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ben CS600X
선택의 후회가 없을 스테디셀러 진공관 앰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진공관 앰프 브랜드가 바로 레벤(Leben)이다. 클래식하면서 품격이 높아 보이는 황금 비율의 레이아웃이 일단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고풍스러운 컬러 조합과 박스형 디자인에 우드 사이드 패널의 결합이 정말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노브와 스위치까지 어디 하나 못난 구석이 없다. 특히 하베스 스피커와 찰떡 매칭이라는 점에서 그 매력을 더한다. 그래서 국내에서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개인적으로도 레벤의 CS300과 하베스의 모니터 20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매칭의 선택은 오로지 CS300 때문이었다. 한눈에 반해 버렸고, 이 앰프의 짝을 찾다가 최종 선택한 것이 모니터 20이었다. 처음 구매한 이후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어 기기 변경 없이 쭉 사용할 예정이었다. 물론 이 제품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레벤은 일본의 진공관 앰프 전문 제조사로, 레벤의 제품은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대를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수작업 생산을 모토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창립자 타쿠 효도 씨는 15세 때부터 진공관 앰프를 만들어 왔고, 과거 럭스만에서 제품을 개발해 온 엔지니어인데, 30세였던 1979년에 럭스만을 떠나 코우리 전기(Kouri Denki Co.)를 설립해 KFH 브랜드로 앰프를 생산했고, 1995년에 레벤 브랜드의 첫 번째 모델인 RS-35a 파워 앰프를 소개했다. 이번에 소개할 CS600X의 원형인 CS600도 2005년에 처음 소개된 제품으로, 무려 그 역사가 20년이나 되어 간다. 정말 영원한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참고로 이 매력적인 디자인은 타쿠 효도 씨가 직접 한 것이라 한다.
CS600과 CS600X는 사용하는 진공관에서 차이가 나는데, 출력관은 6L6GC 4개에서 6CA7 계열인 EL34 4개로 변화했고, 초단과 드라이브관도 6CS7 4개에서 12AU7A 2개와 12BH7A 2개로 바뀌었으며, 정류관은 6CJ3 1개에서 6CM3/6DN3 1개로 바뀌었다. CS600X는 내부의 캐소드 저항, 플레이트 전압 스위치 변경을 통해 EL34 대신 6L6GC를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외 호환 가능한 진공관은 KT77, 6L6GA/GB/WGB, 350B, KT66, KT88, 6550A이며 6L6 메탈관은 사용하면 안 된다. 그리고 자기 바이어스라서 출력관의 바이어스 전압을 조정할 필요가 없으며 쿼드 매칭된 진공관으로 교체만 하면 된다.
CS600X는 PCB를 사용하지 않고, 하드와이어링 방식으로 만든 오랜 노하우와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진공관 앰프로, EL34 출력관을 통해 채널당 28W의 출력을 낸다. 그리고 출력 트랜스의 성능을 바탕으로 10Hz에서 100kHz의 주파수 응답을 자랑하는데, 이는 진공관 앰프로는 기대 이상의 광대역을 재생하는 성능이다. 전원부는 진공관 정류 방식으로 되어 있으며, 내부에 초크 트랜스를 통한 파이형 필터 회로와 충분한 커패시터를 적용해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해 주고 있다.
이 진공관 앰프의 전면 패널에는 5단계의 입력 실렉터와 테이프 모니터 온·오프, 스테레오·리버스 모드, 볼륨, 좌우 밸런스 조절, 베이스 부스트(0, +3, +5dB) 노브가 있고 노멀·프리 인, 뮤트 온·오프, 스피커·헤드폰 출력 선택, 전원 스위치가 있고 현재 세팅된 진공관을 표시해 주는 LED가 있으며 헤드폰 출력단이 있다. 후면 패널에는 5조의 RCA 입력과 테이프 입·출력, 프리 인(이 인티앰프를 파워 앰프로 사용), 그리고 접지 단자와 바인딩 포스트가 있으며, 4, 6, 8, 16Ω의 스피커 임피던스 선택 노브가 있다. 이렇게 진공관 인티앰프다운 기능과 요소가 알차게 담겨 있다.
시청을 위해 CS600X에 다인오디오의 컨투어 20 블랙 에디션을 연결했다. 이 앰프와 연결하기 전에 200W 출력의 솔리드스테이트 인티앰프와 연결해 보았는데, 구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출력의 부족함을 느꼈다. 반면 오히려 28W 출력의 이 진공관 인티앰프 쪽에서 기대 이상으로 음이 더 수월하게 나오는 느낌이다. 당연히 음악의 맛과 자연스러움은 훨씬 더 잘 배어나오고, 잔향이나 음의 미묘함이나 세밀함까지, 모조리 다 체감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에소타 3의 찐 고급스러움이 피어오르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매력에 한참을 말을 잃었다. 볼륨을 낮추거나 높여도, 음의 퀄러티를 잃지 않는 덕목을 보여주며, 제품 자체의 설계가 얼마나 탄탄한지 짐작하게끔 만든다. 중음의 진득한 질감은 정말 역대급으로 매력적이라 할 수 있으며, 풍부하게 공간을 메우는 저음의 우아함도 절대적 가치이다. 특히 9월의 가을처럼 맑고 높은 하늘을 보는 듯한, 그 쾌감의 고음은 지금도 귓가에 아른거릴 정도. 확실히 이 매력적인 우드에 담긴 제품이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스테디셀러가 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진공관이 오늘날까지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구나 또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CS600X는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 그 자체로도 향후 10-20년 동안에도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남아 있을 것이다. 집에 있던 CS300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시간이 찾아온 듯하다.
가격 1,350만원
사용 진공관 EL34/6CA7×4, 12AU7A×2, 12BH7A×2, 6CM3/6DN3×1
실효 출력 28W(EL34/6CA7), 32W(6L6WGC/5881)
아날로그 입력 RCA×6
프리 입력 지원
레코딩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10Hz-100kHz(-0.1dB)
입력 감도 900mV
출력 임피던스 4, 6, 8, 16Ω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5×14.2×36cm
무게 2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