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익숙한 두 기종끼리의 매칭 시스템이다. 영국의 스피커 제조사 하베스와 북구의 앰프 제조사 프라이메어, 개인적으로 매칭 기회는 별로 없었다. 하베스 스피커의 매칭은 대부분 영국 앰프, 캐나다 앰프로 들어 봤던 것 같다.
그동안 본지 시청실에서 가장 많이 들어 봤던 스피커를 꼽는다면 하베스를 얼른 꼽게 된다. 그만큼 모델도 다양하고 또 언제, 어디서 들어도 항상 원만하기 때문이다. 물론 뒷맛도 좋다. 이건 아닌데 같은 그런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나로서는 이제 나이 때문에도 오디오 개비라는 건 어렵다. 그러나 가끔씩 왕성하게 개비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지금 내 거주 여건에 가장 잘 맞는 스피커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하베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적당한 크기와 무게, 게다가 거치의 적절함은 물론이다. 바라보는 존재감도 좋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것은 음색의 화사함과 아늑함, 평화로움, 안정감이다. 듣기도 전에 그런 울림이 연상된다. 청량한 봄, 넓은 잔디밭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는 그런 느낌을 주는 스피커, 내 생각은 항상 동일하다. 무엇인가 마음 깊은 곳을 자극하는 그리운 음악과 같은 울림을 이 스피커에서 받는 것이다.
모델도 역사적 연륜이 깊은 만큼 다양하기 짝이 없지만 언제 어느 제품을 봐도, 수십 년 전 초창기 제품을 봐도 겉모습만으로도 ‘아, 하베스로군’ 하는 것이야말로 실로 놀랍다. 어느 날 버스 안에서 무심코 부딪힌 승객 한 사람이 이름은 모르지만 ‘아, 초등학교 동창이로구나, 군대 동기로군’ 하는 감회를 이 스피커는 풍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 하베스의 레퍼런스 같은 기종이 모니터 30이다. 어디에 거치해도 품위가 있고, 어느 장르 곡목도 무난하며, 특히 대편성이나 보컬에서는 어떤 고가 제품과 겨루더라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은은한 향기가 흘러나오는 듯한 인클로저의 색감은 가히 독보적. 가공의 냄새가 없으면서도 이처럼 고아한 자태를 어떤 제작사가 모방할 수 있을 것인가. 래디얼 콘의 우수성을 바탕에 두었음에도 그동안 쉼 없이 개량을 해 온 기술력도 그렇고, 다른 제작사라면 그냥 새판잡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비해 이 제작사는 항상 고향의 제각 같은 풍모를 유지해 온 것도 존중해야 마땅할 것이다.
시청기 모니터 30.2 XD는 동사의 모니터 시리즈 중 하나. 콤팩트 시리즈에 비해 다소 타이트한 음감이 특징이다. 통 울림을 줄이면서 좀더 정확한 음 쪽으로 튜닝을 했기 때문에 기존 기종에 비해 좀더 단단하고 명확한 음이 되었다는 자체 중론. 그러나 여러 스피커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하베스 고유의 은은하면서 자유스러움, 자연스러움에 충실한 기종. 초보자는 다소 사용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는데 아마 이런 특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구형 기종에서 제기된 약점들을 개선했고, 30.2 XD가 되면서 구동은 쉬워지면서 소리 역시 좀더 개방감과 투명도, 입체적 펼쳐짐에서 좋아졌다는 중평이지만, 나로서는 개선 이전이나 이후 모두 좋게 들린다. 개선이라는 것은 틀린 것을 바로 잡는다는 것도 있지만 음색 같은 것을 조금 달리 한다는 측면이 더 크기 때문에 당연히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스피커와 매칭해 본 I15 프리즈마(Prisma) MK2는 1985년에 설립된 스웨덴의 오디오 업체 프라이메어(Primare)의 제품. 프라이메어는 우수한 만듦새와 개성적인 소리로 앰프계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미 익숙해진 브랜드다. 그리고 다소 차가우면서도 완강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기종이 많다.
동사는 기술력과 디자인이 함께 인정받는 흔치 않은 제품들로 꽉 차 있는데, 그중 I15 프리즈마 MK2는 동사의 인티앰프 시리즈 중에서 막내에 속하며, 기존 인티앰프보다 크기가 작지만 역시 첨단 기술력을 상위 기종들처럼 두루 갖추고 있다. 이 기종의 특징은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는 점. 당연히 크롬캐스트, 에어플레이 2 기능을 갖추고 있고, 스포티파이 커넥트와 룬 레디도 지원한다. 그리고 멀티 룸, 멀티 존 연결과 제어 기능을 제공하며, 모바일 기기에서 전용 앱(Primare Prisma)을 통해 기기를 제어하고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채널당 60W(8Ω) 출력을 내며, PC와 연결은 물론 USB 저장 매체도 재생할 수 있고, 그 외 아날로그, 디지털 입력 모두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각종 아날로그, 디지털 입력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매칭 시스템의 소리를 들어 보면, 맑고 음 테두리의 묘사가 정확하다는 점이 인상적. 해상도가 높아서 음색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울림이 명료하다. 보컬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친다. 그리고 여름철에 잠시 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서늘한 감촉이 일품이다. 하베스 기종 중에서도 다소 모니터 기질이 있는 기종과 정확·강력함으로 소문나 있는 프라이메어 인티앰프 제품의 매칭은 역시 수준 이상이다.
Harbeth Monitor 30.2 XD
가격 75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25W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Primare I15 Prisma MK2
가격 273만원 실효 출력 60W(8Ω), 100W(4Ω) 앰프 테크놀로지 Hypex UcD102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3, 3.5mm 미니플러그×1, USB A×1,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칩 셋 ESS ES9028Q2M 아날로그 입력 RCA×1, Aux(3.5mm)×1 아날로그 출력 RCA×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S/N비 90dB 이상(디지털), 80dB 이상(아날로그) THD+N 0.05% 이하 출력 임피던스 150Ω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크롬캐스트 지원 에어플레이 지원 크기(WHD) 35×7.3×32.9cm 무게 6.4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