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OST

2014-01-01     신우진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 번째 은퇴작 <바람이 분다>의 OST 음반이다. 예의 하야오 특유의 비행에 대한 화려한 묘사, 그리고 그간 간간히 비추던 우익 성향을 드러낸 작품으로, 우리에겐 <반딧불의 묘지>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감동하기보다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먼저 떠오르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음악은 역시 히사이시 조, 그리고 역시 빼어난 작곡 실력을 보여 준다. 귀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라기보다 메인 주제를 살짝 변주하면서, 내게는 마치 레스피기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만들어 낸다. 이전에는 가볍게 듣기 좋은 주제가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멜로디보다 선율을 감싸는 오케스트라의 구성이 알차고, 마치 클래식 음악 작곡가의 작품처럼 알차고 탄탄하다.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매끄러운 전개가 인상이 깊다. 지브리 작품답게 녹음도 훌륭해 영화처럼 음악도 듣는 동안 제로센을 타고 멋모르고 미군함에 철모르고 뛰어들던 젊은이들과 그것을 만들기 위해 끌려간 우리네 조상들은 잠시 잊게 만든다. 제목만큼이나 시적인 음악이다.



히사이시 조 <바람이 분다 OST>
PCKD20218
연주 ★★★★☆
녹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