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iit Audio Mani 2

포노 앰프를 노리고 있는 입문자라면

2025-10-10     이승재

이름난 유명한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오디오 제품을 만드는데, 그것도 특히 자그마한 오디오 제품을 잘 만드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쉬이트 오디오(Schiit Audio)의 포노 앰프를 이번에 소개하게 되었다. 마니 2라는 MM·MC 포노 앰프 제품인데, 동사의 포노 제품 중 가장 입문기급 제품이다. 그런데 내용은 입문기 수준이 아니라 무척 놀랐다. 찬찬히 살펴보자.

제품명인 마니(Mani)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달의 신, 의인화된 달을 뜻하며, 동사에서 이 이름을 붙인 것은 LP 레코드가 둥글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니 2는 TI의 저잡음 OPA1612 OP 앰프와 2% 정밀 필름 커패시터, 0.1% 박막 저항으로 제작되어 초저잡음과 20Hz-20kHz에서 ±0.2dB의 높은 RIAA 정확도를 자랑하며, OP07 DC 서보를 사용한 DC 커플링 토폴로지, 고급 듀얼 필터 전원 공급 장치, 조절형 ±16V 레일, 그리고 전환 가능한 수동 CR LF 필터 등 장점이 상당하다. 게다가 미국에서 설계·제작된 제품이기도 한데, 섀시는 캘리포니아에서, PCB는 캘리포니아 또는 네바다에서 제작되고, 모든 공정은 코퍼스 크리스티에 있는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한눈에도 참 심플하게 제작되었는데, 전면에는 전원이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LED 하나만 있다. 후면에는 RCA 입력 1조와 출력 1조, 접지 단자, 전원 스위치, 전원 입력 단자가 있으며, 전원은 16V AC 어댑터를 사용한다. 이렇게 작은 사이즈의 심플한 포노 앰프면 MM(Moving Magnet) 전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다. 바닥에 딥 스위치가 있어서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어 어떤 카트리지와 연결해도 충분히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딥 스위치는 좌우 채널 따로 구분되어 있다.

먼저 로딩은 카트리지 부하 임피던스와 부하 커패시턴스를 맞추는 기능으로, MM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경우 이 값을 변경할 필요가 없고, 모든 스위치를 O로 설정하면 부하는 47㎊/47㏀이 된다. 일반 MM 카트리지와 다른 경우 카트리지의 스펙을 보며 설정해야 하는데, 로딩 딥 스위치를 통해 200Ω 또는 47Ω을 선택할 수 있고, 약 38Ω 부하의 경우 두 스위치를 모두 I로 설정하면 된다. 그리고 약 100㎊, 150㎊, 200㎊ 부하의 경우 47㎊, 100㎊, 모두 I로 설정하면 된다.

다음은 게인 설정인데, 4단계로 게인 레벨을 설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MM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 설정도 변경할 필요가 없고, 제품 출고 시 인풋=H, 아웃풋=L로 설정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MM 카트리지에 42dB의 게인을 제공한다. 설정 변경을 살펴보면, 입력 및 출력 게인 모두 L인 경우 게인 33dB, 입력 L/출력 H는 게인 48dB, 입력 및 출력 게인 모두 H인 경우 게인 60dB로 설정할 수 있다. 게인을 설정할 경우 반드시 앰프의 볼륨을 최대한 줄이거나 꺼야 한다.

만약 스펙을 알 수 없는 카트리지인 경우에는 부하 임피던스를 47Ω으로 맞추고 사용해 보고,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으면 47㏀으로 다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저음에서 소리가 왜곡되는 경우는 하나 이상의 게인 스테이지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입력 및 출력 게인을 모두 L로 설정한 후, 왜곡이 사라질 때까지 하나씩 조정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다음 필터가 있는데, 이는 서브소닉 필터로 보통 낮은 가격대의 포노 앰프에서는 잘 없는 기능이다. 15Hz에서 6dB/옥타브 또는 12dB/옥타브로 저주파를 필터링해 뒤틀린 레코드로 인한 과도한 우퍼 진동이나 우퍼가 럼블 현상으로 인해 울렁거리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6dB 스위치만 켜서 6dB 저역 통과 필터를 적용하거나 +6dB 스위치를 추가로 켜서 12dB 저역 통과 필터를 적용할 수 있다.

작은 신호를 크게 증폭하는 포노 앰프의 특성상 제품을 놓는 위치를 주의해야 한다. 거대한 트랜스가 내장된 파워 앰프 위에 놓으면 웅웅거리는 소리가 날 수도 있고, 전원 코드를 감으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전원 케이블 근처에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즉, 턴테이블 근처에 놓으면 좋은데 턴테이블의 모터 부근이 아닌 쪽에 두면 좋고, 연결 케이블도 짧고 차폐가 잘 된 RCA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켤 때는 가장 먼저, 끌 때는 가장 나중에 꺼야 오디오 시스템에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시청해 보기 위해 턴테이블의 톤암 쪽에 이 포노 앰프를 설치하고 RCA 케이블과 접지 케이블을 사용해 연결했다. MM 카트리지이기 때문에 딥 스위치는 손대지 않고 기본 세팅으로 들어 보았다. 가장 큰 특징은 턴테이블의 내장 포노단보다 상당히 좋아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대로 저 노이즈라는 것. 아날로그 입문자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정말 알맞은 제품이고, 카트리지 업그레이드에도 충분히 대응하기 때문에 특히 매력적이다. 음악의 계절 가을이 오고 있다. 아날로그 입문자들은 이 제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게인 33dB(Decca), 42dB(MM), 48dB(Low MM/High MC), 60dB(MC)   
THD 0.0003% 이하(Decca), 0.0006% 이하(MM), 0.001% 이하(Low MM/High MC), 0.0015% 이하(MC)   
S/N비 108dB 이상(Decca), 98dB 이상(MM), 96dB 이상(Low MM/High MC), 87dB 이상(MC)   
크로스토크 -90dB(Decca/MM), -80dB(Low MM/High MC), -75dB(MC)   
감도 5.3mV(Decca), 1.9mV(MM), 1.06mV(Low MM/High MC), 0.33mV(MC)   
입력 임피던스 47㏀, 200Ω, 47Ω, 38Ω   
입력 커패시턴스 47㎊, 100㎊, 150㎊, 200㎊ 토폴로지 OPA1612 게인 스테이지, OP07 DC 서보, 패시브 CR LF 필터   
출력 임피던스 75Ω   
크기(WHD) 12.7×3.1×8.8cm   
무게 453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