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PS500
들으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그라도의 마력
2012-07-01 장현태
현재 최고 사양으로 분류되는 프로페셔널 시리즈 제품에는 PS1000과 PS500이 포진되어 있으며, 이번 리뷰에서는 PS500을 만난다. PS1000이 이들의 플래그십 제품이라고 한다면 PS500은 이를 보급형으로 개량한 모델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살펴보자. 먼저 그라도의 전통적인 디자인이 정겹게 느껴진다. 엉성해 보이는 모든 부분들이 그라도 헤드폰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독특한 부분은 바로 헤드폰 패드를 들 수 있다. 허술한 느낌의 스펀지는 그라도이기에 인정해주는 이어 패드인데, 보기와 달리 착용감은 오히려 가죽으로 처리된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좋은 편이다. 귀를 완전히 밀착하지 않고, 개방형으로 제작되었고, 외부 공기의 유입이 원활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착용해도 큰 불편은 없다. 개방형 타입은 장단점이 있는데, 그라도의 경우 공기의 유입을 통해 재생주파수가 가변될 수 있기 때문에 라이브용으로 사용되기보다는 혼자만의 공간과 스튜디오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헤드폰 선택 시 정확한 용도와 선호하는 장르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PS500에 사용된 다이어프램은 4cm 사이즈를 사용하고 있으며, 프레임을 감싸는 에어 쳄버 외부는 그릴망으로 처리되어 있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구조이지만, 오히려 이런 구조도 빈티지적인 매력으로 여겨진다. 재생주파수 범위는 14Hz에서 29kHz까지로 광대역 재생이 가능하며, 32Ω의 낮은 임피던스로 제작되어 있다. 처음 그라도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크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이어 패드와 함께 케이블일 수도 있는데, 언뜻 보기에도 말도 안 되게 짧고 굵은 케이블로 볼 수 있지만, 오랫동안 유지해 온 그들만의 독특한 스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과감하게 8심 UHPLC 동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 그라도 PS500의 사운드를 살펴보겠다. 아직은 PS1000을 직접 들어보진 못해 비교를 할 수는 없기에 절대평가로 접근해 보겠다. 무엇보다 사운드는 과장이 없고, 정갈하다. 자극이 없는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인해 오랜 시간 들어도 귀에 부담이 되지 않는데, 최근의 하이엔드 헤드폰들이 해상력 중심의 튜닝이 이루어져 장시간 착용 시 부담이 되었던 것과는 분명 다른 방향이다. 보컬곡부터 대편성까지 다양한 장르를 들어보았는데, 유난히 클래식과 재즈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였다. 특히 무대의 깊이가 정확히 전달되는 것은 이 제품의 최대 장점일 것이다. 전체적인 사운드 성향을 요약해 보면 뛰어난 해상력이나 분해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음의 밸런스와 아날로그적인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데, PS500은 이런 점에서 그라도의 사운드를 가장 잘 반영한 제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리뷰는 우연히 잡지사를 방문했다가 리뷰용으로 대기 중이던 그라도 헤드폰이 눈에 띄어 자진해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짧은 사용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즐거움과 함께 귀를 만족시켰다. 어쩌면 그라도 헤드폰은 일반적인 헤드폰 사용자보다는 그라도의 철학을 이해하는 진정한 그라도 마니아만을 위한 제품으로 소개하고 싶은데, 그만큼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고, 소장가치가 높은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다. _글 장현태
수입원 D.S.T.KOREA (02)719-5757가격 97만8천원 트랜듀서 타입 다이내믹 주파수 응답 14Hz-29kHz감도 98dB/W/m 임피던스 32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