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Technica AT-LPA2
아름다운 외모에 참한 실력까지 지닌 역대급 턴테이블
1962년에 시작되어 6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디오 테크니카(Audio-Technica)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헤드폰, 이어폰, 턴테이블, 카트리지 외에도 마이크 같은 프로 오디오 장비까지 생산하고 있는 음향기기 전문 브랜드다. 동사는 헤드폰, 이어폰이 가장 친숙하지만, 아날로그 부분 역시 만만치 않다. 정사각형 디자인의 AT-LP60X라는 완전 자동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이 아날로그 입문기로 확고히 자리 잡으며 아날로그 보급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실제 동사는 1962년에 설립될 때 카트리지 전문 업체로 출발했는데, 3명의 직원을 데리고 오디오 테크니카를 설립해 MM 카트리지인 AT-1을 첫 제품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그들의 첫 번째 특허 역시 카트리지와 관련된 것으로, 듀얼 마그넷 구조의 VM 카트리지라는 새로운 카트리지를 개발했고, 첫 번째 VM 카트리지 제품으로 AT-35X를 발매한 역사를 자랑한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동사의 정규 라인에서 최상위 모델로 볼 수 있는 AT-LPA2 턴테이블로, 플린스와 플래터 전부 투명 아크릴로 제작되어 그 화려함에 시선을 뗄 수 없다. 사실 동사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발매된 한정판 제품 AT-LP2022도 투명한 아크릴로 제작되었는데, 이를 더욱 발전시켜 정규 모델로 탄생시킨 것이 AT-LPA2다.
AT-LPA2는 완전 수동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로, 30mm 두께의 고밀도 아크릴 플린스와 20mm 두께의 고밀도 아크릴 플래터로 구성되었다. 아크릴로 턴테이블을 만들면 고급스러운 디자인 외에도 이점이 많다. 비자성체(정확히는 반자성체)라서 정전기를 방지해 아날로그의 적인 먼지의 유입을 줄여 준다. 그리고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어 내·외부 진동과 공진을 감쇄하며, 사운드 선명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잔향도 크게 줄여 준다. LP와 주파수 특성이 유사해 음질 왜곡도 최소화되는 장점이 있다. 아크릴 플래터일 경우 매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또한 아크릴 플래터의 무게 덕분에 플래터가 더욱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는 장점도 있다.
이 턴테이블의 모터는 DC 서보 모터이며 넓적한 형태의 벨트를 사용한다. 그리고 무게 중심이 낮게 설계되어 회전 시 불필요한 진동을 줄이고 있다. 스핀들 아래에 있는 광학 센서를 사용한 속도 제어 시스템으로 정확한 회전 속도를 유지하며, 33 1/3, 45rpm 두 가지 속도로 회전할 수 있다. 또한 하이엔드 턴테이블에서만 볼 수 있던 전원부·컨트롤 유닛 분리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전자기 간섭을 최소화하고 노이즈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바닥에는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한 완성도 높은 인슐레이터가 부탁되어 외부 진동에 대응하고 있는데, 돌려서 높이 조절을 할 수 있다. 그 결과 이 턴테이블은 와우 & 플러터 0.12% 이하, 신호 대 잡음비 60dB 이상이라는 준수한 스펙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카본 파이버 소재로 만들어진 8.8인치 길이의 스트레이트형 스태틱 밸런스 톤암이 장착되어 있다. 이 톤암은 가볍고 견고한 구조를 통해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정교한 트래킹이 가능해 LP를 안정적으로 재생한다. 그리고 VTA(Vertical Tracking Angle)와 안티스케이팅(Anti-skating) 조절이 가능한데, -1.5〜+7mm로 톤암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안티스케이팅은 실과 무게추로 조절되는 타입이며 슬라이딩 방식의 안티스케이팅 링과 안티스케이팅 바의 눈금을 통해 무게 중심을 1.3-3g으로 미세 조절할 수 있다. 안티스케이팅용 보조 웨이트도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카운터 웨이트를 110g, 130g 두 가지를 제공해 다양한 카트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110g의 경우 6.1-9.2g, 130g의 경우 9.2-13.9g의 카트리지 무게에 대응한다. 침압은 0-3g까지 설정할 수 있다. 또한 헤드셸이 분리되는 유니버설 타입인데, 이 헤드셸은 알루미늄 소재로 오버행(Overhang)과 애지무스(Azimuth)를 조절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이 톤암은 유효 길이는 223.6mm, 오버행 18.6mm, 최대 추적 오류 각도 2° 미만의 스펙으로 되어 있다.
뛰어난 디테일과 낮은 왜곡으로 유명한 AT-OC9XEN MC 카트리지를 기본으로 장착해 일반적으로 MM 카트리지만 제공하는 다른 턴테이블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이 카트리지는 0.3×0.7mil 고강도 누드 타원형 스타일러스, 알루미늄 튜브 캔틸레버, 고순도 PCOCC 코일로 되어 있으며, 재생 주파수 범위 20Hz-30kHz, 권장 부하 저항 100Ω 이상, 출력 전압 0.35mV, 카트리지 질량 약 7.6g, 권장 침압 1.8-2.2g의 스펙으로 되어 있다.
플리니우스 하우통가 인티앰프와 퍼리슨 오디오의 A3t 스피커를 동원해 AT-LPA2 턴테이블로 여러 장르의 LP를 들어봤다. 플리니우스 하우통가 인티앰프에는 내부에 포노단이 있는데, 내부의 점퍼와 딥 스위치를 사용해 MC 모드로 변경하고 AT-OC9XEN 카트리지의 스펙에 맞게 부하 임피던스를 100Ω으로 설정했다.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역시 MC 카트리지는 다르다는 것. 평소에 듣던 목관 악기의 소리가 아니었다. 고역이 찬란하게 빛이 난다고 해야 할까? 이래서 사람들이 MC 카트리지를 사용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인위적 강조는 아니며 과도한 꾸밈이나 과장이 배제된 정직한 음색을 지향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매우 깨끗하고 순도 높고 정교한 아날로그 사운드, 넓은 공간감, 탁월한 채널 분리력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다양한 장르에서 깊이 있는 울림을 들려주었다. 이는 전원부·컨트롤 유닛을 외부로 분리해 전자기 간섭 및 노이즈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아크릴 소재로 미세한 잔향과 진동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한 이 턴테이블 본연의 능력에 의한 결과일 것이다. 턴테이블이 회전하면서 어떤 소음이나 문제점 같은 것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고, 톤암 역시 어떤 문제 없이 정확히 트래킹해 주었다. 아름다운 외모에 참한 실력까지 지닌 역대급 턴테이블을 만났다.
가격 349만원
구성 벨트 드라이브
모터 DC 서보
속도 33-1/3, 45RPM
플래터 아크릴, 20mm
와우 & 플러터 0.12% 이하
S/N비 60dB 이상
톤암 타입 스태틱 밸런스 스트레이트 카본 톤암(223.6mm)
카트리지 AT-OC9XEN(MC)
크기(WHD) 42×13.5×34cm(턴테이블), 13.3×5×22.8cm(컨트롤 유닛)
무게 8.4kg(턴테이블), 1.1kg(컨트롤 유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