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ave RE 290
독일의 정신을 그대로 담은 완벽의 미학
2012-07-01 김남
표시 출력은 고출력 모드에서 100W, 저출력 모드에서 70W로 되어 있고, 그리고 피크 출력이 고출력에서는 130W, 저출력에서는 90W인데, 이 수치들은 모두 4Ω기준으로 되어 있어 울리기 힘든 저 임피던스 스피커들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음을 알 수 있다. 고출력과 저출력 모드 조정은 후면 스위치로 조정이 된다.또 특이한 설계로 에코 모드라는 것이 장착되어 있다. 독자적인 전력 절감 회로를 사용해 10분 이상 음악 신호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에 자동적으로 전력 소모를 절감시키는 것으로, 슬립 모드로 호칭된다. 이 모드에서는 자동적으로 앰프의 아이들 전류가 20W 미만이 되며, 다시 음악 신호가 감지되면 자동적으로 전원이 복귀된다. 그런 것이 꼭 필요한 것인지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의문시되기도 하겠지만, 독일인들의 검소 절약 정신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사실 이 시대 오디오 애호가들의 고민 중 하나는 전력 사용량이 되기도 한다. 전기 절약의 구호가 소리 높은 시절인데, 오디오 기기라는 것은 에어컨 못지않은 고전력 용품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소비 전력이 무신호 시 200W, 최대 400W로 되어 있다.최소 부하 임피던스가 2Ω이라는 것도 진공관, 반도체 앰프를 막론하고 찾아보기 힘든 경우. 진공관 파워 앰프로는 보기 드물게 XLR 입력이 된다.
KT88과 호환이 되기는 하지만 바이어스 조정이 필요하다. 출력관의 바이어스 미세 조정은 자체적으로 3단계 조정이 된다. 먼저 바이어스 실렉터 스위치를 돌려 각각의 출력관을 선택한 후 출력관 옆에 있는 트리머를 돌려 LED 불빛과 위치를 보고 확인하면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도 조정이 쉽다.이 제품은 전신이 RE280 MK2이다. RE280은 동사의 롱런 제품으로, RE290 역시 여기에서 업그레이드된 만큼 안정성과 신뢰성은 동등 선상에 있다. 이런 롱런은 상당 기간 안정성과 신뢰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으로, 진공관 앰프가 트러블이 빈번한 것은 아니지만 초심자의 우려는 그런 점에 있기도 한데, 롱런 제품은 그런 염려에서도 안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또 하나 특징은 노이즈 레벨이 낮기 때문에 고능률 스피커를 사용하더라도 험이 출력되지 않는다는 점.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다가 반도체 앰프를 쓰게 되면 가장 먼저 감지되는 것이 배경의 정숙함이다. 그만큼 진공관 앰프는 알게 모르게 미세 험이 있다는 것인데, 본 시청기는 그런 면에서도 아주 특이하다. 일체의 험이나 노이즈가 배제되어 있는 것이다. 오랜 트랜스 회사의 노하우일 것이다.또 이 제품에는 멀티 스테이지 소프트 스타트 전원 회로라는 것이 장착되어 있어 앰프를 켰을 때 일어나는 전형적인 돌입 전류에 의한 스트레스로부터 기기 보호를 할 수 있어서 진공관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진공관 앰프를 사용해 오고 있어도 이런 장치를 내장한 제품은 처음이다. 오동작이 감지되면 보호 회로가 즉각 가동되는 것도 특이한 배려 중의 하나.외양부터 날렵하고 차돌처럼 단단해 보이는데, 역시 험이나 노이즈가 비집고 들어올 틈새가 없다. 우선 정숙감에서 최고. 소리는 청명함이 으뜸이다. 비발디 사계 중 봄 서주는 전혀 5극관 같지 않고 3극관처럼 미려·청량하다. 맑고 풋풋한 봄날의 산야가 그대로 들어난다.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총합주에서의 박진감과 해상도 역시 수준 이상. 스피커를 완전히 장악한 무대는 광대역으로 충만하게 물밀듯이 밀려 나온다. 해상력이 분명히 살아 있어서 진공관 앰프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 안네 소피 무터의 타이스의 명상이 시작되면 고즈넉한 현의 독주가 실체감을 가지고 리얼하게 흘러나오는 것이 마치 굵고 뜨거운 떡가래처럼 진하고 단정하다. 힘이 충만한 때문인지 성악곡에서는 가수가 전력을 다해 부르는 것이 아니라 힘의 7할만 쓰고도 가볍게 노래를 만들어 내는 느낌이 강하다.진공관 앰프로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기계적 안정성이 있으며, 들려주는 소리에 있어서도 어지간한 반도체 앰프를 능가하는 펀치력과 무대 장악력이 있는데, 웬만한 모노블록 앰프에서도 보기 힘든 수준이라 할 만하다. 검소와 안정과 실리를 모두 달성한 독일 앰프의 성공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겠다.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가격 1,400만원 사용 진공관 KT120×4, ECC82×3실효 출력 100W(4Ω, High), 70W(4Ω, Low)주파수 대역 25Hz-70kHz(-3dB, Full Power)크기(WHD) 48.8×18.6×41cm 무게 25.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