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edo Silver Monolith Reference MKⅡ Monocrystal Silver Speaker Cable

단결정 실버로 펼쳐지는 환상의 무대

2025-01-08     김남

이 제작사의 이름 알베도(Albedo)는 이탈리아의 스피커 제작 업체와 이름이 같은데 전혀 상관없는 다른 제작사이다. 폴란드의 케이블 전문 제작사이며 ‘Albedo Silver’라는 호칭이 붙어 있다. 그래서 대부분 별 특징이 없는 제품으로 알기 쉬운데 그것이 아니다. 단 1분만 들어 봐도 소리가 확 달라지는데, 어안이 벙벙할 정도. 이 제작사의 케이블은 종류가 다양하지만 성능은 모두 공통적이다. 어떻든 연결 즉시 소리가 확 달라진다. 환상적인 경험이다. 타사의 고가 제품은 처음에는 소리 차이가 나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제작사의 제품들은 너무도 달라져서 당황스러운 것이다.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1996년 창립했으니 이제 30년이 되어 가는 연조로, 폴란드의 중견 케이블 제조사로 명성 높다. 이들 회사의 아이덴티티라면, 우선 케이블 선재로 6N(99.9999%) 등급의 순은만을 자체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이고, 상위 라인업의 제품들은 모두 단결정으로 제작한 선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모노리스(Monolith), 모노리스 레퍼런스를 비롯해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 메타모포시스 시그니처 등 하이엔드 라인업 쪽은 단결정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 외 엔트리 모델들은 고순도 은선으로 차별을 두고 있는데, 이 쪽 실력도 만만치 않다.

제작자는 특이하게도 원래 전문 보석 세공사 출신이라 한다. 그리고 보니 케이블과 보석 묘하게 어울리긴 한다. 그후 오디오 숍까지 경영했고, 그 당시 킴버의 순은 케이블에 감동을 받아 그 이후 본격 연구를 거듭해 왔다는 스토리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순은에 대한 집착과 확신이 대단한데, 알베도 실버라는 제호도 선재를 순은으로 주력하기 때문에 만든 것이라 한다. 은이야말로 도체로서는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소신을 가진 이 분은 그후 다시 은 선재를 사용한 단결정 선재 제작에 성공, 그야말로 은 쪽으로는 지구상 최고의 오디오 케이블로 자리 잡은 셈.

그뿐 만이 아니다. 동사가 놀라운 것은 이 순은 선재를 직접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사실. 과립 형태의 은은 유럽 최대 규모의 폴란드 광산업체에서 들여오지만, 이후 제련과 정련, 전기 분해, 자기 소거, 결정화 과정 모두를 자사 공장에서 직접 해낸다고 밝히고 있다. 알베도 실버 제품들이 대체적으로 가격 대비 뛰어난 원가 절감을 하고 있는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다. 이렇게 제대로 된 설비가 있으니 모든 종류의 케이블에 수많은 라인업을 갖추고 원하는 대로 원형과 정사각형, 직사각형 등 다양한 단면의 선재를 자유자재로 투입할 수 있다. 제조사로서 얼마나 풍요로운가.

동사는 용광로 시설을 마련, 은을 녹여 불순물을 걸러 내고, 전기 분해로 또 한 번 은의 순도를 높이는 정련 작업을 거친다. 복잡하지만 체계적이다. 이 과정에서 은의 산화를 막기 위한 아르곤 가스 열처리 작업, 초음파를 이용한 자기 소거 작업까지 이 말도 안 되는 어려운 공정들을 직접 해내는 제작사이다. 그뿐인가. 천연 다이아몬드 헤드로 각 선재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한 후 단자와 선재 체결에 납이 아니라 은으로 납땜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이 정도면 도대체 케이블 값으로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감이 안 잡힌다.

거기에 단결정 제작기까지 도입했는데, 세계적으로 오디오 케이블을 제작하기 위해 무지막지하게 비싼 단결정 제작기를 도입한 곳도 사실 그리 많지는 않다. 또 이 기계를 들여놨다고 해도 단결정 선재를 뽑아내는 과정은 너무 느려 터져서 대량 생산은 불가 수준. 도무지 채산이 맞지 않아 특수 실험실 등에서 소량 주문하는 정도로 그쳐 국내에서도 국책 보조를 받아 소량을 제작하는 수준. 그렇다고 단결정 선재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거기에도 등급이 있어서 전문 오디오 케이블의 세계를 독파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케이블은 선재만 좋다고 해서 소리가 좋아진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초보자급의 수준. 선재 표면에서 다시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정밀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동사는 이런 단결정 은을 만들고, 그런 후 독자적인 절연체 삽입, 독자적인 꼬임 구조, 피복 작업, 단자 체결까지 직접 ‘귀’로 테스트해 제품을 완성한다. 이 제작사는 덕목 세 가지로 자연스러움, 중립성, 선형성을 꼽고 있는 것도 그런 자부심의 결론일 것이다.

모노리스 레퍼런스 MK2 모노크리스털 실버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한 소리는 그야말로 스피커 케이블의 끝판왕이라는 설명 한 줄로 요약된다. 정말 이 이상의 케이블 욕심은 없을 정도로, 소리 변화가 탁월하다. 약간 에이징이 되지 않은 앰프에 맸는데, 앰프가 두 단계는 업그레이드된 듯한 사운드로 품격 자체가 확 올라간 듯하다. 착각인가 싶어 다른 케이블로 바꾸니 참 괴롭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꼭 들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