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S4700

다시 혼의 마력에 빠져들게 하는 JBL의 위력

2012-12-01     김남
 퓨어 펄프가 주는 안정감과 혼에서 내뿜는 섬세함이 어우러지면서 왜 혼 스타일이 그렇게 오랫동안 애호가들을 사로잡아 왔는지 유감없이 스피커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  그렇게 수많은 유닛과 그 재질들, 수많은 설계 방식이 있음에도 결코 퓨어 페이퍼, 그리고 혼의 영역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JBL로 돌아가야 한다는 회오를 새록새록 느끼게 해주는 명제품의 탄생이다. JBL의 위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여타의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너도 나도 다투어 출시된 탓이다. 한때는 스피커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지금은 스피커가 너무 다변화되어 버린 탓으로 하이엔드라고 하면 유럽산인 것으로 생각들이 바뀌고 말았다. 그러나 홀연히 진리를 깨달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제품을 들어 보고 나서이다. JBL은 사실상 세계 오디오의 원조 세대나 다름없다. 1946년 제임스 B. 랜싱에 의해 설립된 동사는 랜싱이 자살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세계 스피커 시장을 장악, K2 시리즈 등 고급기부터 저가품에 이르기까지 JBL의 이름은 곧 스피커의 대명사로 군림해 온 흔치 않은 명성을 누려 왔다. 근래 들어 초고가의 하이엔드 시장이 형성되면서 고가 제품에서 JBL의 이름이 다소 퇴색한 것도 사실이지만 세계의 스피커를 양분하라고 하면 그 한쪽에 도사리고 있는 거봉이 바로 JBL이기도 한 것이다.또 반세기를 넘어선 장구한 연혁의 결과 JBL은 수많은 제조 기술력과 연구 실적을 쌓아 두고 있는 노포의 창고와도 같은 상징이 되었다. 저가품이라 할지라도 어지간한 타사 제품 중간대의 수준을 상회하는 실력을 가졌다고 감히 평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JBL이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보급률 때문에 오히려 희소가치가 줄어들어 버린 취약점도 아울러 지니고 있기도 하다. 타사처럼 번쩍번쩍 빛나는 외관에 몇 가지 액세서리를 첨가해 엄청난 가격을 부르는 제품이 자꾸 나와야 명문으로 대접을 받는 시절이 되었으니 오디오의 양식을 지닌 노포들은 유감이 많을 것이다.이 제품은 5 시리즈의 뒤를 이어 동사의 중흥을 이뤘던 DD66000의 설계 사상을 이어 받으면서 크게 튀지 않은 가격으로 본격 하이엔드 혼 제품의 명성을 재현해 낸 기념할 만한 작품으로 보인다.기본 설계는 정통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15인치 저음용 스피커와 2인치의 바이-레디얼 혼 드라이버의 전통적인 설계, 여기에 초소형 0.75인 드라이버로 초고역까지 확장하고 있는 3웨이 스피커로, 이런 스타일은 그동안에도 JBL의 심벌이나 다름없었다.이런 기본 위에서 JBL은 불멸의 명기를 계속 탄생시켜 왔고, 그 뒤로도 여러 차례 개량 제품을 선보였지만, 본 시청기인 S4700은 JBL의 오랜 역사를 보여 주는 또 하나 명기의 탄생으로 보인다.기존의 제품들과 차이점은 모든 유닛이 섬세하게 튜닝되었으며 진일보한 신제품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저역 유닛만 해도 전통의 2216 계열 유닛의 최신 모델 2216Nd를 탑재했고, 고역 컴프레션 드라이버 역시 전통의 2인치 LE175 계열 최신 모델 175Nd-3으로 바뀌었다. 


 2216Nd의 전후 2단으로 감겨진 알루미늄 합금 보이스 코일 역시 소재에는 코일부의 발열에 의한 전기 임피던스의 변화를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저 TCR(저항 온도 계수) 특수 알루미늄 합금제 보이스 코일 소재를 채용하고 있다(뛰어난 방열 효과가 있다고 함). 이 효과로 파워 컴프레션을 억제, 입력 레벨에 관련되지 않고 항상 균일한 주파수 특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발표되어 있다. 또한 높은 방열 효과와 함께, 자기 회로를 프레임 중앙부에 끌어들여 구동부를 단단히 서포트하면서 뛰어난 리스폰스 효과를 가지는 버킷 구조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프레임 채용도 전통적이다. JBL은 기본적으로 잘 과시하지 않은 기술력도 많은데, 프레임 제조 기법도 그중 한가지다. 일반적인 타사 제품은 얇고 틀로 찍어 내는 프레임이 많은데 반해 JBL은 독자적인 알루미늄의 주물 제품을 사용, 음이 움츠려 드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그리고 2매의 초강력 네오디뮴과 함께 전통적인 퓨어 펄프 사용으로 뛰어난 리스폰스와 압도적인 볼륨, 안정감 있는 저역 재생을 실현하고 있다고 한다. 저역을 컨트롤하기 위한 덕트만 해도 노이즈가 없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섬세한 구조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마치 빈티지 같은 향수 어린 외모를 가진 혼 스타일로, 혼 스피커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혼 스피커의 또 하나 명기로 거론하기에 충분한 제품이다. 특별히 앰프를 가리지도 않으면서 따스하고 매끄러운, 그리고 싱그럽고 강력한 사운드이며, 가감 없이 음악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는 기기로 추천하기에 조금도 아쉬움이 없는 제품이다. 동사의 기술에 관한 내력은 방대하기 짝이 없으므로 홈페이지를 참조해서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퓨어 펄프가 주는 안정감과 혼에서 내뿜는 섬세함이 어우러지면서 왜 혼 스타일이 그렇게 오랫동안 애호가들을 사로잡아 왔는지 유감없이 스피커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 그렇게 수많은 유닛과 그 재질들, 수많은 설계 방식이 있음에도 결코 퓨어 페이퍼, 그리고 혼의 영역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JBL로 돌아가야 한다는 회오를 새록새록 느끼게 해주는 명제품의 탄생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1,35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 38cm, 하이 프리퀀시 컴프레션 드라이버 5cm, 울트라 하이 프리퀀시 컴프레션 드라이버 1.9cm  재생주파수대역 38Hz-4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800Hz, 12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4dB/2.83V/m  크기(WHD) 50×106.8×37.1cm  무게 54.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