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mund Telos 154

혁신을 노래하는 골드문트의 크나 큰 음모

2012-04-01     신우진
 도저히 음이 잘날 것 같지 않은 공간에서 프로테우스는  빛을 발한다. 마치 오디오의 초고수가 조합한 듯 밸런스가 잘 맞는다. 골드문트가 사용자를 대신해서 환경에 맞게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해서 세팅해서 보내주면,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러면 마치 골드문트의 전지전능한 손길로 세밀하게 다듬어 놓은 것 같은 튜닝이 된다.  새로운 제품을 접할 때,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어떠할 것이란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골드문트 텔로스 154의 음색은 내가 생각한 그대로 변함없는 골드문트 특유의 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 앰프에는 내가 생각도 하지 못한 엄청난 골드문트의 음모가 숨어 있다. 154란 모델을 대충 살피고는 좌우 각 4채널 도합 8개의 텔로스 150의 파워 앰프 회로를 탑재하였다는 것을 통해 아마 이 앰프는 골드문트의 프로테우스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리어나 사이드 등을 울리기 위한, 이른바 멀티 채널 앰프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그리고 골드문트가 품고 있는 어마어마한 음모를 이제 슬슬 드러내기 시작하는, 말하자면 척후병에 해당되는 제품이란 사실에 주목해야 된다. 


 음색, 사실 이전작과 비슷하다. 여러 대의 150이라 생각해도 된다. 정작 중요한 것은 프로테우스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시작해야 된다. 이 골드문트의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어쩌면 지금 오디오의 한 장이 끝나고 시작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제조사와 수입원의 장황한 설명을 무시하고, 나의 경험과 생각대로 간단히 프로테우스 시스템을 살펴보면, 이것은 정교한 이퀄라이저와 룸 튜닝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요즘 나오는 디지털 앰프에 골드문트 스피커를 골드문트 케이블로 연결한 순정 조합에, 컴퓨터로 프로그래밍된 소스를 깔면, 각 유닛의 게인을 조작하여 평탄한 소리를 낸다(이 상태에서 더 비싼 케이블을 연결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이것은 어찌 보면 이퀄라이저와 비슷하다. 그리고 각각의 유닛에 딜레이를 걸어준다. 0.01초, 어쩌면 찰나의 시간이지만 한 스텝 움직일 때마다 음의 깊이감이 생기고 없어진다. 이것이 유닛별로 조절되며 배음이 생기기도 하고, 저역이 퍼지거나 조여지는 미묘한 차이가 발생한다. 내가 골드문트에 내 청취 공간을 알려주면, 그에 적합한 프로그램과 기기의 세팅 위치를 정해준다. 물론 최신 골드문트 풀 세트를 사야 되지만 말이다(프로테우스 프로그램상 더 숨어 있겠지만, 우리에게 노출되어 조정 가능한 항목은 게인과 딜레이이다).이 같은 스킴(Scheme)을 보면 오디오를 좀 했다는 사람에게는 아주 질색할 일이다. 인위적인 게인 조정과 게다가 딜레이까지. 물론 이전 고급 컴포넌트 전축에 사용하던 이퀄라이저나 이펙터와는 질적으로 다르지만, 우선 나도 고개를 갸웃한다. 하지만 좋은 환경이 아닌 오히려 도저히 음이 잘날 것 같지 않은 공간에서 프로테우스는 빛을 발한다. 마치 오디오의 초고수가 조합한 듯 밸런스가 잘 맞는다. 골드문트가 사용자를 대신해서 환경에 맞게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해서 세팅해서 보내주면,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러면 마치 골드문트의 전지전능한 손길로 세밀하게 다듬어 놓은 것 같은 튜닝이 된다. 어설픈 실력에 이것저것 하지 말고 그냥 골드문트에 맡기라는 말이다. 


 154는 이것보다 한 발 더 나아간 프로테우스 시스템이다. 좌우 4채널 앰프이지만, 이것으로 홈시어터를 울리지는 못한다. 입력은 오로지 디지털 입력 4계통이 있을 뿐이다. 오늘 154의 희생양은 소누스 파베르의 인기 모델 아마티 푸투라이다. 154는 아마티 푸투라를 울리기 위한 멀티앰핑 앰프이다. 독자는 아마 바이앰핑 모델인 스피커에 4채널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4개의 유닛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154는 아마티 푸투라의 네트워크를 뜯어내고, 각각의 유닛에 직결을 한다. 다시 설명하자면 실력도 안 되는 스피커 회사의 네트워크를 믿지 말고 골드문트가 각 유닛에 적합한 설정을 해줄 테니 사용하는 스피커의 뒤를 따고 직접 갖다 꽂으란 말이다. 즉, 154를 이용한 프로테우스는 과거 극소수의 오디오 마니아가 극한의 튜닝으로 울리던 각 유닛별 멀티앰핑을 골드문트가 대신해서 해준다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소누스 파베르에서 나는 특성보다 골드문트다운 소리가 더 많이 난다는 것. 하지만 소리는 당연히 더 좋을 수밖에 없다. 그냥 멀티앰핑만 해도, 모노블록으로 울리기만 해도 좋은데 골드문트가 각 유닛을 특성을 측정하고 파악해서 멀티로 튜닝까지 해준 것이니까. 말하자면 BMW나 벤츠가 어설프게 튜닝하지 말고 그냥 M 시리즈나 AMG를 사서 타라고 한다면 이해가 쉽게 되리라 생각된다.앞으로 각 유명 스피커에 맞춘 프로그램이 각각의 유닛 수에 맞는 앰프와 함께 나오게 된다. 마니아는 그냥 음악을 들으면서 미세 조정만 하면 된다. 스피커 회사도 유닛과 통만 제공하면 된다. 이것이 골드문트의 계획인 것 같다.너무도 좋은 소리를 내지만, 너무 심하다. 욕하면서 이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마음은 벌써 파라곤을 한 대 사서 골드문트로 멀티하면 어떨까 생각하면서도 왠지 서글프다. 내가 참 좋아하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에서 따온 낭만적 이름으로, 나도 이 소리가 좋아 십년 넘게 골드문트만 쓰고 있지만, 내가 너희에게 불을 줄 테니 더 이상 돌아다니지 말고 따뜻하게 음악이나 들으라는 프로테우스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될지 모르겠다. 기분 좋은 대접은 아니지만 불은 참 따뜻하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926-9085가격 수입원 문의  실효 출력 150W(8Ω), 275W(8Ω, 최대)  주파수 대역 20Hz-20kHz(±0.5dB)  디스토션 0.002% 이하 크기(WHD) 38.5×22×31cm  무게 2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