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닝 지베르츠 - Bassolo

EC 617-2 녹음 ★★★★★ 연주 ★★★★★

2024-06-10     신우진

국내 오디오 애호가가 유달리 좋아하는 콘트라베이스 솔로 음반이 나왔다. 독일의 재즈 베이스 연주자 헤닝 지베르츠의 솔로 음반으로, 오랜만에 소개되는 음반이다. 우선 본지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음향적인 부분을 평하자면, 엄청난 양감의 저역 또는 강력한 다이내믹을 들려주는 베이스 음반이라기보다 공간의 울림의 자연스러움을 들려준다. 베이스의 울림에 공간의 크기가 느껴지고, 자연스럽게 해설지의 녹음 장소를 보게 된다. 역시 녹음 스튜디오가 아니라 독일의 뮌헨의 부활 교회(Auferstehungskirche)에서 녹음했다. 검색해 보면 매우 넓은 간결한 슈박스 형의 교회로, 공간에서 만들어 내는 배음이 잘 녹음되어 있다. 헤닝 지베르츠의 솔로 곡이 만들어 내는 명상적인 음악이 이런 공간감이 넘치는 녹음과 잘 맞아 떨어진다. 베이스에서 가능한 다양한 연주 기법이 선보이는데, 음악 전개 자체가 드라마틱하거나 다이내믹한 연주는 아니다. 다소 약간은 난해하고 조금은 심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린 이미 단련되어 있다. 조금 듣다 보니 거문고 산조의 한 대목이 묘하게 오버랩이 된다. 특히 요즈음 본지에도 몇 차례 소개된 것처럼 예배당에서 녹음된 국악 음반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서로 비교해서 들어 보면 매우 재미있다. 콘트라베이스가 만들어 내는 공간감이 돋보이는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