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T-2000 30th Anniversary

Special - 월간 오디오 600호 기념, 각 브랜드 역사가 깃든 위대한 유산 올닉의 30주년 앰프, 고혹적인 고음에 숨이 막혔다

2022-07-08     김편

올닉(Allnic) 인티앰프 T-2000 30th 애니버서리는 출력관에 신형 빔관 KT170을 채널당 2개씩 써서 120W를 내는 클래스AB, 푸시풀 인티앰프다. 볼륨단은 올닉이 L-10000 OTL/OCL 등 상위 프리앰프에 투입해온 61단 정임피던스 어테뉴에이터를 투입했고, 전원 트랜스는 전작에 비해 용량을 50% 키웠다. 참고로 KT150을 쓴 25주년 모델은 출력 100W, 41단 어테뉴에이터 구성이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텅솔의 KT170으로 2013년에 나왔던 KT150과는 모양부터 완전 다르고 크기도 커졌다. 무엇보다 플레이트 손실이 70W에서 85W로 늘어난 점이 특징. 올닉 박강수 대표에 따르면 진공관이 커지면 커패시턴스가 늘어나 고음이 안 예쁜데, KT170은 그런 약점을 극복한 데다 작동이 무척 안정적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초단관으로 투입된 3극관 6J4는 3극관으로는 이례적이라 할 만큼 전압증폭률(52.5)과 전류증폭률(11mA/V)이 모두 높은 점이 돋보인다. 드라이브관 D3A는 전작에 이어 이번 30주년 모델에도 살아남은 5극관인데 ‘워낙 고가라 고민이 많다’는 게 박강수 대표의 솔직한 속내. 드라이브관답게 전류증폭률이 41mA/V로 높고, 플레이트 저항은 3결 접속을 통해 1.9㏀으로 대폭 낮췄다.

리키 리 존스의 ‘I'll Be Seeing You’를 재생하는 순간 이 인티앰프의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첼로, 기타, 보컬, 이 모든 것이 그냥 현장에서 연주하고 노래한다. 풍부한 저음과 맑고 깨끗한 고음이 인상적. 출력관 결속을 트라이오드 모드로 바꾸면 전체적인 재생음이 차분해지고 순도가 높아진다.

안드리스 넬슨스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4악장을 펜토드 모드로 들어보면, 음 하나하나가 단단하고 튼실하며 곧고 굵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맑고 개운하다. 아르네 돔네러스의 ‘Limehouse Blues’는 알토 색소폰이 주도한 그 고혹적인 고음에 숨이 턱턱 막혔다. T-2000 30th 애니버서리, 과연 올닉의 30주년 모델답다. 


가격 1,400만원   사용 진공관 KT170×4, D3A×4, 6J4×2   실효 출력 120W(8Ω)   주파수 응답 20Hz-20kHz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디스토션 0.17%   S/N비 -80dB   댐핑 팩터 8   전압 게인 +26dB   입력 임피던스 100㏀   입력 감도 1.3V   크기(WHD) 44×30×48cm   무게 36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