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NOTE M-3X

새로운 X 마크, 더 강력해진 출력의 힘

2025-11-06     성연진

일본 소울노트(SOULNOTE)의 플래그십 모노블록 파워 앰프, M-3은 기존 일본 브랜드 특유의 중·고역 위주 사운드와는 전혀 다른,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과 녹음에 담긴 음을 하나도 모호하게 만들지 않는 선명도와 역동성으로 단번에 새로운 하이엔드 앰프 세계의 존재감을 만들어 냈다. 특히 페어 매치로 짝을 이루는 프리앰프 P-3과 시스템을 구성하면, 녹음에 담긴 연주자의 에너지를 가감 없이 들려주는 사운드로 이른바 동급 최강 시스템이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바로 출력 부분. 물리적 용량과 체구에 비해 대형 저 임피던스 스피커들과 매치시키면 출력의 한계로 인해 본연의 장점을 완벽히 쏟아내기 어려웠던 것. 이는 하이엔드 세계의 몬스터급 파워 앰프들과 경쟁하기에는 한계점으로 지적되었다. 제작자인 가토 히데키 씨는 소울노트 특유의 논-피드백과 시간축의 정교함을 최우선시한 하이스피드 논-피드백 설계의 뼈대를 잃지 않으면서, 출력을 배가시키는 해법을 연구했다. 결국 M-3의 전류 출력을 2배로 늘린 새 파워 앰프를 내놓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번 리뷰 제품 M-3X이다.

신작 M-3X는 오리지널 모델 M-3과 모든 것이 동일하되, 추가적으로 전류 용량을 배가시킨 모델이다. 쉽게 말해서 파워 앰프 히트싱크에 장착된 최종 출력단 트랜지스터가 2배 많다는 이야기. 따지고 보면, 왜 소울노트는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앞서 언급한 소울노트의 설계 사상 때문이다. 가토 히데키 씨는 주파수 응답 특성, 재생 대역폭 같은 주파수 스펙은 혐오하는 인물이다. 소리가 좋으려면 계측기의 주파수 스펙을 좋게 만들기보다는 시간축 상에서의 신호의 변화를 원본과 동일한 형태로 ‘가장 빠르고 정확한 폼으로 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늘 주장해왔다. 그래서 앰프 회로나 전원 정류 회로에 일절 피드백이 없는 논-피드백 설계의 회로를 고안해낸 것이 바로 소울노트의 레퍼런스 회로인 Type-R 회로이다. M-3은 이 Type-R 회로를 극단적으로 구축하여, 최단 거리의 신호 경로와 입력 신호에서 출력 신호 사이에 10개의 저항과 4개의 트랜지스터만 투입하는 파워 앰프였다. 진공관 앰프로 치면 싱글 3극관 푸시풀 앰프인 셈으로, M-3은 딱 1쌍의 출력 트랜지스터만 있었다. 소리의 생동감과 선명도 등은 단연 최고였지만, 한 쌍의 트랜지스터로는 수십 개의 트랜지스터들이 즐비한 몬스터급 파워 앰프들에 비해 출력의 한계는 분명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M-3 파워 앰프 1대에는 1600VA 사양의 전원 트랜스포머와 이에 걸맞은 전원 콘덴서의 강력한 전원부가 이미 탑재되어 있음에도, 출력단이 그 용량을 여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유는 딱 하나. 출력 트랜지스터 개수가 많아지면, 트랜지스터들마다 실제 증폭율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축 상에서 신호의 증폭 정도가 조금씩 달라서 최종 증폭 신호의 음이 흐릿해지게 만든다는 이유였다. 복사기로 서류를 여러 번 복사하면, 복사본들이 미묘하게 다르게 나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가토 히데키 씨는 M-3X를 위해 출력단 회로를 2쌍을 늘리되, 기존 업체들처럼 단순히 1쌍의 출력 트랜지스터를 병렬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두 쌍의 출력 트랜지스터가 완벽히 동일한 증폭률로 동작하여, 시간축 상의 흐릿함을 만들지 않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소위 유클리드 거리 공식을 사용하여, 실제 트랜지스터의 증폭도를 일일이 측정, 똑같은 전류 증폭률을 갖는 출력 트랜지스터들로 매치시켜 동작시키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시간축 상의 증폭도가 동일하게 이루어져 2배의 출력 상승을 구현하면서도, 트랜지스터 개수 증가로 인한 신호의 흐릿함이 존재하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덕분에 4Ω까지의 출력 스펙을 보여주던 M-3에 비해, M-3X에서는 2Ω 임피던스에서도 240W의 출력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저 임피던스 구동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다.

M-3과 비교하여 외형이나 구조적 변경점은 없다. 전면 패널도 M-3로 그대로 명명된 모습이다. 굳이 달라진 점이라면, 전면의 LED 불빛이 청색으로 바뀌었고, 제품 후면에 M-3X라는 제품명이 적혀 있을 뿐이다. 테스트에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링스 스피커를 사용했다. 듣자마자 알 수 있을 정도로 M-3X는 더 강한 어택과 저음의 깊이감을 보여준다. 확실히 이전 M-3와는 다른 사운드라는 생각. 단순히 더 강력한 저음과 더 큰 소리를 낸다는 것이 아니다. 음의 시작과 끝이 더 매끄럽고 예리하게 바뀌었고, 좀더 큰 볼륨에서도 더 낮은 주파수의 저음들을 여유롭게 뿜어낸다. 이는 음색적으로도 훨씬 더 유려한 색채와 정보량 많고, 밀도감 높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무대의 입체감과 좌·우 폭도 더 크고 깊게 그려졌고, 악기들의 음색 변화도 더 진해진 느낌을 자아낸다. 단지 출력이 높아져서 저음이 더 나오는 것 같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인 셈이다. 물론 이들 특유의 생동감이나 선명도, 그리고 역동성 등 살아 숨 쉬듯 한 개성은 여전히 소울노트 모습, 그대로이다.

M-3X는 하이엔드 파워 앰프다운 높은 해상도와 입체적 무대, 그리고 개방감 및 속도감 높은 사운드로 대형 스피커들도 여유롭게 이끄는 힘과 재능을 동시에 보여준다. 억지로 오디오적인 파라미터를 앞세운 소리가 아닌,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하이엔드의 쾌감을 선사하는 소울노트의 개성을 증명하는 색과 힘을 겸비한 새로운 몬스터급 하이엔드 파워 앰프이다. 


가격 3,150만원   
구성 모노블록 파워 앰프   
실효 출력 240W   
아날로그 입력 XLR×1
주파수 특성 2Hz-200kHz(±1dB)   
THD 0.1%   
게인 22dB   
크기(WHD) 34×25.7×51.2cm   
무게 3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