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Technica ATH-ADX7000

귀를 사로잡는 오픈형 헤드폰의 걸작이 등장하다

2025-11-06     이승재

1974년부터 헤드폰을 만들어 온 헤드폰의 명가답게 일본의 오디오 테크니카에는 정말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타협하지 않는 오디오 경험이라는 목표로 만들어진 최상의 제품만 수록되어 있는 오디오파일 헤드폰 시리즈. 이 시리즈는 다양한 목재를 가공해서 만든 고급스러운 하우징과 뛰어난 사운드로 단연 크게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의 제품도 있다. 바로 오픈백(Open-back), 즉 헤드폰 하우징이 망사와 같은 것으로 되어 있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오픈형 헤드폰이다. 동사에서는 이와 같은 헤드폰을 에어 다이내믹 시리즈라 명명하고 ATH-ADX3000, ATH-ADX5000 두 가지 제품을 출시했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플래그십 제품으로 ATH-ADX7000이 등장했다. ATH-ADX7000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이 일본 본사에서 진행되며, 오디오 테크니카가 추구하는 ‘궁극의 오픈 에어 리스닝 경험’을 완성하는 제품이라 소개하고 있다.

ATH-ADX7000은 새롭게 개발된 HXDT(High-Concentricity X (Transfer) Dynamic Transducer) 드라이버 기술을 탑재한 것이 특징. 이 기술은 고도로 제어된 정밀 성형 및 정렬 방식을 사용해 다이어프램, 마그넷, 보이스 코일, 배플 플레이트 등 모든 구성 요소의 중심을 매우 정확하게 정렬해 완벽한 동심원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조 시 ±0.02mm라는 엄격한 공차를 적용해 모든 드라이버 부품을 정밀하게 정렬해 기존 설계보다 약 10배 더 높은 정밀도를 자랑한다. 이 초정밀 정렬 기술을 통해 자석에서 코일, 그리고 진동판으로 에너지가 더욱 효율적으로 전달되어 진동판 자체의 움직임이 더욱 자유롭고 일관되며, 왜곡을 최소화했으며, 향상된 과도 응답, 한층 더 깨끗하고 자연스럽고 정확하고 균형 잡힌 사운드를 구현했다. 그리고 혁신적인 HXDT 성형 공정을 통해 프리미엄 오픈형 헤드폰 성능에 필수적인 정밀한 원형의 58mm 크기의 진동판을 제작했고, 보이스 코일의 임피던스를 490Ω으로 높여 빠른 과도 응답과 선명한 저주파 응답은 물론 다이내믹 레인지를 한층 확장했으며, 경량 마그네슘 프레임을 적용해 진동을 흡수해 착색을 최소화하고 음질을 향상시켰다. 또한 이 드라이버는 최고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도쿄 마치다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설계, 제작, 최종 조립까지 드라이버 제조 공정의 모든 세부 사항을 관리하고 있다.

이 헤드폰의 하우징은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원활한 공기 흐름을 보다 극대화하기 위해 하우징 전면이 2단계 타공 공정을 통해 훤히 보이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특히 벌집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원활한 공기 흐름뿐만 아니라 강도를 높여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측면은 통풍이 차단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진동판의 공기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동사의 독점적인 코어 마운트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는 드라이버가 하우징 내부에서 최적의 위치에 배치되어 드라이버 전·후면의 음향 임피던스를 균형 있게 조정해 어떤 주파수에서도 다이어프램이 대칭적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것을 의미한다.

이 헤드폰은 가벼운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알루미늄 하우징과 마그네슘 프레임을 결합해 견고한 구조와 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했는데, 크기에 비해 무게는 275g(벨벳 이어패드)으로 놀라운 수준이다. 특히 얇고 견고한 마그네슘 프레임은 마그네슘의 높은 강도와 진동 흡수 특성으로 불필요한 공진을 최소화하고 보이스 코일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진동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착색을 최소화하고 소리의 순도를 향상시킨다.

이 헤드폰에는 두 가지 이어패드가 제공되어 착용감과 청취 취향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사운드를 위한 고밀도 벨벳 소재의 이어패드는 부드럽고 통기성이 뛰어나며 불필요한 공진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고, 더욱 풍부하고 따뜻한 사운드를 위한 알칸타라 소재의 이어패드는 고급스러운 촉감과 내구성을 더하며 약간 다른 음색 밸런스를 제공한다.

이 헤드폰의 케이블은 분리형 구조를 채용했다. 당연히 동사에서 주로 채용하는 금도금 A2DC(Audio Designed Detachable Coaxial) 커넥터가 중심이다. 제공하는 케이블은 두 가지로, 6.3mm 금도금 스테레오 플러그가 있는 언밸런스 케이블(3m)과 4핀 XLR-M 커넥터가 있는 밸런스 케이블(3m)이며, 단자는 뉴트릭 제품을 사용했고, 나일론 소재의 피복으로 매끈하게 마감되어 있다. 그리고 이 제품에는 튼튼한 휴대용 하드 케이스와 케이블 파우치가 포함되어 있으며, 각 헤드폰은 일련번호가 레이저로 새겨져 있어 더욱 특별하다.

시청 평을 소개하기 전에 우선 언급하고 싶은 것은 착용감이다. 원체 착용감 좋기로 잘 알려진 오디오 테크니카지만 가벼운 무게와 촉감 좋은 이어패드의 조화로 인해 어디 하나 부담 없이 머리에서부터 귀까지 착 감기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압박은 전혀 없는 편안함까지 전해준다. 날이 차가워지면서 헤드폰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데, 이 헤드폰은 그야말로 안락함 그 자체다. 한겨울에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그런 기분이다. 그리고 공기가 자유롭게 흐르는 오픈형 헤드폰답게 내부 압력과 공명이 적어 장시간 청취에도 선명하고 자연스러우며 피로감이 없다.

그동안 다양한 헤드폰을 경험했는데, 이 헤드폰은 정말 가장 이상적인 스피커를 듣는 것 같은 체험을 하게 해 주었다. 귀 가까이 스피커를 놓고 듣는 니어 필드 리스닝과 같이 공간감이 뛰어나고, 사운드 스테이지가 정확하며, 디테일이 살아 있으면서, 큼직큼직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박력 넘치는 사운드가 일품이다. 어디 한 군데 걸리는 부분 없이 사운드가 진동판에서 직접 전달되어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극도로 자연스러운 음향을 펼쳐 내는 것이다. 그리고 오픈형 헤드폰답게 확 트인 전망을 그려 내며, 드라이버의 움직임에 어떤 제약도 없는 것 같은 무저항의 미학을 들려준다. 그리고 중음, 고음에서는 오디오 테크니카 특유의 깨끗함과 투명도를 역대급으로 완성해 냈다. 오픈형 헤드폰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저음 역시 플래그십답게 어디 한 군데 허술한 부분이 일체없다. 진동판 자체의 움직임만으로 저역을 만들어 내 어떤 헤드폰보다 자연스럽다는 것도 가히 충격적. 올해 만난 최고의 오픈형 헤드폰이라 하기에 충분한 제품이다. 


가격 499만원   
타입 다이내믹, 오픈형   
유닛 크기 58mm 
주파수 응답 5Hz-50kHz   
감도 100dB   
임피던스 490Ω 
입력 잭 A2DC   
케이블 3m TRS(6.3mm), 3m XLR(XLR-M 4pin) 
무게 275g(벨벳 이어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