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CO
Yukihiro Nakagawa | President 인터뷰어 | 이승재 기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JICO의 대표인 유키히로 나카가와입니다. 한국은 처음 방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목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약 1년 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젊은 세대가 아날로그 레코드에 대한 관심이 일본보다 더 활발하다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많은 턴테이블을 통해 음악을 듣는 사람들, 아날로그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 이를 직접 경험하고, 향후 제품 개발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가 있는지 통찰을 얻고자 합니다. 또한 한국의 공식 JICO 수입업체인 삼아디엔아이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JICO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JICO는 설립 이래로 천연 다이아몬드를 연마하고 소결하는 기술에 뛰어나며, 그 역사를 바탕으로 세밀하고 정교한 제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JICO의 의미는 J는 Japan(일본), I는 Industry(산업), CO는 Corporate(기업)이며, 무한대라는 이중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의 회사는 100년이 훨씬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873년에 시작되었으며, 턴테이블이 아닌 미싱용 바늘을 개발·생산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턴테이블 바늘 생산은 1949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66년부터는 레코드 바늘의 종합 생산을 시작했으며, 1978년에는 의료 기기용 치과 바를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경에는 음악 리스닝의 트렌드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됨에 따라 CD 픽업 렌즈 클리너를 생산하기도 했습니다. 1993년에는 베어링 강철을 가공하기 위한 다이아몬드 드레서 제조를 시작했습니다. 회사의 생산 라인은 다이아몬드용 장비 50%, 음향 장비 50%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는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2020년에 들어서부터 턴테이블 바늘의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JICO가 제조하는 모든 제품은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우리의 철학은 생산 과정에 항상 ‘인간의 손이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며, 여성 작업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생산 장비와 제조 도구를 설계하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JICO의 사운드 특징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특정한 음향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종종 ‘JICO의 소리’가 존재하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만약 있다면, 어떤 소리일까요? 우리는 소리의 인식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믿기 때문에 ‘이것이 JICO의 소리다’라는 고정된 개념은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저희의 제품이 듣기 좋다고 느낄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 제품을 즐기는 이들이 느끼는 소리가 JICO 소리의 본질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제품 하나하나가 테스트를 거쳐 소비자의 손에 전달되는 좋은 품질 관리가 사운드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몇 곳의 제조업체와 호환되는 몇 종류의 스타일러스를 만들고 있나요?
저희는 아날로그 레코드의 전성기부터 전 세계 제조업체를 위한 호환 교환 바늘에 초점을 맞춘 2,350종의 제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커스텀 숍 시리즈에는 슈어 44 시리즈 제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복각 제품뿐만 아니라, JICO의 오리지널 제품인 SAS(Super Analog Stylus), Morita(목재 캔틸레버 시리즈) 등의 라인업도 갖추고 있습니다.
슈어 제품의 스타일러스 제조사로 특히 유명한 이유가 있나요?
저희가 수년간 모든 슈어 모델 번호의 교환 바늘을 제조해 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슈어 사에서 카트리지/스타일러스 생산을 중단한 지금,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JICO의 제품을 권장하고 있을 정도로 가장 충실하며 높은 퀄러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호환되는 카트리지를 제조할 때 원래 제조사로부터 제품에 대한 데이터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동일하게 제작하는지, 아니면 제품을 보고 카피하는 방식으로 만드는지 알고 싶습니다.
OEM 제조를 처리하던 시절에는 제조사로부터 도면과 데이터를 받았지만, 1966년 이후로는 주로 매장에서 교환 바늘을 구매해 분해한 뒤 데이터를 수집하고 디자인 스케치를 하며, 거의 모든 생산을 내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스텀 숍 제품들은 오리지널과 다른 다양한 캔틸레버와 스타일러스 팁으로 제조되는데,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일본의 고객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는데, 이를 통해 커스텀 숍 제품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이고 고급스러우며 내구성이 높다’는 브랜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리지널 카트리지도 만들고 있는데 이 모델들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슈어의 M44 카트리지의 완전한 복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그 중 일부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숨기는 것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제품화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진지한 음악 청음을 위한 고출력 모델 J50과 클럽 현장에서 DJ 플레이에 적합한 IMPACT를 소개했고, 그리고 이번 가을에 Clipper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날로그 시장이 한 때 완전히 사라져 버릴 것 같았으나 근래 부활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JICO는 어떠한가요?
레코드 바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배송 지연이 발생해 고객 분들에게 불편을 드리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아날로그 오디오 시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까.
유럽과 미국에서 아날로그 레코드는 문화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럽과 북미 쪽의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은 추세이긴 하지만, 최근의 추세처럼 많은 아티스트들이 아날로그 레코드로 새 앨범을 발표하고 재발매를 계속한다면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복제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완전한 카트리지 제조업체로 발전하기 위해 2021년에 연구 개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고, 2024년 가을에 오리지널 MM 카트리지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클리퍼(Clipper) 카트리지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클리퍼라는 이름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글로벌 항공 산업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주요 항공사였던 Pan American Airways(팬암)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당시 팬암은 클리퍼 클래스를 도입했으며, 이는 이후 항공 업계에서 오늘날의 비즈니스 클래스로 발전했습니다. 저희는 일반적인 대중 시장용 MM 카트리지보다 약간 더 고급 모델임을 전달하고자 비즈니스 클래스를 의미하는 클리퍼를 제품명으로 삼았습니다. 클리퍼의 특징은 캔틸레버의 팁을 좁히고 베이스를 넓히는 테이퍼링을 통해 팁의 질량을 줄여 보다 정확한 진동 재현을 가능하게 한 세계 최초 테이퍼드 S 디자인의 캔틸레버를 적용했고, 코니칼 형태의 천연 다이아몬드 누드 팁을 부착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초 이중 호환 모델로 만들어져 슈어 44 스타일러스와 지코 44 스타일러스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당사의 다양한 스타일러스를 이 카트리지를 통해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멋지다고 생각할 수 있게 카트리지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헤드셸도 독특합니다. ApexGlide라 이름 붙인 이 유니버설 헤드셸은 항공기의 수직 꼬리 날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핑거 리프트가 중앙에 위치하며 스타일과 스피드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클리퍼 카트리지의 사운드는 공장이 위치한 산인 지방의 독특한 자연 환경을 반영하는 오리지널 사운드를 추구합니다.
월간 오디오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JICO는 현재 2,350종의 교환 바늘을 계속 제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잘 팔리지 않는 모델도 단종하지 않고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최근에는 커스텀 숍 시리즈의 일환으로 ‘JICO의 소리’를 탐구하며, C-REVO & 커스텀 숍 시리즈에서 파생된 브랜드를 통해 혁신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날로그 레코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변혁이 JICO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다’가 우리의 모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