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udio Evoke 20

다인오디오의 매력을 실속 있게 즐기다

2025-09-09     김남

시청기가 속한 이보크(Evoke) 시리즈는 다인오디오(Dynaudio)의 엔트리 레벨인 이미트(Emit) 시리즈보다 상위에 있으며, 훨씬 더 비싼 컨투어(Contour) 및 컨피던스(Confidence) 라인업보다 아래에 위치한다. 그리고 다인오디오 라인업의 최상위는 아니지만 마감, 드라이버 기술, 디자인 등 다인오디오 최고급 스피커의 기술적 진보를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대표적인 실속기. 게다가 이보크 시리즈 전 모델이 덴마크 생산으로 바뀐 것도 주목할 요소.

이보크 20은 다인오디오의 독점적인 드라이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18cm 크기의 에소텍+ MSP 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와 28mm 세로타 소프트 돔 트위터가 그대로 투입되어 있다. 이 트위터의 주파수 응답은 왜곡 없이 순수하게 23kHz까지 도달하며 불필요한 공진이나 과도 응답에서 흔들림이나 압축 현상 없이 재생되는 평범하지 않은 명기이다. 그리고 덴마크 스피커의 대명사인 다인오디오가 가격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을 위해 디자인했다고 말하는 풀 사이즈 2웨이 북쉘프 스피커이며, 음악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제품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그런 제품이다.

다인오디오의 역사는 1977년부터 시작된다. 국내에서 그 당시 오디오 제품은 일본제의 OEM 컴포넌트가 태반이었고,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인구가 극소수 있었다. 아마 유럽도 크게 다르지 않아 그 무렵부터 신흥 제작사들이 각축을 벌이며 경쟁적으로 본격 제품이 등장한 때인데, 다인오디오는 좀 늦게 출범을 한 셈이지만 지금 다인오디오는 세계 시장에서 참으로 굳건히 선두 그룹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당시 아무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다인오디오야말로 스피커 세계에서는 늘 선두에 거론되는 세계 오디오 역사의 한 축이나 다름없다. 완성품은 물론이거니와 과거에 다른 제작사에서 스피커를 만들 때에도 다인오디오에 특주품을 의뢰하거나 다인오디오의 부품을 사용했다는 점을 내세웠다는 것을 보면 다인오디오야말로 우리 시대, 오디오의 진정한 거인이라는 점을 되새기지 않을 수가 없다. 다인오디오의 소리는 영국제하고도 다소 달라 단단하고 정밀하며 깊이감마저 특출하여 아무래도 한층 더 고급기의 사운드라 할 수 있다.

동사는 한 종목을 발표하려면 오랜 시간에 걸쳐 집중적인 측정과 청취가 이루어지는데, 다인오디오는 주피터 랩이라는 세계적인 스피커 측정 분석 룸이자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보크 시리즈에 처음으로 동원했다. 이보크 시리즈가 가성비 좋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앞서 말했듯 주피터 랩을 통해 근래 개발한 것이 바로 이 스피커에 사용된 28mm 세로타 소프트 돔 트위터. 이 트위터는 스페셜 40의 에소타 40과 컨피던스의 에소타 3 트위터를 바탕으로 새롭게 개발된 것으로, 28mm 크기의 정교하게 코팅된 돔 속에 헥시스(Hexis)라고 불리는 딤플 모양의 작은 기구 하나가 추가되어 있는 것이 특징. 헥시스는 돔 뒤로 나오는 음파를 소멸시켜 고주파에 영향을 미치는 음의 반향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명료하고 깔끔한 고음을 얻을 수 있었고, 당연히 고역 성능이 굉장히 좋아졌는데, 이전 세대처럼 진한 음색이 아닌 하이엔드적인 투명함에 가까워진 것도 바로 이런 구조 덕분. 또한 신소재인 스트론튬 카보네이트 페라이트+ 세라믹 마그넷이라는 자력을 극대화시킨 새로운 마그넷을 적용해 능률도 좀더 높아졌다.

미드·우퍼도 스파이더 소재와 보이스코일 등을 한층 더 개선한 에소텍+ MSP 드라이버가 적용되었다. 사용되는 콘은 MSP로 소재가 동일하지만, 형태와 두께, 소재의 배합 등이 바뀌며 성능이 더욱 개선되었다. 또한 페라이트+ 세라믹 마그넷이라 불리는 새로운 자석에 의해 구동되어 뛰어난 디테일과 분해 능력, 자연스럽고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특징.

시청기 이보크 20은 전면에서 보면 나사 하나 없이 유닛으로 꽉 차 있고, 일반적인 2웨이 2스피커 구성이며, 후면 상단에 덕트를 둔 베이스 리플렉스 스타일. 전체 주파수 응답은 40Hz-23kHz으로 북셀프치고 상당한 저음이며, 감도는 86dB로 수치상으로도 다인오디오 제품들을 제대로 구동하려면 어느 정도 파워가 필요하긴 하다. 디자인은 단아하고 모범적이며 우아하기 짝이 없다. 싸구려 치장 같은 것은 전혀 없이 원리 원칙적인 정통 다인오디오의 혈통이다. 생김새에서 소리가 나온다는 것은 다인오디오 제품들에서 증명이 되기도 한다. 크기와 형태가 거의 모든 공간에 무난히 어울린다.

시청해 보면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품격, 정숙하고 명확하며 우아하기 짝이 없는 음색과 음감, 그야말로 정통 명가의 실력이 유감없이 뿜어져 나오는 명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몇 시간씩 들어도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 점에서도 다인오디오 기술력의 총아라고 부를 만하다. 


가격 41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8cm MSP, 트위터 2.8cm Cerotar(Hexis)   
재생주파수대역 40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200Hz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6Ω
크기(WHD) 21.5×38×30.7cm   
무게 9.9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