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key Heracles Phono Cable
반드시 사용해 봐야 할 케이블이 등장했다
1960년대 흑백 영화 시절 <마의 계단>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정원이 넓은 병원에서 일어난 간호사 실종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영화였는데, 나는 아직도 한국 미스터리 영화 중 그를 능가하는 작품을 본 적이 없다. 오래된 흑백 영화인지라 지금 보기는 힘들지만 근래 케이블에서 딱 한 번 방송했다. 당시 유명 영화 평론가 이영일 선생의 신문 평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이런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한국 영화의 미래는 없다.’
나는 지금 시청기 헤라클레스 포노 케이블에 대해 감히 똑같은 얘기를 하고 싶다. 오디오 애호가로 턴테이블을 경애하는 분이라면, 웬만한 아날로그 시스템을 갖춘 분이라면 쌈짓돈을 털어서라도 이 케이블을 써 보시라. 놀랄 것이다. 이런 괴이한 충격은 오디오 인생을 통틀어 몇 번 만나지 못할 것이다.
이 케이블은 내 과문을 부끄러워 한 오원기라는 노장이 만든 제품이다. 나는 디지털이나 AV 쪽에는 무지한 백면서생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 수밖에 없다. 엉뚱하게도 연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투자 전문가였던 그 분은 젊어서부터 홈시어터에 빠져들어 삼성동 자택 지하를 6개월이나 뜯어 고쳐 전용 극장으로 만들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AV 소스기기는 내세울 만한 고급 제품이 없다. 그래서 이쪽 애호가가 되면 별 수 없이 좋은 부품만으로 컴퓨터를 조립, 전용 기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내·외부에 여러 종류의 LAN이나 SATA 케이블이 들어간다. 우연히 일반 컴퓨터용의 싸구려 그 케이블들이 AV에 결정적 영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말았다. 영락없이 아날로그의 카트리지 이상의 영향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자 세계의 케이블들을 총 수집, 별의별 실험을 거쳤고 세계의 모든 전문 논문을 수집, 연구 분석하는 세월이 5년여. 드디어 AV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LAN 케이블, SATA 케이블 전문 제작사 원키 프로덕션을 설립, 자신이 만든 AV 기기와 함께 2017년 국내 오디오 쇼에 출전한다. 생소한 제품이었던 탓으로 굉장한 호평을 받았지만 결국 국산 무명 케이블이라는 장애에 부딪힌다. 일반적 현상이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마니아들 세계에서 입소문이 나는 것은 필연적. 지금 그 세계에서는 열렬 추종 세력이 형성되어 어떤 케이블은 투자를 받아 제작하기도 한다.
제품은 당연히 주문 제작을 포함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는데, 주력은 LAN과 USB 케이블이고 가격은 100만원대에서 3천만원대까지 있다. 모두 수많은 연구와 실험으로 태어난 제품들이다. 그는 지금도 세계의 데이터를 찾고 그 논문을 바탕으로 다시 치열하게 기술력을 접목, 이제 이 세계에서는 군계일학의 경지에 올라와 있는 수준. 그런 디지털 케이블을 집중 개발하면서 그 과정에서 기술력을 접목한 RCA 케이블도 만들어 냈다. 지난 호 리뷰와 이번 리뷰의 케이블은 RCA 케이블로 사용할 수 있는 포노 전용 케이블이다. 다만 포노단은 소출력으로 더 민감하기 때문에 실드를 더 보강, 험을 원천 차단했다.
이쪽 세계는 독자적 기술의 세계이기 때문에 상세한 기술은 말하기 어렵다. 특허를 내면 당장 등록이 될 신기술도 여럿이지만 그는 특허 낼 필요가 없다고 장담한다. 가르쳐 줘도 못 만든다고 장담하고 있기 때문.
평범해 보이지만 선재는 당연히 세계 일류급이며 실드 효과는 100%. 최고의 고가 릴 카본을 사용, 초미세 진동을 차단하고 정전기도 100% 방지한다. 거기에 특수한 원키 메터리얼을 1.5mm 두께로 도포한다. 이로써 노이즈가 완전 제거된다. 이 물질은 무조건 도포하는 것이 아니다. 정밀하게 조절하는데 그 역시 노하우급이다. 추가되는 물질도 노이즈 및 차폐에 중점을 둔 비전도성 물질 2가지가 더 있다. 4배 이상의 가격대 제품과 비교해도 자신이 있다고 제작자는 장담하고 있다.
여담으로 동사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결정적인 제품은 포세이돈(Poseidon)이라는 정전기 제거 제품과 제우스(Zeus) #5라는 LP 세정액인데, 세정액은 세척력이 완벽해 낡은 라이선스 LP도 마치 신품 원반처럼 들린다는 평가가 있으며 한 통만 구입하면 몇 년간 수백 장을 간단히 클리닝할 수 있다.
시청기는 처음에는 별 감흥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사정을 구하고 자택까지 들고 갔다. 30시간 정도 에이징을 해야 절반 정도의 성능이며, 100시간이 기본이고, 3개월 정도에 90% 성능이 나오기 때문. 에이징이 절반쯤 되었어도 소감은 놀랍다. 마치 10년쯤 탄 낡은 포터 트럭이 6기통의 번쩍이는 고급 승용차로 바뀌는 느낌. 놀라운 입체감이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이며, 깊고 생생하며 그윽해진다. 여기에 세척제를 사용해 보니 웅덩이나 스크래치에 빠져 나가지 못했던 LP도 그냥 타고 넘어가 버린다. 기이하다. 차원이 다른 케이블과 세척제가 등장했다. 거듭 감탄하고 또 감탄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