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O Live

독특한 형식의 색다른 교향곡과 만나다

2013-10-01     장현태
새롭게 소개할 2장의 음반은 시마노프스키의 교향곡 전집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폴란드의 작곡가로, 쇼팽, 스크랴빈 등의 영향을 받은 피아노 작품에서 시작되었으며, 1905년 피케르베르크와 함께 젊은 폴란드의 그룹을 결성해 바그너와 R. 슈트라우스, 막스 레거 등 다양한 작곡가들을 연구하고, 그들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1936년 40대 중반의 나이로 폐결핵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작품을 더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그가 작곡한 곡들은 교향곡, 오라토리오, 가곡, 오페라, 발레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그의 작품들을 많이 접해 보지는 못해 깊이 있는 접근은 어렵지만, 4개의 교향곡을 통해 음악 세계를 짐작할 수 있다.
2장의 음반은 총 5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이하게도 5곡 모두 성격이 다른 다양한 구성으로 완성되어 있다. 특히 4곡이 교향곡이지만, 모두 독특한 형식의 색다른 교향곡을 만날 수 있다. 교향곡 1번은 단 2개의 악장만으로 되어 있어 마치 미완성 교향곡 같은 느낌이다. 1909년 초연 후 작품을 회수했고, 현재는 2개 악장만이 알려져 있다. 1년 뒤 작곡된 2번 교향곡은 완성도 높은 조밀한 구성과 화려한 관현악기들의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스케일이 크고 뛰어난 대편성곡 작곡 능력이 담겨 있는데, 말러 교향곡에 비교될 만큼 구성과 오케스트라의 장악력이 돋보이는 뛰어난 곡이다. 교향곡 2번은 총 9개의 곡으로 구성된 교향곡으로, 다양한 변주곡 형태의 곡들이 곡을 이루고 있으며, 마치 막스 레거에 영향을 받은 듯한 구성들도 엿보였는데, 바이올린 독주를 중심으로 음악이 전개되면서 명확한 주제의 반복과 변주곡의 구성으로 웅장한 관현악의 움직임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리고 '밤의 노래'로 불리는 교향곡 3번은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메블라나 잘랄루딘 루미의 시에 곡을 붙인 교향시의 성격을 지닌 교향곡으로, 교향시적인 요소와 오라토리오 형식이 잘 결합된 형태이다. 그리고 교향곡 4번은 피아노 협주곡 성격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 교향곡이 4번 교향곡으로, 마치 이 곡은 그와 동시대의 작곡가인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을 연상케 했다. 추가로 수록된 오라토리오 '스타바트 마테르'는 3번 교향곡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처럼 유사한 테마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 곡에서는 게르기예프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조화가 가장 돋보였다. 수록된 곡은 단순히 교향곡이 아닌 대표적인 곡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의 곡들은 정말 많은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거나 이후 작곡가들에 영향을 준 것 같은 곡들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생소한 작곡가의 음반은 항상 기대를 하게 되는데, 반면 그만큼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하지만 그의 곡들은 새로움과 친근함이 공존해 기대에 부흥하고 있다.
LSO의 연주로 지휘자 게르기예프의 다채로운 모습들이 모든 곡들에서 제각기 표현되었는데, 그가 지휘계의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이 어울리듯 각 교향곡마다의 각기 다른 해석은 의심의 여지없이 탁월하다. 특히 게르기예프의 연주는 말러적인 해석과 프로코피예프적인 성향을 모두 들려주듯 해석의 범위가 넓으며, 4곡의 교향곡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성과 그의 천재적인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필자의 경우 그의 작품 세계를 이번 음반 리뷰를 통해 처음 경험하게 되었는데, 2장의 SACD로 기대 이상의 새로운 음악을 만날 수 있었다. LSO 음반답게 녹음과 연주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디테일하고 웅장한 대편성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시마노프스키
<교향곡 1, 2번>
발레리 게르기예프(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LSO0731
연주 ★★★★★
녹음 ★★★★★



시마노프스키
<교향곡 3, 4번 & 스타바트 마테르>
예카테리나 구바노바(메조 소프라노)
샐리 매튜스(소프라노)
토비 스펜스(테너)
발레리 게르기예프(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LSO0739
연주 ★★★★★
녹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