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son Benesch Square One Series 2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또 하나의 역작

2014-02-01     나병욱
중·저역의 살집 좋은 사운드는 콘트라베이스의 실체감이 좋으며 워킹 베이스 라인도 선명하게 그려낸다. 바이올린의 고역도 시원하며, 실키한 음으로 편안함을 준다. 성악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과장되지 않은 순수한 보컬이 장점으로, 저역에서 탁하지 않고 고역에서도 가늘어지지 않았다.

윌슨 베네시 스피커하면 우선 액트 스피커가 떠오른다. 당시로서는 오디오에 관한 한 신소재라 할 수 있는 카본 파이버를 인클로저에 대폭 채용하면서, 생산 코스트와 관계없이 음질 중시형으로 만들었고, 인클로저의 형태도 단순한 박스형이 아니었는데, 톱 패널을 경사지게 만들었으며, 뒷면에도 라운드 형태로 제작하는 등 정성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물론 사운드에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비숍 스피커인데, 3웨이 10유닛으로 17cm 구경의 우퍼를 8개나 채용하였고, 미드에도 동일 구경의 유닛을 1개, 그리고 2.5cm 돔형 트위터를 채용한 플로어스탠딩 타입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퍼를 뒤집어 장착하여 유닛의 푸시풀 방식을 유도하는 일종의 아이소배릭 동작 설계였는데, 그 모습은 생소하면서도 색다르게 느껴졌던 스피커였다. 또 한편으로는 턴테이블의 톤암도 카본 파이버로 제작하여 가벼우면서도 진동에 대응이 좋아 클리어한 사운드를 실현할 수 있다고 평이 나면서 한동안 마니아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윌슨 베네시의 스퀘어 원 시리즈 2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게 된 브랜드의 제품인데, 종전에 사용되고 있었던 방식과는 많은 점에서 다른 모습이다. 인클로저의 재질이 순수한 목재로 바뀌었고, 디자인도 라운드형에서 전통적인 박스형으로 돌아왔다. 일반적인 2웨이 2유닛 베이스 리플렉스 스피커처럼 보이지만, 여타 다른 스피커와는 차이가 있다. 밑면의 포트 외에 뒷면에 패시브 라디에이터 스피커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유닛은 전면의 우퍼와 같은 구경이지만 역돔형의 진동판만으로 되어 있다. 이 방식은 우퍼의 뒷면에서 발생하는 공기의 진동을 역으로 이용하여 밑면의 포트와 연계시킴으로써 효율적인 저역을 달성, 북셀프에서도 부족함 없는 저역을 실현하기 위한 설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쉬운 튜닝 방법이라 할 수는 없는데, 과거 우리나라 스피커 메이커에서도 선보였던 적이 있었으며, 외국의 몇몇 제품에서도 발표하였지만, 지금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유로는 저역의 밀도감과 볼륨감을 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윌슨 베네시는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 명성이 잘 알려져 있는 만큼,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윌슨 베네시의 엄격한 기준에 의해 완성된 정교하고 섬세한 인클로저는 확실히 품격을 갖추고 있다. 카본 파이버를 대신하기 위해, 강도 높은 새로운 목재를 찾아내고 내부에도 5mm쯤 되는 강철판을 양 옆면에 덧대어 인클로저의 강성을 카본 파이버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높여주고 있다. 내진재나 흡음재도 아끼지 않고 투여했는데, 이 과정은 정밀한 튜닝에 의해 진행된다. 채용된 우퍼 유닛은 윌슨 베네시의 플래그십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비숍에 채용되었던 유닛과 동일한, 17cm 구경의 유닛이 채용되고 있는데,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넷에 프레임은 알루미늄 다이캐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자기회로 부분은 보이스 코일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냉각시킬 수 있도록 터널을 만들어 놓고 있다. 진동판은 폴리프로필렌 재질로 섬유 조직의 느낌이 드는 진동판이 채용되고 있으며, 에지는 탄력이 좋은 양질의 고무로 완성되었다. 2.5cm 구경의 트위터는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스캔 스픽의 제품이 채용되고 있는데, 그동안 채용되고 있는 유닛과는 다르게 성능을 대폭 개선시킨 최신형으로 핸드 페인팅의 실크 돔 트위터가 채용되고 있다. 패시브 네트워크는 신호의 왜곡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최소의 소자만을 동원, 가장 간단한 1차 필터 방식으로 설계되었는데, 이 방식이 가능했던 것은 훌륭한 유닛과 잘 만들어진 인클로저의 성과라고 말하고 있다. 스피커 단자는 바이와이어링 대응으로 2조가 준비되어 있으며, 감도는 87dB, 재생 주파수 대역은 45Hz에서 24kHz로 북셀프 스피커에서는 보기 드물게 대단히 넓은 대역을 커버하고 있다. 임피던스는 6Ω이며, 한 통의 무게는 10kg로 크기에 비해 무거운 편이다. 특이하게도 그릴이 강철판으로 되어 묵직하다.



시청에는 코플랜드의 CTA405 진공관 인티앰프에 캠브리지 오디오의 851C CD 플레이어를 연결했다. 과거 BBC 모니터의 전통은 살아있으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진공관 특유의 온도감이 음악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중·저역의 살집 좋은 사운드로서 콘트라베이스의 실체감이 좋으며 워킹 베이스 라인도 선명하게 그려낸다. 바이올린의 고역도 시원하며, 실키한 음으로 편안함을 준다. 성악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과장되지 않은 순수한 보컬이 장점으로, 저역에서 탁하지 않고 고역에서도 가늘어지지 않았다. 물론 발음도 명쾌했으며,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위치도 선명하게 느껴졌다. 재즈 음악에서도 혼들의 표정이 리얼하며, 연주자의 개성을 말해주는 아티큘레이션이 정확하게 그려지고, 열정적인 연주 모습도 감지된다. 리듬 비트도 좋은 편으로 풋워크가 경쾌하며 스윙감을 충분히 전달한다. 대편성의 오케스트라만 아니라면 음악을 감상하기에 별다른 불만 없이 정을 느끼며 사용할 수 있는 작고 귀여운 스피커가 등장한 것 같다.



수입원 우리오디오 (02)2246-0087
가격 395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 지원형 베이스 라디에이터 
사용유닛 우퍼 17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5Hz-24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5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7dB  크기(WHD) 20×32.5×28.5cm  무게 1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