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 Concentro S503

엘락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이상적인 북셀프 스피커

2022-04-07     최성근(hifi.co.kr)

나는 20년 가까이 하이엔드 오디오를 즐겨 오면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를 몇 개 손에 꼽을 수 있었다. 마드리갈 산하의 마크 레빈슨이 그 첫 번째 주인공이었다. 그 후 주인공은 한동안 공석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순간이 아니라 아주 오래도록 내 맘속에 신뢰를 쌓아 오며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밖에 없는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가 생겼다. 독일의 엘락 스피커이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거품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습자지 한 장의 성능 차이에도 가격표를 근거 없이 갖다 붙이기 때문인데, 반면 절대적 성능을 갖추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을 엘락에서 설계·제조하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오늘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표를 가진 하이엔드 북셀프 스피커인 콘센트로 S503을 리뷰하려 한다. 콘센트로 S503은 엘락의 최상위 라인업으로, 그중 가장 막내 모델이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아주 놀라운 면들을 갖추고 있다.

첫 번째가 북셀프 라인업 중 찾아보기 힘든 3웨이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디자인으로 거의 유일하게 동축 드라이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니크한 형태의 북셀프 디자인이 될 수 있다. 공간의 제약으로 선택지가 북셀프 스피커밖에 없는 경우, 이 스피커는 저음 재생의 한계 극복과 동시에 미드레인지 재생에 투명도를 크게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간 제약의 최악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데스크-파이는 가장 극적인 니어 필드 리스닝의 조건이 될 수밖에 없는데, 트위터가 미드레인지의 중심축에 놓이는 동축 드라이버의 경우 니어 필드 리스닝에서 가장 이상적인 재생음의 정위감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증명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콘센트로 S503은 15평이 넘는 내 리스닝 룸에서도 꽤 그럴싸한 저역의 양감과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그려 낸다. 한 마디로 가장 현실적이자 드라마틱한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콘센트로 S503이 이토록 극적인 고역과 저역 특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주된 이유는 트위터로 JET 5c 트위터를 채용해 50kHz에 이르는 초고역까지 아무런 부담 없이 평탄하게 재생할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AS-XR이라는 엘락 고유의 알루미늄 샌드위치 콘 진동판에 크리스털 멤브레인 기술을 입힌 7인치 우퍼 때문이다. 이 우퍼의 자기 회로는 롱-리니어 무빙 보이스 코일 디자인을 채택해 아주 깊고 파워풀한 저음을 재생해 낼 뿐 아니라 높은 경도와 강도를 통해 아주 낮은 디스토션 레벨을 실현한다.

일례로 상급 모델인 콘센트로 S507의 경우 4웨이 디자인으로 150cm 크기의 쿼드러플 우퍼가 채용되어 있어 풍부한 저음을 들려준다. 그리고 이보다 상급 모델인 콘센트로 S509의 경우도 쿼드러플 우퍼가 채용되어 있는데, 크기가 180cm로 더 커서 콘센트로 S507보다 깊고 좀더 이상적인 저역의 해상도를 실현하고 있어 가치를 더 빛내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스펙은 콘센트로 S503의 가격표에 최소 2배 또는 3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한다면 얻을 수 있는 성능일지도 모른다.

엘락이 콘센트로 S 시리즈에서 라이벌의 추격을 불허하는 기술이 바로 StepX-JET다. JET 5c 트위터와 알루미늄 샌드위치 미드레인지가 결합된 동축 드라이버와 DCRs(Directivity Control Ring)가 통합된 것이다. DCRs는 연산 능력이 아주 대단한 컴퓨터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철저하게 디자인된 웨이브 가이드로, 기본으로 부착된 것 외에 별도로 2조를 제공해 총 3가지의 성향이 다른 스피커를 다루는 듯한 특성 변화를 가져온다. 즉, 하나의 스피커를 마치 3개의 다른 성격을 지닌 스피커로 아주 간단히 세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법은 아주 쉽다. 동축 드라이버 주변의 DCRs은 자석으로 부착되어 쉽게 탈착되고, 다른 금속 링을 설치하면 끝난다. 이를 통해 지향성 범위를 조절해 아주 선명한 무대와 포커싱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며, 반대로 아주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얻을 수 있다. 남은 하나의 링은 이 극단적인 두 가지 환경의 중심점에서 레코드 음악 재생을 펼쳐 준다. 결과적으로 리스닝 룸에 따른 가장 이상적인 조건의 재생음 지향 특성을 이를 통해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방에서 사용하든 큰 공간에서 사용하든 콘센트로 S503으로 모두 대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이상적인 조건을 모두 갖춘 북셀프 스피커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격 99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8cm AS-XR, 미드레인지 5·13cm AS-XR, 트위터 JET 5c
크로스오버 주파수 400Hz, 2,600Hz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임피던스 4Ω   
권장앰프출력 60-500W   
크기(WHD) 22.5×40×37.2cm   
무게 13.4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