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 Gibraltar G1

저역에 관한 고민은 이제 끝!

2012-05-01     이종학(Johnny Lee)
 오디오를 운용하면서 제일 어려운 게 어떤 부분일까? 아마도 저역 재생 부분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다. 과연 어디까지 재생할까도 문제지만, 어떤 음량으로 듣느냐도 문제다. 위 아랫집과의 문제도 있고, 룸의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도 따져봐야 한다. 순수 2채널 하이파이냐 아니면 홈시어터 멀티채널이냐.그런데 어쩌다 재즈 클럽을 가거나 록 공연을 보면, 의외로 저역이 양도 많고, 펀치력도 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바로 그런 저역의 어택이 듣는 이를 흥분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이런 밸런스를 그대로 홈 오디오에 대입했다간 아마 따로 단독 주택을 짓지 않는 한, 대책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저역을 조여 놓으면, 또 오디오 하는 재미도 없다. 한 마디로 양날의 칼인 셈이다.본 기는 저역 재생용이다. 따라서 하이파이 유저 대부분이 별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본 기를 들으면 당연히 저역의 양이 엄청나져서 민폐를 끼칠 것이 확실하고, 가격이나 무게도 만만치 않아 이래저래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일례로 작은 방에서 시스템을 운용한다고 보자. 대개 저역 재생 문제 때문에 북셀프보다는 톨보이를 선호한다.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컨트롤되지 않은 저역은 괴로움만 안길 뿐이다. 특히 밤에 음악 감상할 때엔 계속 볼륨 크기에 신경이 간다. 그래서는 편안한 감상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별도로 서브우퍼를 운용하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무엇보다 원하는 양의 저역을 상황에 따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피커는 북셀프로 하고, 그 밑의 대역을 적절하게 넣고 빼는 일이 가능해진다. 물론 본 기의 쓰임새는 넓은 공간에서 펑펑 저역을 터트리고자 할 때를 상정하지만, 이런 역발상도 가능한 것이다.영국의 브릿지엔드에 소재한 렐(REL)이라는 회사는 서브우퍼 메이커로 특화된 곳이다. 그런데 단순히 홈시어터에서 저역을 보강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이파이 유저들에게도 유용한 하이 퀄러티의 저역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렐의 주장은 이렇다. 대개 미드 베이스라 부르는 50-90Hz 부근에 대부분의 하이파이용 스피커들이 집중하고, 그 밑의 대역은 끊어버린다는 점이다. 


 전설적인 BBC 모니터 3/5a가 70Hz 언저리에서 끊어지고, 노틸러스 805를 비롯한 대부분의 북셀프 스피커들이 50Hz에서 끊는 것을 보면 금세 수긍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체 주파수 대역의 일부만을 듣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른바 딥 베이스라 할 수 있는 50Hz 이하는 잊고 있는 것이다. 물론 톨보이로 오면 40Hz까지 내려오지만, 전술한 저역의 컨트롤 문제에 부딪히고 만다. 즉, 전체 대역을 다 커버하면서도 이웃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 기의 존재는 뭔가 특효약과 같다. 지브랄타 시리즈는 렐의 플래그십에 해당하고, 현재 G1과 G2 두 모델이 런칭되고 있다. 전자가 12인치 구경의 유닛에 600W의 클래스AB 파워로 구동되고, 후자가 10인치에 500W라는 차이를 제외하면 투입된 기술은 동일하다. 그 점에서 자신의 공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구조는 단단한 밀폐형으로, 바닥이나 옆벽에 일체 부담을 주지 않는다. 대신 여기서 발생하는 저역을 안에서 다 소화해야 함으로, 단단한 내부 보강재는 필수. 이를 위해 하드우드를 투입, 내구성을 높였다. 또 피아노 래커 마감은 고급 가구의 수준을 뛰어넘으며, 이는 집안 인테리어와 얼마든지 조화될 수 있는 부분이다.한편 클래스AB로 구성된 파워 앰프는, 일단 든든한 파워 서플라이가 안정적인 전원을 제공하고, 트랜스포머를 비롯한 각종 부품은 최상급만 골랐다. 심지어 클래스D 앰프와 연결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그라운딩의 문제도 동사 특허 기술로 해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자기 실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고마운 것은, 20-90Hz 사이에 원하는 대역을 선택해서 다른 스피커와 연계시킨다는 점이다. 북셀프의 경우 50Hz 정도가 좋고, 톨보이는 40Hz 정도가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집에서 사용할 경우, 이 수치는 조금씩 바뀔 수는 있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드비알레 앰프와 비비드 오디오의 G2를 동원했다. 워낙 저역 재생 능력이 탁월한 G2지만, 역시 본 기의 존재감이 빼어나게 다가온다. 우선 얀센이 연주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올린의 음에 여유가 생기고, 자연스런 통 울림도 느낄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무대 사이즈가 한결 커지면서 더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조수미의 '도나 도나'도 적절한 뱃심이 생기며, 더블 베이스의 리듬감도 증대한다.록으로 바꿔 핑크 플로이드의 'Goodbye Blue Sky'를 들어봤다. 장대하게 펼쳐지는 신디사이저의 음향 안에 이토록 엄청난 저역 성분이 있었는지 깜짝 놀랐다. 코러스가 나오는 대목은 마치 열 명쯤이 한꺼번에 부르는 듯하고, 기타 반주의 나른한 울림이 묘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다시 말해 중·고역이 훨씬 여유가 생기면서 디테일이 풍부해지고, 저역의 반응 역시 좋아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늘 저역 문제로 고민하는 애호가들에게, 이 기기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꼭 홈시어터에 국한하지 말고 사용 범위를 넓히라 제안하고 싶다. _글 이종학(Johnny Lee)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926-9085 가격 700만원   사용 유닛 30.4cm 카본 파이버  실효 출력 600W(클래스AB) 크기(WHD) 57.1×46.4×66cm  무게 49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