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00 PSLT & Luxman L-509Z · D-10X

환상의 파트너, 서로의 장점이 최고의 시너지로

2025-12-10     김문부

요즘 자주 듣는 시스템이다. 어느 정도 테스트하기 전 가장 기본이 되는 하이엔드 사운드를 가늠하기에 딱 좋은 조합이다. 이들 조합의 특징이라면, 일단 정확함과 세밀함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주는데, 흐트러짐 없는 하이엔드 사운드라면 딱 이들이 생각날 만큼, 누구나 생각하는 그 하이엔드 그레이드를 멋지게 보여준다. 바로 영국 대표와 일본 대표가 만나는 시스템인데, ATC와 럭스만의 조합이다. 이름만 들어도 소리가 상상되지 않는가. ATC의 초 베스트셀러 SCM100 PSLT 스피커와 럭스만의 새로운 세대 주력기 L-509Z 인티앰프와 D-10X 소스기기를 매칭해 보았다.

우선 ATC SCM100 PSLT. 사실 ATC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모델명이자, 디자인 레이아웃이다. 특유의 각지고 남성적인 ATC를 가장 잘 보여주면서도, 3웨이의 웅장함이 시선을 강탈하는 모습이,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다. 요즘 여성적인 우아한 곡선과 유려함이 확실한 대세가 되어가고 있지만, 사소한 진동에는 흔들림조차 없을 듯한 이런 무뚝뚝한 남성적 우직함이 생각날 때가 있다. 실제 SCM100 PSLT의 무게는 58.5kg. 혼자서는 움직일 엄두조차 나지 않는 체급이다.

유닛 구성은 자주 보아오던 3웨이 3스피커의 ATC 표준. ATC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그 거대한 다이내믹과 단단한 저음을 품어줄 31.4cm 우퍼가 맨 아래에 자리한다. 같은 저음이라도 ATC로 들으면 다르다는 것을 요즘 많이 깨닫고 있는데, 앰프만 받쳐준다면, 이게 가장 사실적인 저음이었다는 것을 대번에 캐치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바로 위에는 7.5cm ATC표 미드레인지도 진득한 광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ATC스러운 사운드의 중심이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뭔가 쫀쫀한 중음의 매력이 음악을 멈출 수 없게 한다. 트위터는 ATC에서 직접 설계·제조한 2.5cm 유닛이 담겨 있는데, 유닛 제조사로서의 ATC의 역량을 가장 잘 보여준 최종의 완성작이다. 이를 통한 주파수 응답은 35Hz-22kHz. 탁월한 저음 특성과 정확한 고음의 역량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레퍼런스 스펙을 보여준다. 감도는 88dB로 책정되어 있으며, 임피던스는 8Ω, 크로스오버는 380Hz와 3.5kHz로 세팅된 모습. 출력은 일단 100W부터 권장한다고 나와 있긴 한데, 31.4cm 우퍼와 7.5cm 미드레인지의 ATC 성능을 온전히 즐기려면, 역시 출력 이상으로 탄탄한 구동력을 보여줘야지만 멋진 결과물을 낼 수 있다. 럭스만 L-509Z가 딱 120W(8Ω), 240W(4Ω) 출력을 내주는데, 실제 스피커를 걸어보면, 구동력이 의외로 상당한 제품이다.

L-509Z는 역시 이전 X 버전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Z라는 새로운 옷을 입은 시리즈이다. 이번 Z 시리즈의 가장 큰 변화라면, 기존 여러 세대를 거친 ODNF가 이제 새로운 LIFES로 대체된 것인데, Luxman Integrated Feedback Engine System이라는 직관적인 뜻을 품고 있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은 이전 X 버전과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당연히 내부 스펙이나 엔진 자체 업그레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간단히 눈에 보이는 직관적인 변화를 굳이 찾아보면, 7세그먼트 LED라든가, 미들 톤 컨트롤 노브, MM, MC-H, MC-L의 카트리지 노브, 4.4mm 헤드폰 단자 정도가 추가된 모습.

출력 쪽은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에 의한 3단 달링턴, 4 패러럴 푸시풀 구성을 채용, 앞서 말한 120W(8Ω), 240W(4Ω)로 완전한 2배의 리니어리티한 특성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LIFES라는 새로운 세대의 기술이 핵심인데, 당연히 엔진 자체가 바뀐 만큼 당연히 훨씬 더 진보된 성능 업그레이드가 중심에 있다. 기본 개념은 입력된 음악 신호를 주 앰프에 피드백하지 않고 뛰어난 정적 특성을 실현하고, 무귀환 회로와 같은 자연스러운 음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새로운 버전으로 넘어 오면서 회로 전체를 더욱 심플하게 재구축하면서도, 왜곡을 현저히 줄였다는 것이 핵심이다. 볼륨단은 고정밀도의 로터리 엔코더와 신개발의 중량 회전 기구를 조합한 LECUA-EX를 새롭게 탑재했는데, 음질 열화 개선은 물론, 한층 자연스러운 조작감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600VA의 EI형 커스텀 트랜스를 중심으로, 신개발의 블록 콘덴서를 10,000㎌ 8개 투입, 가장 전통적인 럭스만의 전원 회로를 완성해냈다. 당연하게도 ATC를 구동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이런 탄탄한 전원부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것이다.

럭스만의 주력 소스기기 D-10X도 스펙 좋음을 보여준다. 새롭게 개발된 오리지널 디스크 트랜스포트 메커니즘, LxDTM-i를 탑재하여, 좋은 메커니즘의 기본기가 확실히 돋보인다. 전체 메커니즘을 8mm 두께의 알루미늄 사이드 프레임과 5mm 스틸 톱 플레이트의 견고한 박스가 커버하는데, 당연히 미세한 공진까지 완벽히 차단한다는 정밀 가공의 출발점이다. 기존 블래킷 지지 방식에서 프레임 일체형 조립 구조로 바뀌면서, 디스크 판독의 안정성과 정밀도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럭스만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ODNF 기술은 최종 진화형 ODNF-u를 적용했으며, 풀 밸런스 구성으로 왜곡을 철저히 배제한 모습. 전원부 쪽도 이전 플래그십 D-08u보다 무려 27% 증대된 전원 트랜스를 채택하고, 각 회로별로 독립 레귤레이터와 대용량 블록 콘덴서를 투입했다. 디지털 회로는 로옴 사의 최신 칩셋 BD34301EKV를 듀얼로 구성해, PCM 32비트/768kHz, DSD 22.4MHz까지 대응한다. 또한 MQA 풀 디코딩은 물론, MQA CD 재생까지 완벽히 지원하는 사양. 정밀 클록 모듈 역시 탑재되어 지터를 억제하고 노이즈를 극적으로 줄여,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정확한 신호 전달을 보장한다. 입력 단자는 광 2조, 동축 1조, USB B 하나를 갖추고 있으며, 출력은 광 및 동축 각각 한 조씩, 아날로그는 RCA와 XLR 모두 지원해 플래그십다운 완벽한 확장성을 확보했다.

실제 사운드는 역시 ATC. 특유의 단단함과 정확함이 실제 음원 그대로의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왜 프로 쪽에서도, 하이파이 쪽에서도 ATC를 애정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는, 그 무대 능력을 들어보면, 다시는 이전 스피커로 돌아갈 수 없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저음의 다이내믹이 단단함을 넘어서, 심장을 뒤흔드는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거기에 진득한 중음이 떠오르면, 천국이 따로 없다. 들으면 들을수록 럭스만의 세밀하고 아날로그적인 음의 표현력도 드러나는데, 그 그레이드가 상당하다. 역시 음악은 자극 없이 자연스럽게, 하지만 선명하고 명확하게 라는 하이엔드의 기본기를 멋지게 그려낸다. 클래식 대편성은 더 이상의 무대가 필요 없을 정도고, 실연 같은 보컬의 무대감은 감동에 자리를 쉽게 뜰 수 없게 만든다. 확실히 럭스만이 음악을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한데, 억지스러운 대역 강조 없이도, 이렇게 음악을 아름답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앰프 능력을 그대로 내주는 ATC, 거기에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줄 줄 아는 럭스만, 서로 잘 어울릴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ATC SCM100 PSLT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1.4cm,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Hz, 3.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W/m   권장 앰프 출력 100-1500W   크기(WHD) 42.8×116.7×58.1cm   무게 58.5kg

Luxman L-509Z
실효 출력 120W(8Ω), 240W(4Ω)   아날로그 입력 RCA×4, Phono×1, XLR×2   프리 아웃 지원(2)   메인 인 지원   스피커 A·B 지원   주파수 응답 20Hz-150kHz(-3dB), 20Hz-20kHz(±0.5dB, Phono)   볼륨 조정 LECUA-EX   앰프 회로 LIFES 1.0   THD 0.006% 이하(8Ω, 1kHz)   트랜스포머 EI 600VA   댐핑 팩터 330   톤 컨트롤 베이스/미드/트레블   헤드폰 출력 지원(4.4/6.3mm)   크기(WHD) 44×19.3×46.3cm   무게 29.4kg

Luxman D-10X
CD·SACD·MQA CD 지원   DAC ROHM BD34301EKV×2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1, USB B×1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USB 지원 PCM 32비트/768kHz, DSD 22.4MHz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5Hz-20kHz(CD/+0, -1dB), 5Hz-38kHz(SACD/+0, -3dB), 5Hz-47kHz(USB/+0, -3dB)   S/N비 125dB(CD/USB), 121dB(SACD)   THD 0.0018%(CD), 0.001%(SACD), 0.0015%(USB)   출력 레벨 2.4V, 1.3V(SACD/DSD)   크기(WHD) 44×15.4×41.8cm   무게 22.4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