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00 PSLT & EAR Yoshino EAR 899 · EAR Acute Classic
언제나 명품 조합, ATC와 EAR의 눈부신 시너지
오디오에서는 나름 이름만 들어도, 절대적 신뢰를 가지게 되는 인물이 제법 된다. 그야말로 최고의 엔지니어로 이름을 올리며, 언제나 실패 없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았다. 덕분에 럭스만, 쿼드, 뮤지컬 피델리티, 모파이, 알케미스트 등 이들의 최고 베스트셀러 제품에서도 그의 네임 태그를 확인할 수 있다. 일단 팀 드 파라비치니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대부분 좋은 소리는 기본 보장된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만큼 그의 천재적인 발상과 대중적인 접근법은 굉장히 뛰어났다. 이렇게 용병 격으로 다른 브랜드들의 제품들을 정말 잘 만들어 냈지만, 자신의 브랜드에서도 많은 걸작을 완성해냈다. 디자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비주류 진공관을 사용한 천재적인 접근 및 레이아웃, 수공의 정밀 공정, 그에 버금가는 놀라운 사운드까지 EAR이라는 브랜드를 멋지게 가꾸어 놓았다. 이번 베스트 매칭에서는 그가 남긴 걸작들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EAR 899 인티앰프와 EAR 아큐트 클래식(Acute Classic) CD 플레이어가 함께 한다. 또한 이들과 좋은 매칭을 보여주는 ATC의 베스트셀러, SCM100 PSLT도 같이 들어본다.
우선 EAR 899 인티앰프에 대한 이야기. 디자인은 역시 이 제품의 원류가 될 EAR 890 파워 앰프와 제법 닮은 모습이다. 다만 EAR 특유의 전면 크롬 도금을 벗어던지고, 무광 아노다이징 처리된 패널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런 느낌의 EAR 스타일도 그리 나쁘진 않는데, 크롬 마감이 너무 부담스러웠다면, 이쪽을 더 좋아할 수도 있을 듯하다. EAR 890의 엔진을 따르고 있는 만큼, 전면 패널을 제외하면 상단 쪽은 확실히 닮아 있다. 상단의 크롬 트랜스포머, 좌·우 진공관을 보호해줄 독특한 느낌의 아치형 그릴 등 디자인적 감성 있는 EAR 스타일이 잘 녹아들었다. 노브 역시 무광 처리되어 있는데, EAR이 줄곧 선보여온 금빛 노브와는 제법 차이가 있다.
진공관은 ECC83 2개와 ECC85 2개, 그리고 KT90 출력관 8개가 투입된 구성이다. 역시 앞서 말한 EAR 890의 사양을 물려받았는데, 푸시풀 구성으로 클래스A 70W의 출력을 내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 정도 스펙이면 EAR로서도 제법 큰 출력을 담아낸 셈인데, EAR 509가 모노블록으로 100W 출력을 내는 수준인데, 사실상 서열 2위의 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단자 구성도 풍부하며, 브리지 모드 같은 확장성도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EAR의 매력적인 CDP, 아큐트 클래식이다. 사실 CDP에서 EAR 디자인 색깔이 잘 드러날까 하다가도, 실물을 영접하면, 영락없는 EAR 스타일이다. 전면의 근사한 크롬 마감을 입혀 놓았는데, 고급기에서 볼 법한 영롱함이 멋지게 드러난다. 노브 역시 크롬으로 일체화시켜 고급미를 보여주며, 둥근 빛의 전원 버튼이나, CD 트레이, 선택 버튼, 그리고 심플한 디스플레이 및 폰트 색감 등 시선을 자꾸만 가게 하는 포인트들이 제법 있다.
EAR답게 진공관을 투입해 놓았다. 2개의 ECC88을 적용하여, 디지털 소스에서도 좀더 자극 없는 아날로그 사운드를 완성해낸다. 실제 제조사에서 아날로그의 순수성을 위해, 이 진공관을 채택했다고 하는데, 실제 음의 맑음과 깊이감 자체가 다르다. S/N비 역시 출중한데, 이를 위해 2개의 전용 출력 트랜스포머를 마련하여, 퀄러티에 만전을 기한 모습. 아날로그 출력은 RCA와 XLR을 모두 채택한 고급 사양이며, 디지털 입력으로 코액셜, 옵티컬, 그리고 USB B까지 담아낸 모습이다. DAC는 시러스 로직 울프슨 WM8741이 채용되어, 최대 PCM 24비트/192kHz까지 소화하는 스펙이다.
이 매력적인 시스템과 매칭할 스피커는 본지에서도 자주 소개된 ATC의 SCM100 PSLT이다. 유닛 구성은 3웨이 3스피커. ATC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전형적인 레이아웃의 원형이자, 그 정수가 여기에 담겨 있다. 전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직경 31.4cm에 달하는 대형 우퍼. 단순히 크기에서 오는 위압감을 넘어, 대형기가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에너지감이 전해지는 유닛으로 꽉 찬 모습이 압도적이다. 중역을 담당하는 7.5cm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는 ATC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유닛이다. 타 브랜드와 확연히 구분되는 이 유닛은, 매력적인 음색은 물론 음의 뼈대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역 간 연결감이 탁월하며, 미드레인지 하나만으로도 ATC 사운드의 중심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다. 고역은 ATC가 자체 설계·제작한 2.5cm 트위터가 담당한다. 이 유닛은 ATC가 가장 마지막으로 완성한 드라이버로, 수년에 걸친 연구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해상력은 물론이고, 고역의 이질감 없는 자연스러움 역시 인상 깊다. 주파수 응답은 35Hz에서 22kHz까지로, 저역의 깊이와 고역의 투명도 모두에서 넉넉한 여유를 보여준다. 감도는 88dB, 임피던스는 8Ω이며, 크로스오버는 380Hz와 3.5kHz로 설정되어 있다. 권장 앰프 출력은 100W에서 최대 1500W인데, EAR의 클래스A 70W라면 충분히 구동 가능한 수치이다.
이들 조합이 선사하는 사운드는 역시 명불허전. KT90의 스피드감과 정교함을 느끼게 만드는, 원초적인 힘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진공관의 따스하고 감성적인 영역을 넘어서, 요즘 현대 하이엔드를 듣는 듯한, 깨끗하고 정돈된 중·고역의 아름다움이 극한에 다다라 있다. 일단 ATC를 완벽히 울려내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KT90의 구동력이 꽤 기대 이상이다. 전체적으로 EAR 특유의 자연스러움과 탄탄한 힘의 여유를 보여주는데, 거기에 진공관 특유의 깊은 음색과 아날로그적 질감이 가미되어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특히 왜곡되거나 과장된 아름다움이 아니라, 녹음 그대로 정확함과 선명함을 보여주는 부분도 각별하다. 언제나 후회 없는 조합, EAR과 ATC, 확실히 왜 오랫동안 이들 조합이 베스트로 손꼽히는지 알게 하는 매력의 사운드가 쉴 새 없이 밀려온다.
ATC SCM100 PSLT
가격 4,092만원(Cherry Veneers)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1.4cm,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Hz, 3.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W/m 권장 앰프 출력 100-1500W 크기(WHD) 42.8×116.7×58.1cm 무게 58.5kg
EAR Yoshino EAR 899
가격 1,310만원 사용 진공관 KT90×8, ECC83×2, ECC85×2 실효 출력 70W 주파수 응답 15Hz-40kHz IMD 1% 이하 댐핑 팩터 18 S/N비 92dB 입력 감도 500mV 출력 임피던스 4Ω, 8Ω 입력 임피던스 47㏀ 크기(WHD) 48.5×16.5×40.5cm 무게 22kg
EAR Yoshino EAR Acute Classic
가격 1,050만원 사용 진공관 PCC88(6DJ8)×2 or ECC88(7DJ8)×2 디지털 입력 Coaxial×1(PCM 24비트/192kHz), Optical×1(PCM 24비트/96kHz), USB B×1(PCM 24비트/192kHz)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S/N비 95dB THD 0.5%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3.5×6.5×28.5cm 무게 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