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aud Garcia-Fons

품절과 재발매가 반복되는 매력적인 오디오파일 음반

2016-10-01     신우진

 

현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예전부터 유독 첼로 쪽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리고 과거 오디오 하는 사람들의 재생 방향을 보면, 굵고 묵직하게 재생되는 것을 우리 오디오 선배님들은 으뜸으로 쳤던 것 같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틀어 놓고 누구 스피커가 더 낮게 으르렁대는지, 마치 성당에서 울리는 파이프 오르간처럼 저역이 풍성하게 음악실을 감싸 돌게 만든다든지, 확실히 오디오 저음 재생의 관점은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그래서 국내 발매가 안 된 게리 카의 콘트라베이스 LP가 오디오 마니아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그 비싸던 일본 수입 LP를 나 역시 몇 장 가지고 있게 되었다. 세월과 관점이 바뀌었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우리들은 태생적으로 이런 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재즈·크로스오버 계열에서는 르노 가르시아-퐁스가 앞에 설명한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4현에 높은 음역의 현을 추가한 5현 콘트라베이스로 화려한 연주를 선보이는 연주자로 평가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고역대까지 묵직한 현의 울림을 들려주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음반 2장이 재발매되었고, 새로운 음반 2장 역시 같이 출시된다.
초창기 원초적인 느낌을 들어볼 수 있는, 1999년에 발매되어 국내에서 절판과 재발매, 재수입이 반복되는 <Fuera>, 그리고 2009년에 발표된 가장 대표작이자 오디오 마니아가 가장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은 <La Linea del Sur> 역시 재발매가 지속되는 음반이다. 내가 기억하는 재발매, 절판의 반복이 몇 차례나 될 만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음반으로, 역시 다시 들어 보아도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수차례 이 과정이 반복될 만하다. 그리고 <La Linea del Sur> 이후 발표되어 역시 절판 중이었던 <Mediterranees>와 <Solo> 두 장도 같이 이번에 재발매되었다. <Mediterranees>는 2011년에 발매되었고, 그리고 <Solo>는 2012년 발매된 공연 음반으로 보너스 DVD가 들어 있어 음악과 함께 뛰어난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는데, 함께 발매된 DVD는 2013년 에코 재즈 어워드에서 올해의 DVD로 선정된 바 있다.
음반 모두 다이내믹한 음질의 가진 오디오 마니아용 음반이고, ENJA 레코드와 국내 배급사인 굿 인터내셔널 모두 음질적인 만족을 주기 충분한 곳들이다. 그리고 신보는 아니지만 비교적 최신작이다. 또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중해풍의 이국적 음악들로, 듣기는 더욱더 부드럽고, 쉬워진 듯한 대중성을 가지며, 거부감 없이 접근하기는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리뷰는 글로 쓰는 평가가 아니다. 대중적인 인기도 없이 이렇게 품절과 재발매가 지속되는 것 하나가 르노 가르시아-퐁스가 가지는 변함없는 매력을 단 한 번에 설명해 주는 것 같다. 글 | 신우진



<La Linea del Sur>
르노 가르시아-퐁스(콘트라베이스)
다비드 베니투치(아코디언)
키코 루이스(플라멩코 기타)
파스칼 홀란두(퍼커션)
에스페란자 페르난데스(보컬)
GOOD3137
연주 ★★★★★
녹음 ★★★★☆

 

<Solo - The Marcevol Concert>
르노 가르시아-퐁스(콘트라베이스)
GOOD3144(CD+DVD)
연주 ★★★★
녹음 ★★★★★ 



<Mediterranees>
르노 가르시아-퐁스(콘트라베이스 외)
클레르 안토니니(바로크 류트 외)
다비드 베니투치(아코디언)
키코 루이스(플라멩코 기타) 외
GOOD3182
연주 ★★★★☆
녹음 ★★★★☆



<Fuera>
 르노 가르시아-퐁스(콘트라베이스)
장-루이 마티니에(아코디언)
GOOD3158
연주 ★★★★☆
녹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