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Arias

정담온(클라리넷) S80615C/19439943042 녹음 ★★★★★ 연주 ★★★★★

2021-11-09     이익상

클라리네티스트 정담온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음 직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명곡들을 담은 음반을 발표했다.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의 아리아(G선상의 아리아)는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도록 편곡된 곡이지만 현과는 또 다른 질감을 갖는 음색으로 차분한 연주를 들려준다. 궁금했던 긴 호흡 처리도 훌륭하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의 노래’ 또한 첼로 독주곡으로 유명한 곡이지만 곡 자체의 감미로운 분위기가 클라리넷과도 잘 어울린다.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2번의 간주곡은 라틴어 가사를 붙인 Agnus Dei로 처음 알게 된 곡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성악 버전이 귀에 익은 곡인데, 인간의 중·저음과 유사한 클라리넷으로 듣는 재미가 있다. ‘타이스의 명상곡’도 좋았는데, 클라리넷이 갖는 음역의 한계로 인해 옥타브를 낮추어야 하는 부분은 살짝 아쉬움이 있으나 곡이 가진 서정적 감정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꿈’을 들으며 낮은 음역대로 펼쳐지는 동심의 세계에 빠져 들어 한 자리에서 여러 번 들었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 중 환상곡은 정준수의 바이올린과 선율을 주고받으면서 드러낸 풍부한 색채감이 좋았다. 말로테의 ‘주기도문’은 겨울 문턱에 이른 요즘 곁에 두고 오래 함께할 클라리넷 음반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좋은 선곡, 그리고 훌륭한 연주다.