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r Acoustic K300 MK3

Special - 실제 들어보니 기대 이상, 소리 좋기로 평판 높은 북셀프 스피커들 숨겨진 북셀프 강자, 실제 사운드에 감탄

2025-11-05     성연진

얼핏 봐서는 PMC의 북셀프 스피커 아닌가 싶지만, 가까이서 보면 더 크고, 전혀 다른 유닛, 그리고 꽤나 인상적인 디자인이다. 바로 영국의 커 어쿠스틱(Kerr Acoustic)의 북셀프 모델, K300 MK3이다. 음반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인 제스 커(Jes Kerr)가 만든 이 북셀프 모델은 본래 녹음실의 레코딩 모니터 스피커로 설계된 스피커였다. 애초에 영국의 여러 스튜디오들에서 입소문을 타고, 아는 사람만 쓰는 스피커처럼 숨겨져 있다가, 이를 접한 하이파이 유통 업체의 제안으로 모니터 스피커를 홈 하이파이용으로 멋지게 변신시켰다.

커 어쿠스틱의 특장점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트루 리본 트위터, 두 번째는 트랜스미션 로딩 인클로저이다. 대개 리본의 한 부류로 알려진 벤딩 방식의 AMT 트위터가 아니라 진동판 전체 면적이 그대로 움직이는 대형 리본 트위터는 압도적인 스피드와 초고역의 광대역 재생으로 AMT 트위터나 실크 돔 및 메탈 돔과는 차원이 다른, 고역의 투명도와 디테일을 들려준다. 그리고 중·저역을 다루는 메인 드라이버는 스캔스픽의 하이엔드 유닛인 레벨레이터 시리즈의 유명 제품, 펄프 콘 미드·베이스를 사용했다. 현재 윌슨 오디오의 사샤 시리즈에 사용된 바로 그 미드·베이스 유닛이다. 여기에 트랜스미션 로딩 캐비닛을 정교하게 설계하여, 스피디한 사운드와 함께 안정된 저역의 출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사실상 스튜디오 모니터로서 필요한 광대역 및 착색 없는 사운드가 K300의 핵심 키워드인 셈이다.

사운드는 매우 깨끗하며, 대단히 투명하고 날렵하다. 고해상도 리본 트위터가 고역의 개방감과 거침없는 확장으로 소리에 빠져들게 만드는데, 투명도와 디테일을 이보다 훌륭하게 그려내는 북셀프 스피커는 사실상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역의 자극적인 강조 억양이나 두꺼운 입자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덕목을 보여준다. 중·저역은 모니터 스피커답게 매우 단단하고 밀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착색이 거의 없고, 원 녹음에 담긴 사운드를 인위적인 연출 없이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계속 듣다 보면, 이보다 좋은 현대적인 북셀프 스피커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직감적으로 느낄 것이다. 들을수록 빠져드는 숨겨진 북셀프 스피커의 숨겨진 강자, 꼭 한 번 직접 들어보시길 바란다. 


가격 1,420만원   인클로저 트랜스미션 라인   사용유닛 우퍼 16.5cm 우드 파이버 콘, 트위터 60mm 트루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3Hz-4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950Hz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임피던스 6Ω   크기(WHD) 19.5×42×39.5cm   무게 1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