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ksan Xerxes + SME 3010R
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62
2012-03-01 김기인
저크시스는 본체와 전원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외부 전원부에서 33 1/3•45rpm을 선택할 수 있고, 스위치는 전원부 뒤편에 마련되어 있다. 저크시스는 리지드 타입이나 상판 하부에서 수평과 텐션을 조정할 수 있는 미세한 조정 댐퍼를 장착시켜 놓았다. 이 댐퍼 나사를 조정하면 상판 전체의 수평이 정밀하게 조정된다. 상판은 하부 및 옆 몸체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이 상판에 V자형 슬릿을 내어 2중 텐션 댐퍼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외부 플래터를 들어 올리면 내부 플래터가 보이는데, 독특하게 내부가 비어 있는 두랄루민 성형 플래터를 사용한다. 이는 외부 플래터에 관성 토크를 더 주면서 중심축 진동 전달을 막는 동시에 밀도를 달리한 플래터 2중 구조에서 공진 패턴을 개선하려는데 목적이 있다.저크시스의 중심축은 일반 축에 비해 대단히 얇아 직경이 5m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아마 턴테이블 중 가장 얇은 구조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마찰 계수를 최소화해 축의 진동을 레코드판에 전달시키지 않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상부 레코드를 놓는 축받이에도 캡을 씌워 레코드를 안착시킨 다음에는 캡을 빼 플래터 축의 진동을 레코드에 전달시키지 않으려는 세심한 배려를 했다. 상부 매트는 순수한 양모이며, 이 양모 위에 중심 캡이 자리한다. 모터의 회전 방식도 독특한데, 매우 진동이 적은 소형 싱크로너스 모터를 모터 센터 축받이 하부에 축을 두고 모터 자체가 움직이도록 설계해 스타트 회전력을 향상시키고 진동을 억제시키는 2중 구조이다. 모터가 작은 편이지만 플래터를 회전시키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이 작은 모터로부터 생성된 플래터 토크지만 그 뻗침이나 투명도, 음악성은 가히 발군이라 말할 수 있겠다.린이 약간 냉철한 해상력을 보이며 투명도가 상승되었다면, 록산은 온화한 해상력에 자연스러운 투명도와 질감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알테미즈 암에서 가장 섬세한 질감과 뻗침이 생성된다면, 3010R의 경우는 더 온화하고 뻗침이 약간 누그러든 온도감을 강조한다. 3010R과의 상성도 나름 독자적인 개성이 있으며, 다이내믹한 맛이 부족하다면 SME-시리즈 V 암을 장착하면 확 트인 음색을 경험할 수 있다. 알테미즈의 경우 암의 내구성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꺼려하는 마니아도 있지만, 매칭 면에서는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 스턴 게츠의 LP를 록산 저크시스 턴테이블과 동사의 시라즈(Shiraz) 카트리지로 들으면 그 뻗침과 자연스러움이 아날로그의 극단을 보여준다고 해도 될 만큼 훌륭하다.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그 안에는 아날로그를 위한 모든 배려가 마련되어 있다고 할 만큼 훌륭한 턴테이블이다. 가장 저렴한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부족함이 없는 턴테이블이다. 구형이라도 벨트만 갈고 조정만 잘하면 항상 안정된 사운드를 들려주는 명기로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