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man P-100 Centennial
럭스만 100주년 첫 번째 축포는 헤드폰 앰프
결국 달성했다. 오디오에서 100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는 바가 큰데, 이 어려운 것을 결국 해냈다. 일본으로 따지면, 데논, 그리고 이번 럭스만(Luxman) 정도가 결승점을 통과한 셈인데, 오디오 취미를 가진다면, 이들의 역사에 박수를 보내줘야 마땅하다. 개인적으로 오디오는 확실히 역사가 주는 존재감이 대단한데,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일수록 일단 잔고장이 적고,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 일단 만듦새부터가 차이가 난다는 것. 그런 럭스만은 지금까지 멋진 기념작들을 줄곧 선보여 왔는데, 그 완성도가 100주년이라면 얼마나 뛰어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헤드폰 앰프를 시작으로, 인티앰프, SACD 플레이어까지 하나둘 순차 공개되었는데, 이번에 국내 소량 입고된 P-100 센테니얼(Centennial)을 먼저 들어봤다.
일단 센테니얼의 첫 시작이다. 센테니얼이라는 이름 자체도, 사실 100주년이라는 뜻. 사실상 100이라는 숫자가 두 번 들어가는 셈이다. P-100 헤드폰 앰프가 첫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 L-100 인티앰프, D-100 SACD 플레이어 등 이른바 센테니얼 제품군들이 준비되어 있다. 센테니얼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P-100이 단연 첫 출시였던 만큼, 가장 크게 주목 받았는데, 성능이나 스펙 모두 확실히 기념작다운 특별함을 보여준다.
사실 럭스만의 헤드폰 앰프 역사는 그 옛날 P-1부터 시작되는데, 럭스만의 상징과도 같은 ODNF를 적극 활용하며, 성능 좋은 헤드폰 앰프의 진면모를 보여주었다. 다음 플래그십으로 P-750u를 내놓기도 했는데, 역시 한층 더 발전한 ODNF 4.0 및 LECUA를 탑재하며, 멋진 레퍼런스 사양을 그려냈다. 물론 그 후로도 P-750u MK2 버전도 소개되며 연혁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번 P-100 센테니얼은 드디어 헤드폰 앰프 최초로 ODNF 시대를 과감히 걷어내고, 새로운 세대의 증폭 피드백 엔진 LIFES를 탑재하게 되는데, 사실 이번 100주년 기념작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LIFES는 수없이 진화해온 ODNF의 기본 철학을 그대로 계승한다. 기본 원리는 왜곡 성분만을 피드백시켜, 소리의 선도를 높이고, 배경을 더 깨끗하게 만든다는 것인데, 결국 하이엔드에 걸맞은 투명함과 디테일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를 위해 전압 증폭단에는 새롭게 고성능 FET를 투입했고, 장기간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고음질 부품들만을 선별해 적용했다. 여기에 대한 수치도 공개하고 있는데, LIFES는 ODNF 대비 왜곡을 약 절반 수준으로 낮췄고, S/N비 역시 3dB 이상 개선됐다고 한다. 실제 한없이 깨끗한 배경이나 선명도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인데, 100주년의 첫 제품으로 선택한 이유가 다 있었다.
디자인은 역시 이전 P-750u보다 확실히 체급이 커진 모습. 높이도 이제 거의 14cm로 레퍼런스기다운 위용을 보여준다. 사실 높이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액정 탑재에 있다. 사실 그동안은 굳이 액정이 필요한가 하며, 액정 쪽을 아예 배제했지만, 드디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시인성 좋은 대형 7 세그먼트 LED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볼륨을 시원시원하게 3자리 표시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스루 출력, 밸런스 출력 시의 모드 전환, BTL, 볼륨 리미트 기능의 상태를 LED 인디케이터가 표시해준다.
럭스만의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역시 볼륨단. LECUA로 대표되는 기술은 대략 20년 이상을 발전시켜왔는데, P-100에는 LECUA-EX를 본격 도입했다. 기본 구조는 기존 기계식 볼륨에서 흔히 느껴지던 접점 오차나 미세 음량에서의 좌우 레벨 편차를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의 IC 제어 구조를 채택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한층 더 콤팩트화를 추구하며, 정밀한 위치 감지를 위한 가중 회전 메커니즘을 적용한 고정밀 로터리 엔코더까지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핵심 IC를 업그레이드해 0.5dB 단위로 200단계의 조절 범위를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 앞서 말했듯 디스플레이를 적용하여 눈으로도 보인다.
헤드폰 앰프 본연의 임무도 확실하다. 정밀 설계의 개별 부품을 사용한 4개의 독립적인 파워 앰프 블록을 결합, LIFES 앰프 피드백 엔진을 최대한 발휘한 완전 밸런스드 헤드폰 출력으로 완성되었다. 밸런스 출력은 BTL(브리지 연결 부하) 방식으로 동작한다. 음악 신호의 양극과 음극을 각각 독립 증폭한 뒤 결합하는 구조로, 채널 분리도와 정위감을 크게 향상시키고 상호 변조 왜곡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된 모습이다. 전원 제어 능력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돼, 복잡한 신호에서도 소리가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 언밸런스 출력에서는 병렬 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좌우 채널마다 두 개의 앰프 회로를 묶어 출력 전류를 두 배로 확보함으로써, 언밸런스 연결에서도 충분한 구동력과 제어력을 제공한다. 또한 4.4mm 또는 4핀 XLR 밸런스 단자 사용 시, 스위치를 통해 좌우 접지를 독립시키는 병렬 언밸런스 모드로 전환할 수 있어, 헤드폰 성향에 따른 세밀한 선택이 가능하다. 여기서 좀더 투자해서 P-100 센테니얼 두 대에 헤드폰 좌·우 케이블을 각각 3핀 XLR 단자로 연결하면 병렬 BTL 밸런스 구동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 구성에서는 총 8개의 앰프 블록을 모두 활용해, 채널당 전류 출력을 무려 두 배나 끌어올릴 수 있다. 헤드폰 출력 구성 역시 폭넓다. 6.3mm 언밸런스, 4핀 XLR, 4.4mm 밸런스 출력은 물론, 듀얼 유닛 운용을 위한 3핀 XLR 단자까지 갖춰, 여러 헤드폰들을 범용성 높게 최적 매칭시킬 수 있다.
그라도 시그니처 S950과 연결해서 간단히 음악을 들어본다. 우선 시작부터 느껴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투명도와 깨끗함. 보통 이런 성향의 헤드폰 앰프들이 너무 차갑거나, 배음이나 배경 자체를 확 죽여서 굉장히 답답한 느낌이 줄 때가 많은데, P-100 사운드는 고급미 넘치는 부드러움과 윤기가 예술처럼 피어오른다. 실제 S950의 기본 성능을 몇 배나 올려주는 느낌인데, 디테일과 해상력이 좋으면서도, 이렇게 매력적인 질감까지 살려주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일단 음의 밸런스 자체가 확실히 정돈된 느낌.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음장감이나 깊숙하게 전해지는 저음의 파도, 그리고 세상 깨끗하게 뻗는 고음의 색깔까지, 이 이상의 무대가 존재할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이 새로움이다. 텁텁함이 1도 없는 보컬과 악기들의 합주에 한참 빠지다가도, 거대하게 밀어치는 대편성에서도 소름과 감동의 포인트를 여럿 등장시킨다. 특히 고음질 음원들의 그 현란함과 복잡함조차도 굉장히 여유롭고 아름답게 표현해낸다. 평소 같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뻔한 세세한 디테일과 약음의 표현까지 모든 것이 대만족. 이제 이 헤드폰 앰프를 빼놓고,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자문하게 될 시간이다. 100주년에 걸맞은 역대급 헤드폰 앰프의 출현이다.
구성 헤드폰 앰프
헤드폰 출력 6.3mm, 4.4mm, 4Pin XLR, 3Pin XLR
실효 출력(Unbalance) 4W(8Ω), 2W(16Ω), 1W(32Ω), 53mW(600Ω)
실효 출력(Balance) 8W(16Ω), 4W(32Ω), 213mW(600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2
스루 아웃 RCA×1
입력 감도/입력 임피던스 1V/14㏀(Unbalance), 2V/28㏀(Balance)
S/N비 117dB(Unbalance), 119dB(Balance)
THD 0.0025%(Unbalance), 0.0015%(Balance)
파워 트랜스포머 OI×2, EI
크기(WHD) 44.6×13.6×40.1cm
무게 19.7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