만원대의 제품인가 라고 묻기도 했다. 물론 1차 시청을 해 보고 난 상태에서 말이다. 그만큼 이 제작사는 가격 그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스피커 브랜드라고 확신할 수 있겠다. 오래전 근무했던 한 지방의 신문사에서 연재소설에 싸구려 삽화만 그리던 분이 있었다. 쓰고 버리는 삽화만 부지런히 그리기 때문에 그가 때로는 수채화 같은 것을 그려도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싸구려라는 생각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크게 애착을 가지는 것 같지 않아서 한두 점 얻으려면 말만 하면 되는 처지였지만 별로 내키지 않았다. 허접 동양화 같은 것을 얻어서 걸었다가 내버린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분은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수채화가의 한 사람이다. 공짜로 그림을 얻는다는 것은 턱도 없는 그런 분이 되고 말았다. 그때 그림도 볼 줄 모르는(?) 친구 하나는 한 점 얻어 가졌는데 지금은 추억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본 시청기는 결국 그런 기억으로 이어진다. 여러 가지의 곡으로 충분히 테스트를 해 보고 난 뒤의 결론이다. 감도가 매우 높아서(92dB) 앰프 선정도 자유롭다. 소출력으로도 충분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장점이다. 200W로도 모자라서 300-400W, 심지어 1000W 급으로 물릴 때 소리가 제대로 나는 스피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스피커를 보면 겁이 난다. 연비가 1L에 5km도 안 되는 승용차를 볼 때의 기분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A급의 어떤 제품은 전기세가 한 시간에 5천원쯤 나가는 경우(누진세를 감안해서)도 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서너 시간 듣고 전기세만 2만원 이상이라면, 그걸 안다면 마음에 음악이 들어오기 쉽지가 않을 것이다.시청했던 각 곡목별로 메모를 해 놓은 것이 있는데 신기하다. 가격을 알고 나서도 이런 마음이 들었을까 라는 자문이 드는 구절로 이런 것도 있다. '세자리아 에보라가 부르는 베사메무쵸는 가수 본인이 들었어도 브라보 라고 했을 것이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의 첫 소절이 주는 해맑음과 매끈한 입체감도 감탄스럽다.'이런 정도의 제품을 보급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마그나트라는 제작사에 경의를 표한다. 클래식에서 경음악 연주까지 어느 한 장르에 편중되지 않게 평준적으로 우수하다. 외관의 미려한 호감도가 제품의 내밀한 점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진솔하고 소박한 제품을 만났다. 서슴없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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