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s & Wilkins Pi6

기대 이상의 사운드, 소리 가성비에 주목

2025-11-05     김문부

요즘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B&W)가 참 바쁘다. 스피커 쪽은 이전부터 워낙 잘 만들어냈고, 이제 헤드폰과 이어폰 쪽으로도 자신 있음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이파이 스피커 태생의 브랜드들이 유독 스펙에 한없이 느리거나 인색한 경우가 참 많은데, B&W는 최신 흐름을 빠르게 캐치하고, 트렌드에 맞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신제품 사이클도 한결 빨라졌고, 당연히 시장에서 사운드적으로나 스펙적으로나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헤드폰 쪽으로는 Px8 S2와 Px7 S3가 크게 활약하고 있고, 이어폰 쪽에서는 역시 Pi8과 Pi6이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도 가성비로 본다면, 정말 괜찮은 제품이다. Pi8의 염가판 포지션이긴 하지만, 실제 사운드는 진짜 기대 이상인 제품, 바로 Pi6을 소개한다.

전체적인 디자인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Pi8과 상당히 비슷하다. 물론 자세히 보면 디테일 차이는 제법 나지만, 얼핏 그냥 본다면 일단 크기부터 비슷하기 때문에, 충전 케이스부터, 이어 버드까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이런 느낌은 Px8 S2와 Px7 S3 헤드폰에서도 보여주었는데, 고급 마감의 디테일 차이 정도를 두고, 큰 디자인 레이아웃은 공유하는 전략, 실제 경험해보니 꽤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기도 하다. 하위 제품은 고급기스러운 느낌이 나고, 상급기는 또 프리미엄급의 디자인 포인트를 갖추고 있어, 두 포지션 모두 만족도가 높다.

디자인적으로 다른 점들을 굳이 언급하자면, 일단 색상부터 차이가 있다. Pi6은 스톰 그레이, 클라우드 그레이, 글레이셔 블루, 포레스트 그린의 4가지 패턴이며, Pi8은 앤트러사이트 블랙, 도브 화이트, 제이드 그린, 미드나잇 블루, 그리고 새로운 다크 버건디까지 5가지 구성을 보여준다. Pi6은 좀 가볍고 파스텔 느낌의 상큼한 톤이 중심되고, Pi8이 확실히 좀더 고급기스러운 보석 같은 색깔을 내주긴 하는 모습. 특히 Pi8의 투톤 테두리 패턴이 확실히 진중하고 매력적이긴 하다. 또한 하우징 쪽 포트도 Pi8은 원형 패턴으로 뚫려 있는 모습인데, Pi6는 세로 방향으로 길게 패턴을 만들어낸 모습이다. 참고로 이런 패턴 차이는 헤드폰 쪽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다. 충전 케이스의 Bowers & Wilkins 마크도 Pi8 쪽이 훨씬 더 고급스럽다.

아무래도 Pi8의 염가판이다 보니, 상위 제품과 기능적인 면에서는 제법 차이가 난다. 일단 블루투스 쪽으로는 aptX 어댑티브까지만 지원한다. Px7 S3에서는 넣어준 aptX 로스리스가 빠져 있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 충전 케이스 쪽으로는 무선 충전과 리시버 기능이 빠져 있다. 앱 쪽으로는 나름 최신 세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5밴드 EQ와 퓨어 사운드가 생략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전 세대처럼 고음과 저음 쪽만 -6dB~+6dB를 0.5dB 스텝으로 조정할 수 있다.

유닛은 상위 제품과 같은 구경의 12mm 사양. Pi6은 바이오 셀룰로오스, Pi8은 카본 콘으로 소재에 따른 급수 나누기를 보여준다. 참고로 헤드폰도 이와 같은 구조로, 상급기와 하급기가 나뉘는데,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의외로 바이오 셀룰로오스 쪽도 사운드 가성비가 상당히 좋다. 블루투스는 5.4 버전을 탑재했고, 코덱은 앞서 말했듯 aptX 어댑티브와 AAC를 담아내고 있다. 요즘은 사양 좋은 동글도 값싸게 잘 나오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aptX 어댑티브만으로도 충분히 음질이 좋다는 생각. 구동 시간은 특이하게도 오히려 상위 제품보다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데, 노이즈 캔슬링 사용 시 최대 8시간을 들을 수 있다. 충전 케이스를 활용한다면, 대략 16시간 정도 추가되는 모습. 충전 포트는 USB C 타입으로 대략 2시간 정도 걸리고, 15분 충전 시 대략 2시간 재생이 가능하다. 방수 등급은 IP54로, 어느 정도 야외 운동에서 불안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사실 Pi8을 꽤 오랫동안 들어온 터라, Pi6은 사운드 쪽으로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실제 들어보니 진짜 기대 이상이다. 이전 Pi7을 들었던 기억도 굳이 돌이켜 보면, Pi6 쪽이 더 좋은 부분도 분명 캐치될 만큼, 일단 소리 완성도 자체가 확실히 좋아졌다. 음의 세밀한 디테일과 빠르게 치고 빠지는 저역, 그리고 근사하게 자리 잡은 중·고역 등 꽤 괜찮은 부분들이 계속해서 드러난다. Pi8이 좀더 고급스러운 윤기를 머금으며, 공간감이나 대역 밸런스가 훨씬 더 좋다는 것을 감안해도, Pi6의 깔끔하고 화사한 중·고역과 통통 튀는 듯한 저음 에너지감도 나름의 사운드 장점을 확실히 보여준다. 아마 특별한 기능들이 필요 없다면, 순수 가성비로서 Pi6을 선택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진짜 기대 이상의 사운드를 전해준다. 물론 이러다가도 Pi8을 한참 듣는다면, 이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상급기 사운드에 손을 들어줄 것 같긴 하지만, Pi6의 기본 사운드 체급도 확실히 나쁘지 않다. Px7 S3도 어떤 면에서는 Px8 S2에서 꿀리지 않는 번뜩이는 면모를 보여주었는데, Pi6의 포지션도 딱 그와 비슷한 느낌이다. Pi8과 굳이 비교한다면, 깊이감과 공간감, 그리고 해상도 면에서 약간의 손실이 느껴지지만, 이 정도면 보급기 포지션에서 진짜 소리를 잘 다듬어낸 수준이다. Pi8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고, 특별히 상위 코덱이 필요 없다면, Pi6도 꽤 괜찮은 선택이 될 듯하다. 


가격 44만원   
사용 유닛 12mm 바이오-셀룰로오스   
노이즈 캔슬링 지원   
블루투스 지원(Ver5.4/aptX 어댑티브, AAC)   
구동 8시간(노이즈 캔슬링), 16시간(충전 케이스 사용)   
충전 시간 2시간   
방수 IP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