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listen A2s
놀라운 매력을 보여 주는 퍼리슨의 신작
근래 5년 전후에 등장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스피커 브랜드를 들라고 하면 당연히 미국의 퍼리슨(Perlisten) 오디오를 꼽을 수 있겠다. 2016년에 회사를 설립하고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스피커를 내놓은 짧은 역사의 제작사가 이토록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지난 22년도에 이 제작사의 시그니처 시리즈 중 하나인 한 대형기를 들어 보고 느꼈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야말로 지금까지의 모든 스피커를 단숨에 제압해 버리는 듯한 그 압도적 음장감, 거대한 물결 같은 실재감, 그 맑고 생생한 탄력감, 아예 어안이 벙벙했다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가격도 현실적이었고 만듦새도 완벽하게 매력적이었다. 그야말로 강호에 신진기예가 돌풍처럼 등장!
퍼리슨 오디오는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데뷔 후 첫 제품을 내놓자마자 그야말로 홈런이 되었다. 기다리고 고르고 할 것도 없이 제 1구를 받아쳐 센터 쪽으로 장대한 홈런을 날려 버린 것이다. 일찍이 이런 제품은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이들의 기세는 놀라운데, 데뷔작으로 시그니처 시리즈를 내놓자마자 THX 인증 최고 단계인 도미너스를 받았고, 당시 도미너스 인증을 받은 스피커 브랜드는 퍼리슨 오디오가 유일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지만, 이 회사 관계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설립자이자 CEO인 다니엘 뢰머는 카오디오로 유명한 MTX 오디오의 R&D 센터 책임자였고, 항공우주 산업에도 관여했으며, 유명 브랜드의 헤드폰 앰프도 설계했다. CSO이자 사업 파트너인 라스 요한센은 하만 인터내셔널과 데니쉬 사운드 테크놀로지스를 거쳐 현재 M&K사운드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렇게 오디오 업계에서 산전수전을 겪어 온 노장 두 사람이 이 회사를 설립하고, 오랜 연구 개발 끝에 본격적으로 홈시어터와 음악 감상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스피커를 만들어 냈다. 강호에는 아직도 오디오의 숨은 천재들이 많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의 탄생이다. 참고로 브랜드 명인 퍼리슨은 ‘Perceptual Listening’의 줄임말이다.
그 후 몇 년이 지나는 동안 그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여러 기종의 파생 제품이 줄지어 등장했다. 소비자층을 넓히기 위해 스몰 사이즈, 중간 사이즈 등이 많았는데, 당연히 시리즈도 다채로워졌다. 시청기 A2s는 최근 등장한 가장 대중적인 A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콤팩트한 모델이며 가격대도 그만큼 저렴하다. 그러나 만듦새나 퀄러티는 퍼리슨의 이전 제품과 거의 동일하다.
A2s는 영화 또는 몰입형 오디오와 같은 멀티채널 구성에 사용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독창적인 제품으로, 측면·후면·상단 모두에 적합하게 제작되어 벽면에 직접 설치하거나 틸트 스위블 브래킷을 사용해 천장에 설치할 수 있다. 그리고 스탠드에 거꾸로 올려 들어도 될 정도로 거치가 용이하다.
설명만 들으면 스몰 사이즈의 아주 작은 일반형 북셀프 스피커가 연상되겠지만, 그러나 비교적 덩치가 있는 제품이다. 높이가 45cm나 되는데 스탠드 거치형으로 이 제품을 바라보면 디자인이 평범치 않고 굴곡이 있기 때문에 훨씬 더 크게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냥 평범한 2웨이 제품이 아니고 서라운드 제품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 흡사 대형 혼 스타일 제품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당연히 주안점은 홈시어터에 대응이 되어 있는 제품이며 물론 일반 스테레오에도 충분히 활약한다. 퍼리슨의 다른 기종도 그런 공통점을 가졌다.
A2s는 2웨이 밀폐형으로 설계가 되어 있고 트위터에 전용 웨이브 가이드가 적용되어 있는 것은 상급기와 동일. 그러나 동사 고가 제품에 사용하는 베릴륨 돔 트위터는 아니다. 합성 테테론(Teteron)이라는 처음 보는 소재의 돔 트위터가 적용되어 있는데, 크기도 35mm로 무척 크다. 전용 웨이브 가이드 역시 상상 이상으로 크다. 그리고 우퍼는 215mm 크기의 초경량 카본 파이버 다이어프램을 사용했다. 퍼리슨 오디오의 DPC(Directivity Pattern Control) 어레이는 적용되어 있지 않지만, 웨이브 가이드를 통해 빔 현상을 억제하고 광대역 분산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스피커가 마치 괴물처럼 드넓은 음장감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 제작사는 자신들 제품의 기술적 데이터를 숨기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 이상의 상세한 기술 및 테스트, 측정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노하우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유리한 데이터만을 발표하는 보통의 제작사와는 선을 그으려는 시도다. 시청기 역시 그런 스펙이 홈페이지에 상세하게 공개되어 있다.
이 스피커는 임피던스 6Ω, 감도 86.8dB로 다소 구동이 쉽지 않지만, 시청 시 매칭한 앰프는 코드 일렉트로닉스의 수지 앰프로 미니멀한 제품인데, 출력은 30W였지만 훌륭하게 매칭이 좋았다. 이 스피커에서 첫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면 그 장쾌한 음장감과 함께 기병대가 진군하며 말굽 아래 먼지가 일어나는 형상까지 보여 주는 현장감이 강렬하다. 상쾌하고 세밀한 사운드가 물결처럼 밀려와 사운드 스테이지를 꽉 채우는데, 질감은 다소 다듬어지지 않는 야생적인 풍취. 영화나 몰입형 오디오 설정과 같은 서라운드 환경에 최적이며, 단순 하이파이 용도로만 쓰기에는 다소 아깝다. 수륙 양용의 다용도 탱크 같은 제품이다.
가격 320만원
인클로저 어쿠스틱 서스펜션
사용유닛 우퍼 21.5cm 카본 파이버 다이어프램, 트위터 3.5cm 컴포지트 테테론 돔
재생주파수대역 58Hz-30kHz(-6dB), 49Hz-33kHz(-10dB)
출력음압레벨 86.8dB/2.83V/m
임피던스 6Ω, 4.5Ω(최소)
권장앰프출력 50-200W
크기(WHD) 28×45×22.1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