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L Acoustics TDL-M88 Hartsfield
EL34로 만나는 M88의 또 다른 매력
2018-12-01 이종학(Johnny Lee)
아마도 진공관 앰프 애호가 중에 EL34에 관심을 두는 분들은 아주 많지 않으리라 본다. 왜냐하면 그보다 출력이 뛰어나고, 카리스마가 강한 KT88이 있고, 반대로 결이 예쁘면서 투명도가 높은 300B라는 존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TDL-M88 하츠필드의 경우, KT88이 주력이긴 하지만, EL34로 관을 바꿀 수 있으므로, 손쉽게 색다른 음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명관이 많은 KT88에 비해, 상대적으로 EL34는 저렴한 가격으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은 20여 년 전에 한참 클립쉬 라 스칼라를 쓸 때, 코플랜드, 소닉 프런티어와 같은 진공관 인티앰프를 쓴 적이 있고, 그들 모두 EL34를 썼다. 지금 다시 클립쉬를 들인 마당에 EL34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시장에선 의외로 이 출력관을 만나기 힘들다. 이참에 TDL-M88의 출력관을 과감히 교체해본 것이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KT88의 호방함을 무시할 수 없지만, EL34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다. 저역은 강력하게 불을 뿜고, 고역의 휘황함은 황홀할 정도. 마치 KT88의 구동력과 300B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만끽하는 듯하다.
물론 EL34를 쓰면 출력 면에서 좀 손해를 본다. 약 5W 정도가 줄어든다. 그러나 꼭 클립쉬가 아니더라도, 이를테면 영국의 다양한 북셀프나 이탈리아 쪽의 제품들도 괜찮다. 시험 삼아 디아파송의 카리스 Ⅲ를 걸어봤는데, 특히 보컬과 현에서 질감이 풍부하고, 결이 고운 음을 만날 수 있었다.
진공관 앰프의 장점 중 하나는, 관의 교체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음을 특화시킬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그 부분에서 EL34의 선택은 여러모로 뜻이 깊다.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밀어닥치고, 군불을 피우듯 진공관의 전원을 넣을 때가 되었다. 이런 관의 교체를 통해 TDL-M88의 매력을 심화시키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이 될 듯싶다.
문의 TDL-하츠필드 (010)6832-3083
가격 335만원 사용 진공관 EL34(KT88)×4, 12AX7×1, 5814(12AU7)×2 실효 출력 25W+25W, 클래스A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주파수 특성 10Hz-42kHz(-3dB) THD 1%(1kHz) S/N비 91dB 입력 감도 290mV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40×19.7×38.5cm 무게 2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