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ntosh MC275 50th Anniversary
한층 더 발전된 그들의 모습에 축배를 들다
2012-05-01 나병욱
검은 캡을 쓰고 있는 전원 트랜스와 아웃 트랜스는 예전부터 흉내 내기 쉽지 않은 트랜스이며, 독자적인 유니티 커플드 방식을 채용한 것으로 이번 제품을 위해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설계된 파워 서플라이는 대단히 큰 코어를 사용한 트랜스포머와 큰 용량의 캐패시터를 채용, 안정된 전원 공급으로 노이즈에 강하다.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슈퍼 미러 골드 마감으로 따뜻하면서도 고급스런 모습. 예전 블랙 & 크롬의 조금 차가운 모습보다는 한층 우아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큼직하여 튼튼해 보이는 바인딩 포스트 스피커 단자도 역시 금도금 처리되어, 사용하기도 편리하며 안정성도 뛰어나다. 그리고 MC275를 모노(패러럴)로 구동할 때 사용되는 점퍼 바도 금도금 처리하여 준비하고 있으며, 진공관 앰프에서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한 튜브 소켓도 세라믹 소켓에 금도금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현대 오디오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에 완벽을 기했다는 설명과 함께 시그널 입력 단자는 밸런스 1조와 언밸런스 1조가 준비되어, 입력 스위치 실렉터를 이용하여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스테레오와 모노를 선택할 수 있는 모드 스위치도 있으며, 같은 매킨토시 컴포넌트의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는 파워 컨트롤 단자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본 앰프를 켤 때 전원을 넣으면 4개의 출력관 KT88 진공관 앞에 위치한 3개의 12AX7A와 4개의 12AT7관이 프로 음향에서 사용되는 파워 서플라이처럼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점등이 되고 난 후 초록색의 LED 조명이 진공관 하부에서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초록빛의 불빛만 보아도 옛날 짝사랑하던 매킨토시 앰프가 생각난다고 고백했는데, 본 앰프의 LED 튜브 일루미네이션은 필자와 같은 마니아들을 겨냥한 특별한 설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매킨토시 C22 프리앰프와 연결하여 시청에 임했다. 보컬에서 목소리는 거침없이 쭉쭉 뻗어나가고 5극관 특유의 묵직함은 사운드의 무게 중심을 안정되게 한다. 고역 처리도 시원하게 뻗어주고 발음도 정확하게 들린다. 스테이지가 넓으며 깊이감도 깊게 느껴진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저음 파트의 선율이 빈약하지 않고 바이올린의 고역은 현이 철심이라는 사실을 말하듯 까실함과 시원함이 공존한다. 악기들의 질감은 확실하고, 파트들의 위치도 보이는 듯하여 좋았다. 즐겨듣는 재즈 음악에서 리얼한 현장감이 아주 좋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의 소녀처럼 생동감이 있고, 애써 미소 짓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정서를 보여주려 한다. 임프로바이제이션을 하는 연주자들의 표정을 읽을 수 있게 하여 상기된 얼굴을 보는 듯 실감을 느낄 수 있다. 진공관 앰프에서 또 하나의 매력이라면 관을 바꾸며 사운드를 튜닝한다는 것이다. GEC의 골드 모나크라던가, 골드라이온 또는 오리지널 MC275에 채용되었던 텅솔 6550으로 바꾸어가며 변화되는 사운드를 즐기는 것도 오디오의 특별한 재미 아니겠는가?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했다.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금 꿈틀거린다.
입력 임피던스 47㏀(RCA), 20㏀(XLR) S/N비 105dB 댐핑 팩터 22 이상 THD 0.5%크기(WHD) 54.6×21.6×30.5cm 무게 30.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