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라이브 앨범 - 슈퍼 아날로그 사운드 마스터
Live Album.1 - Super Analogue Sound Master
MRCD2506(180g LP)
녹음 ★★★★★
연주 ★★★★★
Live Album.2 - Super Analogue Sound Master
MRCD2507(180g LP)
녹음 ★★★★★
연주 ★★★★★
Live Album.3 - Super Analogue Sound Master
MRCD2508(180g LP)
녹음 ★★★★★
연주 ★★★★★
들국화의 보컬리스트 전인권의 라이브 음반이 180g 고중량 LP로 발매되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아마 2장의 LP로 처음에 발매되었던 것 같은데, 이후 전인권이 다시 녹음해 CD 두 장으로 발매되었고, 이번에 LP 3장으로 출반되었다.
들국화는 1980년대 중반부터 엄청난 인기를 누렸는데, 방송이나 전파를 타지 않고 라이브 공연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당시로는 초유의 기적적인 인기를 누렸다. 어느 정도 인기가 오르고 음반이 성공했음에도 공연이 상당 기간 이어진, 이 그룹의 라이브에 대한 열정을 알 수 있게 하는 면모이다.
막상 엄혹한 군사 정권의 분위기와 전인권이 대마초 파동에 휘말리며 들국화의 열풍은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남겨진 수많은 명곡들과 당시 뛰어난 실력을 보여 준 최성원(베이스)과 주찬권(드럼), 허성욱(피아노), 그리고 걸걸한 목소리의 전인권의 보컬은 아직도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라이브로 성공한 그룹이지만 아쉽게도 라이브 음반이나 당시의 실황 모습이 좋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었다. 들국화 당시의 라이브 음반은 그렇게 좋은 음질은 아니었던 기억이 있다. 생생하게 현장을 전달하지는 못한 아쉬움에 인기와 실력을 담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있어 정규 음반만큼 성공과 평가를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번에 소개하는 전인권 라이브 LP는 해체 이후 1993년에 발매되었는데, 당시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전인권의 소위 사법 리스크로 이미지에 손상이 많이 간 상태였고, 이전 멤버들의 연주와 비교되면서 기존 팬들의 아쉬움, 특히 최성원의 멜랑콜리한 보컬 곡도 전인권이 부르면서 (하지만 지금 들어 보면 나름 다른 맛도 있지만) 비평을 받았다. 게다가 무엇보다, 실제 공연 라이브라 하기는 조금 애매한, 스튜디오에서 소수의 팬들을 모아 놓고 공연의 분위기만 낸 것이라 이런 기만적인 형태가 알려지면서 사실상 외면 받게 된다.
아쉬운 당시 녹음 생태계를 보아 너그럽게 볼 수도 있을 듯한데,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힘들었지만, 그때 좋은 감정이 아니었던 나도 세월이 지나서, 냉정하게 들어 보면 그렇게 비난할 만한 음반은 절대 아니다. 전성기의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지만 아직도 날카롭게 처절한 전인권의 보컬이 남아 있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최성원과는 다른 분위기의 전인권 스타일의 노래도 매력적이다. 라이브의 흉내만 냈다 하지만, 상태가 안 좋은 라이브 녹음보다는 차라리 나쁘지 않았다. 당시, 아니 지금도 유명인에 요구되는 높은 도덕적 가치와 만들어 낸 창작물의 가치가 등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아직도 논란의 중심에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아티스트인 전인권, 여기 3장의 LP에 담긴 노래는 매우 훌륭하고, 당시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나름 라이브의 느낌도 살아 있다. 조금만 마음을 열면, 전인권의 비교적 젊고 생생한 목소리의 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