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mann KH 120 A

음악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작은 앙상블

2012-06-01     김남
 여자를 좋아하는 호색한이라고 하면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의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을 들 수 있다. 왕비 10명에 후궁이 300명을 넘었는데 결국 천하의 다윗 왕은 그 자식들의 반역으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솔로몬 역시 대동소이하다. 여색 때문에 민족적인 저항이 일어났으며 결국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져 버리고 만다.오디오 기기가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장차 오디오 박물관을 예정하며 수백수천 종을 지니고 있는 분들도 몇 사람 되는데, 그분들 역시 볼 때마다 탐나는 기기들을 들이다 보니 그렇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매 시청 시 이달에는 이것이 욕심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항상 듣지만 항상 욕심이 나고 당장 가지고 가고 싶은 제품이 등장한다. 오디오 마니아들은 아마 누구를 막론하고 다윗이나 솔로몬 왕과 같은 본능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점점 대형기, 엄청난 앰프들, 그런 것들이 중압감으로 다가오게 되는데(누구를 막론하고 나이 들다 보면), 그러던 터에 이 자그마한 스피커를 보면 새삼 그 느낌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메이커들은 이런 액티브 스피커를 잘 만들지 않는다. 이유는 한 마디로 해서 채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편리함은 말할 것도 없고 성능으로도 최상인데도 액티브 제품이 몇 개 되지 않는 것은 그런 메이커의 계산과 함께 소비자들이 외형을 좋아하는 과시욕이 함께 맞아 떨어진 것이지만, 진정으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지금 액티브 스피커가 아닌가 생각한다.하이엔드 스피커의 최대 문제점은 바로 파워 앰프 매칭에 있다. 더구나 3극 진공관을 써야 실력 있다는 낭설이 점점 확대되어 가면서 그 소규모의 출력에 얽매이다 보니 스피커의 진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용자가 더 늘어나기만 한다. 소출력이 아름답다? TV는 14인치가 가장 선명하다고 주장하던 한 엔지니어가 생각난다. 설사 그럴망정 그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스피커 회사들이 제품에 어떤 파워 앰프를 사용하여 튜닝했는지를 밝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대출력의 파워 앰프를 사용하면 스피커가 저가품일망정 고가품 못지않게 변모한다.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밝히지 못하는 속사정을 헤아려봄직하다. 그러나 액티브 제품은 그런 의구심을 밝혀 주는 가장 확실한 제품이다. 이 앰프로 최상의 소리가 난다는 것을 그들이 몸소 실험해 보고 자신감을 가지면서 상용화한 것이기 때문이다.별로 귀에 익지 않은 레이블의 이 제품은 내부에 파워 앰프를 소장한 소형기로, 아마 이 사이즈에 이처럼 액티브 스피커는 생각해 봐도 한두 기종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 메이커는 콘덴서 마이크 등 고급 마이크를 제작하고 있는 독일의 회사인데, 모니터 시스템으로 개발한 제품답게 성능에서는 발군의 수준을 보여 주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아마존에서 직구입으로 상당 숫자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제 정식으로 수입이 되었다. 이 스피커의 후면에 보면 작은 어쿠스틱 컨트롤러가 있어서 베이스, 로우-미드, 트레블을 조절할 수도 있는데,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플랫한 재생을 목표로 한 것이며, 방의 특성에 맞춰 저·중·고역을 조절할 수가 있다. 또 입력 게인과 출력 레벨의 조절도 가능하다. 그리고 우퍼와 트위터에 별개로 50W의 파워 앰프를 넣고 있으면서도 무게는 예상외로 가볍다. 보여 주는 외관은 묵직하고 듬직해 보는 맛도 상당하다. 여기에 D/A 컨버터로 유명한 디지털&아날로그의 캘릭스 펨토를 연결하고 음원은 노트북에 저장된 곡으로 했다. 이쯤 되면 간편하기가 말할 수 없다. 노트북과 D/A 컨버터는 책상 위에 두고, 스피커만 적합한 위치에 떨어뜨려 놓는다면 거창한 방 안은 삽시간에 장롱이 빠져 나가 버린 방이 될 것이다.소리를 들으면 놀랍다. 과연 이것이 이런 소형기에서 나올 수 있단 말인가 할 정도로 음장감이 크고 15평 정도의 편집부 시청실을 꽉 채우는 소리가 난다. 볼륨을 억지로 늘려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이런 것이야 말로 최적의 파워 앰프를 매칭해 놓은 액티브 스피커의 능력이다.소리의 질도 최상급이다. 어떤 하이엔드에 뒤지지 않는다. D/A 컨버터가 상당히 우수한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급형 노트북에 들어 있는 소프트의 수준이 이 정도라면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떠한 제품의 소리에 만족해야 하는지 심각한 의문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밀도감, 해상도, 미려함 등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만하면 충분히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아마 대부분의 애호가들도 이 제품을 듣는 순간 다윗이나 솔로몬이 되고 말리라 생각한다. 더구나 가격도 이만하면 얼마나 실리적인가? 몇 번이나 그냥 들고 갈까 말까를 고민하게 해 줬던 제품이다. _글 김남


 수입원 웨이브사운드 (02)2217-8667가격 수입원 문의  실효 출력 50W  크로스오버 주파수 2kHz주파수 응답 52Hz-21kHz(±3dB)  크기(WHD) 18.2×27.7×22cm  무게 6.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