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 SR-009S
정전형 헤드폰으로 이룩할 수 있는 최상의 무대
아무리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이 발전해도 유선 헤드폰을 따라가기는 힘들다는 것을 음악 좀 들어 본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헤드폰 앰프로 완벽하게 구동해 낸 유선 헤드폰의 사운드는 하이파이 시스템의 스피커 수준의 한 차원 높은 감동을 줄 때도 있다. 또 하나 무선 헤드폰이 못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정전형 헤드폰이다. 다이내믹 헤드폰과 달리 정전형 헤드폰의 경우 블루투스 헤드폰으로는 전혀 만날 수가 없기도 하고, 그리고 태생부터 정전형 헤드폰 고유의 사운드는 반드시 거치형의 전용 헤드폰 앰프와 함께할 때만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정전형 헤드폰은 일반적인 다이내믹 헤드폰과 다르게 매우 얇은 박막 다이어프램에 높은 바이어스 전압을 걸어 놓고, 동일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2개의 전극에 음향 신호를 푸시풀로 입력해 정전기의 반발·흡인력으로 다이어프램을 정밀하게 진동시켜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일반 헤드폰과 다르게 구동하려면 높은 바이어스 전압을 공급해야 해서 반드시 전용 앰프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 휴대용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은 정전형 헤드폰하면 저절로 뇌리에서 떠올리게 되는 것이 스탁스(Stax)다. 일본의 스탁스는 그야말로 정전형 헤드폰의 산증인인데, 스탁스는 그 역사가 80여 년이고 SR-1로 시작된 스탁스 정전형 헤드폰의 역사는 1960년부터로 이제 60년이 훨씬 넘어섰다. 그래서 그 누구라도 정전형 헤드폰하면 저절로 스탁스를 떠올릴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스탁스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에도 현역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최근 그들은 SRS-X1000(SR-X1 헤드폰과 SRM-270S 헤드폰 앰프)이라는 가장 경제적인 정전형 입문 시스템을 소개했고, 그전에는 SR-X9000이라는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선보였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최고라는 두 글자만 있어도 너무나 충분한 헤드폰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SR-009에서 업그레이드된, 스탁스의 이전 플래그십 모델인 SR-009S 헤드폰이다. 사실상 정전형 헤드폰의 끝판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SR-009S의 핵심은 기존 MLER이 MLER2로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MLER(Multi Layer ElectRodes)은 멀티 레이어를 결합시킨 전극을 뜻하는데, 저공진 설계를 중심으로 음파의 투과율을 높인 것이 특징. 이것이 2세대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작은 구멍들을 더욱 매끄럽게 가공했는데, 이를 통해 공기 저항을 줄이고 소리의 투과성을 향상시켰다. 실제 확대 사진으로 보면 한층 더 미세하게 가공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새로운 가공 처리가 소리에 꽤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온다고 하니 놀랍다. 또한 금 도금을 추가해 공진을 최소화하고 전기 저항을 감소시켜 음의 선명함과 질감도 높였다. 실제 SR-009와 비교해 보면, 은색에서 금색으로 변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무게 역시 전작에 비해 조금 줄어들었다.
MLER2 외에도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라는 새로운 고분자 소재를 사용해 초박막 다이어프램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고품질 사운드와 강성 및 경량을 실현하기 위해 정밀 기계 가공을 통해 제작된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적용했다. 프레임 등에도 알루미늄 소재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은으로 코팅된 고품질 6N OFC 케이블을 채용해 신호의 순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장인의 손으로 정성스럽게 제작된 환상적인 착용감의 양가죽(피부 직접 접촉하는 부분) 이어 패드와 10단계 조절이 가능한 인체 공학적인 헤드 밴드 등이 적용되어 오랫동안 착용해도 좋을 정도다.
SR-009S의 주파수 응답은 5Hz-42kHz로 광대역이며, 정전 용량 110㎊(케이블 포함), 임피던스 145㏀(케이블 포함), 감도 101dB, 최대 음압 118dB의 스펙으로 되어 있고, 구동 시 DC 580V의 바이어스 전압이 필요하다.
이 헤드폰을 듣기 위해 준비된 동사의 헤드폰 앰프 SRM-T8000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보면, 이 기기는 스탁스의 플래그십 헤드폰 앰프로 그 규모나 크기가 남다르며 굉장히 고급스러운 하이엔드 인티앰프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수준이다. SRM-T8000은 진공관과 반도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구성의 제품이며, 초단에는 고음질로 정평 있는 6922 쌍3극관 2개를 채용했고, 출력단은 클래스A 구성의 반도체 회로가 담당한다. 그리고 진동 및 외부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 독립 기판으로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진공관에 진동 방지용 댐퍼와 실드 커버를 사용해 진동과 노이즈에 철저히 대비했다. 입력에서 출력까지 커플링 콘덴서가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도 하다. 내부는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중심으로 부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데, 음질, 성능 및 환경에 맞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다양한 고급 전자 부품을 사용했다.
스탁스에서 자신의 헤드폰을 이어 스피커라 호칭하는 것처럼 SR-009S는 정말 잘 구성된 하이파이 시스템에서나 들을 법한 완성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헤드폰으로는 어쩌다 가끔 느낄 수 있는 이런 최고의 무대를 이 SR-009S가 툭 만들어 준다. 이런 수준이라면 주변 눈치 볼 일 없이 하이파이 시스템 대신 스탁스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정답 아닐까 싶을 정도. 사운드 특징은 우선 굉장히 자연스럽고 입체적이며 자극 없이 부드러우면서도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고·중·저역 모두에서 부족함을 찾을 수 없으며, 복잡한 편성의 음원에서도 흐려지거나 뭉개지는 느낌 또한 찾을 수 없다. 대단한 해상도는 역시 스탁스라는 느낌. 하이파이를 위협하는 헤드파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유닛 타입 푸시풀 일렉트로스태틱, 오픈형
임피던스 145㏀
음압 101dB
주파수 응답 5Hz-42kHz
일렉트로스태틱 커패시턴스 110㎊
이어 패드 리얼 래더
바이어스 전압 DC 580V
케이블 Silver-coated 6N OFC
무게 583g(케이블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