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Fi SourcePoint 8

오랜 시간 동축 스피커를 연구해 온 명장의 작품

2025-11-06     김남

몇 달 전 이 기종의 상위 모델인 소스포인트 10을 듣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북셀프 형태이면서 수수해 보이지만 여태 들어 본 스피커 중 비교할 만한 제품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소리를 내주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하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이렇게 순수하고 우아하며 강력한 스피커가 이제야 등장하다니! 시청기 소스포인트 8은 그 제작사의 제2탄이다. 소스포인트 10의 10인치 우퍼가 8인치 표준 사이즈로 줄어든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동일하다. 그리고 현재 시장에는 몸집을 불린 플로어스탠딩 기종도 나와 있다.

소스포인트 10과 소스포인트 8은 현존하는 세계 스피커 엔지니어 중 최고의 실력가로 꼽히는 영국 출신의 앤드류 존스의 작품인데, 그는 동축형 스피커 제작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타 공인 세계적 명장이다. 그는 거의 평생을 동축 스피커 제작에 바쳤다. 보통 제작자는 물론 여건의 뒷받침이 없기 때문이겠지만 여러 부문의 제품을 만드는데, 이분은 좀 특이하게 평생 동축 스피커라는 한 우물을 팠다. 쉽지 않은 인생 여정이다. 그가 만든 제품은 KEF, TAD, 엘락 등 여러 메이커에 걸쳐 있으며 KEF의 Uni-Q라는 걸출한 동축 유닛 개발에도 참여한 바가 있다.

동축형은 유닛이 1발뿐이다. 풀레인지와도 비슷하지만, 풀레인지는 별도의 트위터 없이 하나의 유닛으로 저역부터 고역까지 전 대역을 뽑아낸다. 당연히 대역폭이 좀 작다. 예전의 확성기가 이런 형태가 많았는데, 보컬이나 단일 악기 연주를 주로 듣는다면, 이 방식의 드라이버를 채용한 스피커의 마력을 인정하고도 남을 터이다. 그 형태에서 발전한 것이 시청기 같은 2웨이 동축 드라이버인데, 물론 대역을 넓혀 다채로운 음악을 소화하기 위한 변화이지만 더 뛰어나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동축형은 기술적으로 풀레인지 형식을 변화시킨 것으로, 일반적으로 미드·우퍼 정중앙에 트위터를 합치, 2웨이로 분류되지만 소리 특성은 풀레인지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밀도가 진하며 순수하고 입체감이 두드러지며, 보컬을 들으면 징그럽다는 표현도 있을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3웨이 이상의 고가 제품일지라도 그런 감촉을 느끼기 쉽지가 않다.

지금까지 동축형 스피커는 1940년경에 출시된 알텍 604를 시작으로 탄노이 모니터 골드 등 일세를 풍미하는 걸작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대부분 극장 등 큰 공간에서 울려야 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홈 스피커를 지향하는 제품도 개발되기는 했어도 본격적인 성공작은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근래에는 다양한 동축 스피커들이 시장에 등장했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성공작들도 부지기수다.

근래 오디오 제품은 내면의 기술력보다는 외관의 화려함으로 주목을 받는다는 느낌이 있던 터에 앤드류 존스는 그런 데 괘념치 않는 영국적 내강외유의 샘플 같은 소스포인트 시리즈를 내놨다. 당대의 전문가이면서도 18개월이라는 긴 개발 기간을 거쳤다 한다. 더구나 이런 가격대로 제품을 완성시켰으니 모파이는 현존 최고의 동축형 스피커의 양심이라고 서슴없이 평가할 만하다.

제조사인 모파이는 원래 스피커 전문이 아니고 세계 최고의 사운드를 자랑하는 LP와 SACD를 제작하는 곳인데, 특히 원본 마스터 테이프를 직접 찾아 빈티지 녹음을 오늘에 되살려 고음질 LP, SACD를 제작해 마니아들에게 유명한 곳이다. 동사는 앤드류 존스와 손잡고 이 특이한 스피커를 개발했는데 자본과 기술이 그야말로 혼연일체된 명작을 탄생시킨 셈이다. 들을수록 그 순수한 아름다움, 풍요로움, 생생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시청기인 소스포인트 8은 크기와 무게가 줄어들었지만 소스포인트 10의 기술, 특성 및 구조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기술력은 설계자가 개발한 Twin-Drive라고 부르는 마그넷 모터 시스템인데, 고 에너지 네오디뮴 자석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선형적이고 왜곡이 적은 구동력을 생성하며, 구리 슬리브를 통해 비선형 인덕턴스를 줄였다. 그리고 2개의 드라이버가 하나로 정확히 합치되는 코액셜 드라이버는 8인치 크기의 페이퍼 콘 미드·우퍼와 1.25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콘이 트위터의 웨이브가이드 역할을 해 지향성을 맞추고 트위터 효율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미드·우퍼의 에지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 주름 잡힌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우퍼의 리니어한 동작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트위터에서 방사된 사운드들이 에지에 부딪혀 재방사를 유발해 딥과 피크를 생성하는 것을 최소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2웨이 크로스오버에는 적층 강철 코어 인덕터를 사용해 부드러운 온축 및 오프축 응답성을 제공한다.

소리 성향은 다소 차이가 있다. 상급기에 비해 확실히 팽팽한 탄력감이 증가했고 입체감이 확 증가되었다. 우퍼 크기가 다소 줄었기 때문에 편안한 맛은 소폭 줄었지만 스피디하며 공격적이고, 일렉트릭한 음악을 선호한다면 이쪽이 다소 유리하다. 방 크기도 고려한다면 우리네 거주 환경에 더 적합할지 모르겠다. 새삼 치미는 생각은 ‘이보다 더한 스피커란 대체 뭐란 말인가.’ 


가격 450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콘센트릭 드라이버(20.3cm·3.1cm)   
재생주파수대역 47Hz-3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6kHz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임피던스 8Ω   
최소 앰프출력 30W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9×45.6×33.5cm   
무게 12.7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