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tek IT-3000 33th Anniversary
33년 간 한 우물만 파 온 제조사의 특별한 기념작
파워텍의 제품들은 중고가 없기로 유명하다. 중고 시장에 매물이 거의 뜨지 않으며 뜨게 되더라도 즉시 임자가 나서는 것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다소 진기하다. 우리나라의 오디오 제품 중에서도 한국 오디오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인 제품을 추리라고 한다면 누구라도 파워텍의 전원 장치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국위를 선양한 그런 제작사가 벌써 33주년이 되었다.
33년 전에 시작되었고 지금의 용산의 한 오피스텔에 연구실을 낸 뒤 1인 기업으로 부인과 함께 꼼꼼한 수작업으로 제작하며, 최근에는 창립 3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유명 조각가인 박용득 작가와 협업을 하고 있다. 파워텍은 일찌감치 오디오 제품이 디자인 산업이라는 것을 터득한 선지자이기도 하다.
창립 33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제품인 IT-3000 33th Anniversary는 전면의 독특한 모습이 인상적인데, 전면 패널을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소재로 선택 가능하고, 디자인도 여러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패널의 디자인은 조각가인 박용득 작가의 작품이고 저작권료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림에 대한 일련번호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당연히 이 디자인 모두 저작권이 걸려 있어서 누가 모방할 수도 없다. 감성과 비주얼은 만점.
의미도 깊다. 제대로 된 석탄은 짙은 검은색이며 최대의 열효율에 도달하면 빨간색으로 변하는데, 이번 33주년을 맞이해 동사가 그간 이루어온 기술적 역량이 석탄의 빨간색의 효율과 비교된다는 판단 하에 앞줄의 3점의 맨 위를 빨간색으로 완성했고 뒷줄의 3점은 AI 시대에 맞이하며 기계적 이미지만의 비주얼을 벗어나 감성과 문화 예술이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다는 의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검은색으로 표현했다. 아울러 이 두 줄의 사각은 33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청춘의 푸른 시절에 이 장인을 만나 제품 애호가가 되었는데, 노년이 되어도 여전히 연구열에 불타고 있는 이 제작자를 보면 우리나라 오디오 산업의 진정한 노포를 보는 것 같다. 파워텍의 제품들은 성능은 말할 것도 없고, 디자인의 미려함, 사용 부품의 우수함과 내구성 등 모든 것을 따져 보더라도 이 정도를 능가하는 제품은 세계적으로도 쉽게 찾기 힘들다. 그리고 국내에는 해외의 여러 오디오 제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어서 사용 전압이 일본제의 100V를 비롯해 230V, 240V도 섞여 있는데, 동사는 그들의 여러 가지 전압에도 모두 대응하고 있는 아마 유일한 제품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그 외의 별도의 전압에도 얼마든지 대응한다.
이 제품은 AVR이 아니라 본격적인 차폐 트랜스이다. 차폐 트랜스란 교류 전원을 1:1로 교류 전원으로 다시 보내는 일종의 필터링 트랜스인데, 1차 코일에 의해 들어온 교류 전류가 전자 유도에 의해 2차 코일로 교류를 유도 발생시키는 복권 방식으로 입력과 출력이 서로 분리, 절연되어 있기 때문에 전기적 잡음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즉, 2차로 걸러 불순한 전기를 세탁해 내보내는 것이 기본 원리로 정수기와 다름없다. 그리고 1차 코일과 2차 코일의 중간에 접지를 해 이곳으로 노이즈들을 내보내는데, 일반 트랜스와의 차이는 코어나 코일의 재질, 그리고 얼마나 정성을 들여 만들었는가가 중요하다. 그 원리는 단순하기에 군소 업체나 개인들이 적당히 만들어 낸 제품들도 꽤 있었지만, 전원 장치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이제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면에서 자연스럽게 파워텍의 이름으로 통합이 되어 버린 듯하다.
시청기는 새로운 신설계는 아니지만 미려한 외관의 알루미늄 섀시가 더 한층 매끈해졌으며 내·외관을 가다듬고 보다 우아해졌다. 우수한 품질의 규소 강판 코어 트랜스 등 여러 부품을 보다 충실하게 손질했고, 전압 변동 여부를 즉시 알 수 있는 미터가 상부에 채용되어 있다. 그리고 파워텍은 사소하게 보이는 연결 단자와 핵심인 트랜스 등 모든 부품이 세계 최고 등급이며, 부품은 독일제가 가장 많고 그 외 직수입품도 있다. 때로는 내부 선재에 고가의 단결정 선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될 수 있는 한 약간 낮은 등급의 부품을 사용, 단가를 낮춰야 하는 것이 모든 제품 제조사의 노하우인데 이곳은 그 정반대인 것이다.
시청기는 코어의 경우 규소 함량이 3.5~5% 이상, 정교한 함침으로 2000V 정도의 내압을 견디며 자체 소음도 없다. 허용 최대 출력을 걸고 아무리 오래 있어도 온도가 60도 이상 상승하지도 않는다. 접지 역시 1차와 2차를 분리시켰으며, 차단 스위치도 있으며, 전압은 230V, 220V, 110V가 기본이지만 5단계로 설정도 가능. 이상 환경에서도 잡음을 철저하게 방지하며 과부하나 이상 시 자동 차단 기능도 있다. 또한 전원 공급 케이블의 단락을 방지하는 락킹 시스템으로 유사시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는 꼼꼼함은 자랑할 만하다. 그 외에도 견고한 섀시와 무접점으로 인해 고질적인 트랜스의 물리적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차폐 자체의 150dB 이하 노이즈 여과 성능과 출력단에 AC 필터를 장착해 60B 이하의 여과 성능을 동시에 갖췄다.
오디오 애호가 수준이 되면 필연적으로 사용 전기에 대한 전투가 한 번씩 벌어지게 된다. 필수적이다. 우리 가정용 전기가 내용에 있어서 얼마나 혼탁한가, 그 전기의 수준이 오디오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대한가를 터득하면서 차츰 전문가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사용 효과는 즉시 나타난다. 모든 소리가 대패질을 해 놓은 것처럼 매끈하고 우아해지는 것이다. 오디오 제품 중 이처럼 확실하게 소리의 업그레이드를 맛볼 수 있는 기기란 흔치 않다. 안정성, 신뢰도, 소리, 모든 면에서 모든 오디오 기기의 필수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