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key Apollo LAN Cable

랜 케이블, 이제 음질 열화 없이 더 길게 즐기다

2025-06-10     김문부

랜 케이블을 연결하려고 보면, 길이가 부족할 때가 꽤 많다. 최대한으로 쥐어짜면서 늘리다가 단자가 꺾이거나, 공중에 떠서 한없이 팽팽해져 버리는 불안감,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다. 그러다가 슬쩍 걸려서, 기기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제법 된다. 물론 애초에 짧게 출시되는 경향도 있지만, 길이를 늘이려고 하다보면, 가격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또한 길이가 길어지면, 당연히 음질 열화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실 사용자들의 고민을 늘상 듣다가 그럼 애초에 음질 열화 없는 장거리 랜 케이블을 제작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바로 제작에 돌입했다. 한국의 케이블 제작사, 원키(Onekey)가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하게 된 배경이다. 원키의 신작, 아폴로(Apollo) 랜 케이블을 받아 들었다.

원키와는 개인적으로도 제법 통화하는 편인데, 매번 새로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는 이야기부터 앞선다. 그 분 이야기를 찬찬히 들을 때마다, 참 아이디어도 많고, 정말 매 순간 케이블 생각밖에 없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어떻게 하면 소리가 좋아질까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특히 케이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노하우는 존경심이 생길 정도이다. 그렇게 몇 달 전 장거리 랜 케이블을 제작하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고, 이제 드디어 그 완성작이 정식 출시된 셈이다. 우선 아폴로가 첫 출발이고, 이후 좀더 상위의 아르테미스 역시 기획하고 있다고 예고되어 있다. 콘셉트 자체는 완전한 장거리 콘셉트. 당연히 음질 열화 없이 만들기 위해 모든 노하우가 투입되어 있다. 일반적인 가정 환경은 물론, 넓은 상업 공간의 전문적인 청음 공간에서도 크게 환호할 요소로 가득한 제품이다. 길이는 2.5m부터 출발하는데, 최대 15m까지 주문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아폴로는 무사이 MK2 랜 케이블 개발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역시 무사이의 성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에 많은 고민을 두고 있다. 물론 장거리에도 음질 열화가 없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그 과정에서 케이블 무게도 엄청나게 가벼워졌다. 덕분에 원키 메터리얼 조합을 완전히 새롭게 재조정해야 했을 만큼,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 실제 들어보아도 원키 특유의 성향 그대로가 가감 없이 펼쳐진다. 포일 실드와 멀티 편조 실드 구조로, 역시 노이즈 없는 장거리 전송을 실현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특히 공기층 기법을 새롭게 적용했는데, 최고의 절연체 도입으로 한층 더 사운드적으로 발전한 모습이다. 기존 CAT.7에서 CAT.8로 바뀐 모습도 엿보이다.

원키 메터리얼의 구성 자체는 동일하다. 3가지 구성으로 고체, 액체, 그리고 마지막 포세이돈의 도포로 이뤄진다. 물론 이 조합을 적절하게 더하거나 줄여서, 제품 그레이드를 결정짓는데, 어림잡아 대충 눈대중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량 공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최종적인 사운드 튜닝은 필수. 덕분에 제작 기간도 꽤 많이 소요된다. 거기에 케이블 에이징까지 필요하니, 점점 들을수록 소리가 좋아지는 마법이 담긴 제품이기도 하다.

플리니우스, 다인오디오, 마란츠 등 몇몇 시청 제품들을 연결하여, 아폴로를 랜 포트에 꽂은 후 음악을 들어본다. 일단 첫 음부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고역이 기분 좋게 밀려온다. 특정 대역의 강조라는 느낌이 아니라, ‘선명’이라는 워딩이 가장 정확할 정도로, 음 자체에 힘과 윤기가 생긴 모습이다. 랜 케이블 쪽이 유독 잘못 연결하면, 색 빠진 것처럼 새하얗게 바래버린 심심한 무대를 자주 경험하는데, 확실히 원키의 제품은 그와는 정반대의 감흥을 전해준다. 특히 자칫 소란스러울 수 있는 구간에서도 정말 음을 멋지게 잘 정돈해주는데, 고급 DAC를 연결했을 때의 그 만족감을 이 길게 자리 잡은 랜 케이블이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저음의 다이내믹도 훨씬 더 높아진 느낌인데, 그동안 랜 케이블 쪽이 저역을 많이 깎아 먹고 있었구나 자책하게 되는 순간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특히 특정 대역을 눈에 띄게 부스팅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 대역 밸런스를 제대로 잡아주는 감각도 특출하다. 대편성 클래식을 들어보면 대번에 이 케이블의 장기가 터져 나오는데, 각 악기군의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무대 자체가 확연히 넓어지는 감각에도 크게 환호하게 된다. 윤기를 가득 머금은 누군가의 노래에 감동하게 되고, 선명하고 사실감 있게 등장하는 악기의 선율에도 귀 기울이게 된다. 내 시스템의 이것 한방이 부족했구나 하던, 모든 것들이 이 케이블 하나로 완성되는 느낌, 일단 딱 한 번만 청음해보면 이 심정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원키는 제품 한두 개 히트 모델만 출시하고, 마케팅에만 열 올리는 곳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실제 원키의 판매 전략은 언제나 대여 권장이다. 직접 들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케이블 브랜드에서 만나볼 수 없는 혜자 조건인 셈이다. 긴 랜 케이블이 필요한 환경이라면, 원키의 새로운 아폴로를 꼭 한 번 경험해보길 바란다. 일단 연결하는 순간, 길이에 대한 편안함은 물론이고, 긴 케이블은 신호 손실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과 불신을 일거에 해소시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