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 SR-L700 MK2
헤드 파이의 계절이 다가옴에 스탁스가 생각나다
집에 있을 때 음악이 몹시 듣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밤이 깊었거나 거실에 누군가 TV를 보고 있는 경우에는 그 욕구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그럴 경우 요긴한 것이 헤드폰이다. 헤드폰은 이어폰과는 다르게 음악을 맛을 재량껏 살려 낸다. 물론 스피커와는 다르지만 충분히 납득할 만한 퀄러티로 말이다. 그래서 헤드 파이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날이 선선해지면서 헤드폰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다들 헤드폰을 꺼내고 있을 듯싶다. 요즘 자기 전에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음악 몇 곡 듣고 자고 있는데, 그 맛이 쏠쏠하다.
세상에는 수많은 헤드폰이 있지만 그중에는 독보적인 존재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번에 소개할 스탁스(Stax)다. 헤드폰은 오로지 정전형 헤드폰만을 만들어 온 일본의 스탁스는 그 역사가 80여 년이고 SR-1으로 시작된 정전형 헤드폰의 역사는 1960년부터로 60여 년이 되었다. 그래서 그 누구라도 정전형 헤드폰하면 저절로 스탁스를 떠올릴 정도다.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에도 현역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그들은 SRS-X1000(SR-X1 헤드폰과 SRM-270S 헤드폰 앰프)이라는 가장 경제적인 정전형 입문 시스템을 소개했고, 그전에는 SR-X9000이라는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도 선보였다.
참고로 정전형 헤드폰은 일반적인 다이내믹 헤드폰과 다르게 매우 얇은 박막 다이어프램에 높은 바이어스 전압을 걸어 놓고, 동일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2개의 전극에 음향 신호를 푸시풀로 입력해 정전기의 반발·흡인력으로 다이어프램을 정밀하게 진동시켜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일반 헤드폰과 다르게 구동하려면 높은 바이어스 전압을 공급해야 해서 반드시 전용 앰프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 소개할 스탁스의 SR-L700 MK2는 특유의 직사각형 하우징이 인상적인 어드밴스드-람다 시리즈 중에서 톱 모델로, 스탁스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가장 기본형 모델로 볼 수 있으며, 일본에서 2019, 2020년 VGP(Visual Grand Prix)에서 수상한 바 있다. 하위 모델로는 SR-L500 MK2와 SR-L300이 있다. SR-L700 MK2의 전신인 SR-L700은 2015년에 처음 소개되었다. 즉, 그만큼 오랜 시간 꾸준히 팔려 온 스테디셀러 모델이며, 그동안 스탁스에서 라인업의 중심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SR-L700 MK2는 큼지막한 크기의 직사각형 하우징을 채용한 오버 이어 타입의 오픈형 헤드폰이며, 집에서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음악을 감상하듯 사용해야 하는 실내용 제품이다. 스탁스의 정전형 헤드폰은 정전형 헤드폰과 이를 구동하는 헤드폰 앰프가 결합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들의 헤드폰과 매칭하기 위한 전용 헤드폰 앰프가 단계별로 준비되어 있다. 플래그십 SRM-T8000과 SRM-700T, SRM-700S, SRM-500T, SRM-400S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헤드폰 앰프 모델 끝에 붙은 T는 진공관, S는 반도체 모델이라는 뜻이다.
MK2로 업그레이드되면서 헤드폰과 케이블이 분리되는 구조로 바뀌어 단선이 되었을 경우 이전 모델과 달리 교체가 쉽고, 알루미늄 케이스 홀더(이어 컵을 고정하는 장치)가 직선에서 완만한 곡선으로 디자인이 변경되어 헤드폰의 이어 패드가 얼굴에 더 잘 맞게 되었으며, 착용감이 높아져서 저역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 헤드폰의 정전형 드라이버의 경우, 더 얇아진 두께, 평면성, 극도로 낮은 공진성, 높은 음 투과율 등 여러 장점을 지닌 새롭게 개발된 MLER(Multi Layer ElectRodes) 타원형 고정 전극을 채용했다. 그리고 이어 패드는 피부에 닿는 부분에 양가죽을 적용해 착용감을 높였으며, 헤드 밴드는 10단계의 클릭으로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의 경우 SR-009S에 채용된 것과 유사하다고 하는데, 은도금된 6N(99.9999%) 순도의 OFC로 제작되었고, 선재는 지름 0.14mm 6N OFC 3가닥을 중심에 두고 그 주위에 지름 0.08mm 은도금된 연동선 9가닥, 6개를 배치한 구조로 되어 있다. 케이블에는 이 선재가 총 6개 사용되는데, 선재 간 용량을 저감시키는 수평으로 배열된 구조로 되어 있다. 길이는 2.5m, 단자는 5핀 프로 바이어스를 채용했다. 이 헤드폰의 재생 주파수 대역은 7Hz-41kHz, 무게는 498g(케이블 포함)이다.
시청을 위해 전용 앰프로 SRM-007tⅡ를 사용했는데, 이 기기는 저잡음 FET를 기반으로 하는 2단 증폭 구조의 클래스A 입력부와 6FQ7/6CG7 진공관 4개를 병렬로 연결한 출력부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다. 이 헤드폰 앰프는 풀 밸런스 앰프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XLR, RCA 입력을 모두 갖추고 있고 2개의 스탁스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다(프로 바이어스). 그리고 전면의 볼륨 노브는 좌우 밸런스도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역시 스탁스의 소리는 일반적인 다이내믹 헤드폰과는 다르다. 이래서 스탁스를 사용하는구나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집중해서 듣지 않아도 그 차이를 금세 파악할 수 있다. 스테이지는 정말 넓고 깊으며, 입체감과 해상력 면에서 정말 놀라게 한다. 그리고 스피드감, 명료함, 사실감은 정말 스탁스의 정전형 헤드폰이 아니면 들을 수 없겠다 싶다. 게다가 이 수준의 사운드가 플래그십이 아닌 기본 모델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놀라게 된다. 오랜 시간 꾸준히 판매되어 온 스테디셀러다운 완성도를 느낄 수 있는 스탁스의 간판 모델이다.
유닛 타입 푸시풀일렉트로스태틱
임피던스 145㏀
음압 101dB, 118dB(최대)
주파수 응답 7Hz-41kHz
일렉트로스태틱 커패시턴스 110㎊
무게 498g(케이블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