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88T MK2 Tesla Blue

불가능할 것 같은 합리적인 앰프가 나타나다

2013-10-01     김남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정말일까? 이 제품을 처음 리뷰했을 때 내가 썼던 글의 첫 부분이다. 그 정도로 상당히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격대로는 국내의 자작파라고 할지라도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다. 만듦새가 본격 하이엔드처럼 완벽한 때문이다.
좋은 제품은 출시 당시에만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말고 롱런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다시 잊혀 가는 기억을 되살려 줄 필요가 있다고 믿지만, 이 제품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던 차에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 과연 처음 그 당시의 느낌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케인이라는 레이블은 해외 중·저가 제품의 대표 주자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격대라고 한다면 국산 제품보다도 더 싸다. 그런데도 외관만을 봐도 결코 저가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상당히 고급스럽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인티앰프 한 기종만을 가지고도 아마 7~8백만원대로 오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외관 자체만으로 말이다.



본 시청기는 두터운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한 외부 섀시와 함께 외부 트랜스류의 멋지고 강건한 만듦새, 그리고 고가품이 아니면 구비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구동 테크닉을 갖추고 있어서 다채로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출력관으로 KT88과 EL34를 취향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같은 5극관이지만 KT88 쪽은 다소 호탕하고, EL34는 약간 여성스럽다. 또 UL 모드로 50W 출력을 사용할 수 있지만 3극 모드로 바꾸면 절반으로 출력이 줄어드는 대신 소릿결은 미려하고 청아해진다. 곡에 따라 리모컨으로 선별할 수 있는데, 이런 편의성을 갖춘 제품이란 흔하지가 않다.
저가격인데도 사용 부품은 어지간한 하이엔드에 못지않다. 고품위 타크만 카본 필름 저항, 니츠콘의 대용량 평활 콘덴서, 지명도 높은 EI 출력 트랜스, 알프스제 모터 볼륨, 전용 실리콘 댐퍼, 폭스바겐에 사용되는 고가의 피아노 래커 등 낮은 가격에 믿어지지 않는 이런 호화 스펙을 담은 것은 케인의 노하우가 아니면 넘볼 수 없는 것이다.



본 시청기는 첫 제품이 나온 후 열광적인 반응이 있자 그 후로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단행, 지금은 MK2로 진화, 이 제품의 최종 완성 버전으로 올라섰다. 케인의 여러 모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제품으로 등극, 진공관 5극관 사용 제품으로서는 가격이 비싸다고 해도 어떤 제품과도 일전을 겨루어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제품을 하베스의 슈퍼 HL5와 로텔의 CD 플레이어로 들어 본다. 지난번 처음 들었을 당시의 스피커는 JBL이었는데, 몇 기종이 모두 최적 상태일 정도로 매칭이 좋았다. EL34 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교체를 해 볼 수 없어서 아쉽다. 음장감이 크고 웅장해지는 맛이 훌륭하며, 다양한 스피커와 매칭해도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듯하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278만원  사용 진공관 KT88×4, 6SL7×2, 6SN7×2  실효 출력 50W(울트라리니어), 25W(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10Hz-42kHz(-3dB)  THD 1%  S/N비 93dB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42×19.5×38.2cm  무게 2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