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are DD35

CD를 즐겨 듣는 분들에게 희소식이 될 CD 트랜스포트

2023-03-10     김남

오랜만에 이런 기종을 만난다. CD 트랜스포트는 요즈음 찾아보기 힘든데, 스웨덴의 명문 프라이메어에서 이런 신 기종을 내놨다. 그리고 이미 시청기보다 하위 기종인 DD15도 내놨는데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음악을 많이 듣는 분들은 여전히 대량의 CD 보유하고 있고 CD를 즐겨 듣는데, 그런 정통 오디오 애호가에게 희소식이다.

CD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D/A 컨버터와 CD 트랜스포트를 한 섀시에 담은 인티그레이티드 개념의 CD 플레이어가 많지만, 고급품으로 가면 기능을 각각 분리시킨 제품도 많다. 그중에서도 전용 D/A 컨버터는 지금도 그 숫자가 굉장히 많다. 그에 비해 전용 CD 트랜스포트 기종은 보기가 힘들었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에게는 D/A 컨버터 제품이야 익숙하게 알려져 있어도 CD 트랜스포트는 좀 낯설기도 할 것이다. CD 트랜스포트란 정밀하게 CD를 읽기 위해 레이저 픽업과 디스크 드라이브 장치를 별도의 섀시에 따로 독립시킨 기기인데, CD 플레이어가 왕성하던 시절에는 여러 제작사에서 상당한 고가의 제품을 내놨다. 그 후 슬며시 퇴장하는 추세가 되어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 시청기를 보니 옛 친구처럼 반갑다.

별도의 트랜스포트가 굳이 필요한지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CD 플레이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DAC 아닌가? 소리는 DAC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다면 이런 트랜스포트를 연결해 본 다음의 소리를 모르고 있다는 셈이다.

시청기와 같은 별도의 트랜스포트를 사용하면 우선 가장 큰 차이가 소리의 재생에서 2개의 전원 트랜스가 구동된다는 점인데, 전원 트랜스 1개와 2개의 차이는 크다. 그 외에도 레이저 픽업과 디스크 드라이브 부품도 상당한 고급품이 들어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턴테이블을 보면 엇비슷하게 모터를 돌려 회전판을 구동시키는 원리임에도 플래터의 무게도 다르고 회전 정숙도, 균일성도 차이가 나며 진동 방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는데, 그 자그마한 차이에 의해 소리가 대폭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 점을 이해해야 전용 CD 트랜스포트도 이해할 수 있을 터이다.

CD 플레이어를 사용하다 보면, 2-3년 지나면 슬슬 음반이 튀기도 하고 복사 CD에서는 스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경우 별의별 처방이 난무하지만, 사용 시간이 3천 시간 정도가 지났다면 그 CD 플레이어의 픽업은 수명이 경각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 면봉에 알코올을 묻혀 렌즈를 닦으라고 선심을 쓰지만 소용은 없다.

카트리지 수명이 500시간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고 5천 시간을 주장하는 짠돌이도 있는데, 카트리지와 픽업은 방향이 달라서 수명이 다한 카트리지는 어떻든 지저분한 대로 소리가 울리기는 하지만 수명이 다한 픽업은 당장 먹통으로 이어진다. 얼른 교체하는 수밖에 없다. 좀 고급 픽업이 들어간 기종을 사용했는데, 내 경험에 의하면 한 대는 3천 시간쯤, 다른 한 대는 2천 시간도 안 됐는데 먹통이 되고 말았다.

전용 트랜스포트를 사용하고 있으면 그런 경우 픽업 부분만 별도로 구입해서 교체하기에 용이하다. 물론 실력이 있어야 하므로 권장 사항은 아니다. 굉장히 정밀하게 회전 수평을 잡아야 하는데 전문가가 아니면 힘들다. 물론 기만원짜리 싸구려 픽업이야 별 외로 치더라도, 어떻든 CD로 음악 감상을 하는 분들은 전용 트랜스포트, 전용 DAC가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 시청기처럼 별로 비싸지 않고 만듦새가 정확한 트랜스포트를 찾기는 여간 쉽지가 않다.

DD35 CD 트랜스포트는 상단부 오픈형이 아닌 트레이 로딩 방식으로 되어 있다. 상단부 오픈형, 트레이 로딩형 이 2가지 방식의 우열을 거론하기는 쉽지 않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며, 트레이 로딩형은 상단 오픈 스타일에 비해 먼지 유입이 다소 덜하다. 보기에도 다소 단정한 맛이 있다.

DD35의 상세한 데이터가 공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초저 노이즈 디지털 출력으로 정밀·정확한 신호를 공급하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먼저 오디오용으로 만들어진 일본 티악의 CD-5020A-AT CD 로더 유닛을 사용했고, 디지털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버퍼 메모리를 결합해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 그 외 내부 사진을 보면 대용량의 전원 트랜스가 배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CD 트랜스포트 내부의 전원부는 맞춤형 리니어 전원 장치와 디지털 출력단을 위한 전용 절연 전원 장치, 대기 전원용 스위치 모드 전원 장치로 구별되어 있다. 그리고 짧은 신호 경로와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레이아웃을 위해 2층 및 4층 양면 PCB 구조와 표면 실장 부품을 사용해 제작했다. 또한 D/A 컨버터와 연결하는 디지털 출력은 코액셜, 옵티컬 두 가지이며, 디스플레이는 OLED를 사용, 시인성이 좋다.

오디오 기기는 암만 설명이 근사해 봤자 소리로 이어지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복잡한 수치 자랑해 봐야 각종의 다채로운 숫자가 나열되어 있는 라면 수준인 것이다. 빈센트의 DAC-1 MK D/A 컨버터에 연결, 소리를 울려 보고 상당히 놀랐다. 밀도감과 묵직한 중량감이 단연코 증가하며, 쫄깃하고 매끈한 보컬, 리얼한 현 독주 등에서 금세 차이가 난다. 왜 전용 트랜스포트가 중요한지 마치 시범을 보여 주는 듯한 기종이다. 모든 종목에서 소리가 진해지며 향취가 서린다. 스트리밍으로만 음악을 듣다가 이런 제품을 연결해 보면 ‘오디오의 세계가 참 무궁무진하구나’를 새삼스럽게 실감할 수 있을 터이다. 


가격 340만원   
메커니즘 티악 CD 5020A-AT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크기(WHD) 43×38.2×10.6cm   
무게 1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